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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neur Jul 20. 2023

Great Wall of Laziness

 근래에 나름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썼던 거 같다. 


 여기 브런치스토리에서는 내 미국 거주 경험을 글로 썼고 다른 곳에서는 '웹문학'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경험해보고 있으며 다른 한 곳에서는 '웹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이야기는 나 스스로도 추억을 회상하며 글을 적음으로써 괜스레 술자리에서 친구들에게 썰을 풀듯이 이야기하는 게 꽤 즐겁다. 가장 최근에 올렸던 주관적인 미국 음식에 대한 평가는 조회수가 2천을 넘겼다. 오늘도 약 150개가량 조회수가 나왔는데 내가 브런치 글을 작성한 이래로 가장 큰 성과여서 기쁜 마음이다. 


 그렇기에 글을 쓰는 것에서 오는 기쁨이 주는 행복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뭐랄까 내가 살면서 가장 달콤하게 무언가를 한다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긍정적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살짝 벽에 부딪힌 느낌이 있다. 뭐랄까 처음에는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라 신나게 글을 몇만 자 적다 보면 왠지 모르게 내 글이 부족하고 구려 보이고 그렇게 수정, 보완을 하다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방향을 선회해서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모든 글이 구리고 부족한 느낌이 난다. 그러다 보니 어느 하나도 꾸준히 마무리 짓지 못하고 중간에 탈영한 군인처럼 돌아가긴 해야 하는데 돌아가긴 싫고 그렇다고 잡혀서 들어가기도 싫은 그런 상황이 돼버렸다.




  글자 그대로 Refresh가 필요한 기분이다. 하루종일 휴식을 취한다거나 친구들과 신나게 술자리를 가진다거나 혹은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즐긴다는 식의 휴식 개념이 아닌 정신적으로 무언가 새로움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게 바로 '여행'이기는 한데 사실 지금 여행을 갈 형편이 되지는 않는다. 지갑이 여전히 얇고 추워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여행을 간다면 어쩔 수 없이 지출이 생기고 그 지출이 어마무시하다 보니 쉽사리 여행을 갈 염두가 나질 않는다. 

 물론! 무전여행이라는 게 있지만... 글쎄 요즘은 그게 가능할까 싶다. 


 과거에야 무전여행이 가능하기는 했다. 뭐랄까 정말 말 그대로 비상금만 챙긴 채 배낭하나 메고 떠나서 먹여달라 재워달라 요청하고 굶고 씻지도 않으며 그냥 뭐랄까 낭만을 즐기는 그런 무전여행이 가능하기는 했다. 그러나 요즘은 좀 상황이 바뀐 것 같다. 애당초 홀로 다니는 사람이 노숙을 한다면 위험하기도 하고(물론 나는 덩치도 큰 성인 남자이지만) 더불어 예전과 같이 인심이 좋다거나 그런 부분이 확실히 줄어든 느낌이 있어 누구든 아무런 이유 없이 먹여주지도 않을 것이고 재워주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지금은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더위와 비 이 두 가지인데 돈 없이 여행을 하자니 덥기도 덥고 비도 맞고 여간 곤욕을 치르는 게 아닐 것임이 확실해서 차마 무전여행은 떠나질 못하겠는 것이다.


 



 결국 얇은 지갑의 의견에 따라서 요즘은 집에 주로 틀어박혀 있다 보니 더 나태해지고 느슨해지는 기분이다.

 뭐랄까 게으름과 나태함의 만리장성을 걸어가고 있는 기분이랄까. 언제든 나와서 다른 곳으로 향할 수가 있음에도 끝없이 이어진 긴 귀찮음의 만리장성을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사실 지금 바싹 긴장해서 괄약근을 조이고 열심히 해야 할 타이밍인데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시점에도 잠이 솔솔 오는 게 곧 잠들고 싶은 기분이다. 점차 멍해지지만 문득 앞으로 브런치에는 어떤 글을 더 쓰는 게 좋을까 어떤 내용이 재미있을까 고민이 되기도 한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은 영화나 책에 관한 감상평 그리고 여행기 같은 걸 적어볼까 생각 중이다. 원래부터 영화와 책은 좋아했고 둘 다 요즘 좀 소홀한 느낌이 있지만 만약 1주일에 한 번씩 적어야 한다면 뭐든 하나는 보지 않겠는가? 왠지 잘 안 하는 걸 하게 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느낌도 드는 게 좋은 아이디어인 듯싶다.  


 



 문득 든 생각인데 이번달 말 약 일주일 뒤에 문피아 아카데미의 서류 심사 결과가 나온다는 게 생각났다. 근래 대부분 서류 심사만큼은 은근히 잘 패스해서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아마 거짓말이겠지

 그러나 서류 이후에 면접이나 시험에서 다 빠스라져서 솔직히 좋은 소식은 아직까지 없었다. 지난번 카카오 아카데미 떨어졌던 게 조금 대미지가 컸는데 이번에는 약간 이전보다는 마음을 비워둔 상태인지라 어찌 될지는 결과를 지켜봐야 할 거 같다. 만약 된다면 참 좋을 것 같고 정식으로 웹소설을 연재하는 게 기쁠 듯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가장 잘 써졌던 작품이 바로 이 웹소설로 생각한 판타지 소설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아니 어쩌다 보니 이번 글은 일기 형식의 뭔가 그런 스타일의 글이 되어버린 것 같다. 애당초 내가 작가가 되기 전까지 내 생각들을 적어 보자고 시작한 부분이니 그런 느낌인 게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지만 그래도 혹시 보는 사람 입장에선 너무 내 이야기만 늘어놓은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내가 쓰고 싶어서 써버린걸 그렇다고 무를 생각은 없으니 혹여나 재미없게 이 글을 읽으신 독자님이 계시다면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리도록 하겠다. 


 그럼 여전히 졸린 눈을 치켜뜨며 쓴 이번 글을 마치고 나는 잠시 스트레칭을 하러 가야겠다. 왜냐면 이거 뒤에는 소설을 더 써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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