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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neur Oct 22. 2023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Feat. 목마 작가

 웹소설에 흥미를 가지고 여러 가지 강의를 들어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어 보고 직접 써보기도 하는 등 많은 접근을 가져가보았지만 나는 아직 '아마추어'이다.


 웹소설에 관심을 가지면서 참가한 단톡방이 하나 있다. 원래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취지는 웹소설 현업 작가 및 지망생들이 함께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곳이다. 

 나 역시도 참여는 해있지만 실제로 오프라인 모임을 나간 적은 아직까지 없고 차후 나갈 계획은 있으나 실제로 본 것은 이번 목마 작가님의 특강 때가 처음이었다.


 이 모임은 뭐랄까 반반의 느낌이 있다. 단순한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vs 정말로 작가라는 모임을 위한. 


 둘 다 부정적인 것은 아니나 나는 후자를 원하는 만큼 쉬이 모임에 참여하지 못했던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확실히 어느 정도 글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정보를 교환할 때 보면 사뭇 다른 뭐랄까 정말로 '프로'의 향기가 날 때가 많다.


 그러던 중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 바로 목마 작가님의 특강. 장소는 이수역에 이수역에 있는 한 모임 장소? 회의실? 같은 곳에서 이루어졌고 장소 특성상 선착순 40명을 제한으로 두었는데 나도 처음엔 고민하다가 마침 빈자리가 나길래 재빨리 지원해 참여하게 되었다.


 



 금요일 저녁에 이루어진 모임은 확실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에 용이했으나 강연자인 목마 작가님께는 교통 체증을 가져와서 약 10분 정도? 늦게 시작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 내게 첫인상은 작가가 맞나...?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가벼운 말투, 피어싱 그리고 양손의 문신. 게다가 시작과 동시에 얼타는 것은 물론 강의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한 시간은 그저 그의 웃음소리와 가벼운 이야기만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가지게 된 담배타임. 긴장한 모습이 보였던 작가님은 다른 사람과 함께 담배를 태우고는 몬스터를 사 온 뒤 자신이 가지고 있던 파일을 하나 열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나는 순식간에 그의 팬이 되었고 이것이 아마추어, 지망생들과 현재 업계에서도 인정받는 프로의 차이라는 것을 확실히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나름 특강(?)이었던 만큼 많은 내용을 여기서 공유하면 안 될 것 같으니 차차하고 기억나는 것 몇 가지만 언급하려고 한다.


 첫 번째로는 멘털 관리였다. 작가라는 직업은 독자를 상대하는 직업이다. 그런 만큼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하고 어쩔 수 없는 피드백이 날아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과거 출판 작가나 혹은 단순히 잡지 등의 연재 작가라면 매체 특성상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웹소설 작가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독자 역시 인터넷으로 보기 때문에 곧바로 댓글로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긍정적인 반응도 있을 수가 있으나 세상이 어디 그렇게 편하게 흘러가겠는가? 대작의 경우에도 3할 이상은 욕이 차지한다고 했다. 내 작품을 까는 댓글들이 판을 치고 작가 역시도 사람인지라 그런 것들을 보면 멘털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강연자인 목마 작가님 역시도 댓글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때문에 상처를 많이 입었고 입고 있다고 하셨다. 

 그러니 스스로가 반응을 직접 확인하며 상처를 입으면서 멘탈 관리를 해나갈 것인지 혹은 정말 벽만 보고 써나갈 것인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정신적으로 허약해진 시점에 제대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지가 스스로 해결하고 극복해 나가야 하는 직업이 작가라는 설명이었다.


 두 번째가 내가 확실히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깨달은 것이었다. 바로 '꾸준히 같은 시간에 작업물을 올릴 수 있는지'가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것이라고 했다.


 보통 대부분 프로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인지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프로 축구 선수, 프로 기사 등등 많은 프로들은 대부분 잘하는 축에 속한다. 그러니 프로 작가 역시 그렇다고 생각하기 십상인데 목마 작가님의 말로는 


 글을 잘 쓰는 것도 재능이고 필요하지만 꾸준히 계속해서 제시간에 글을 써내는 것도 재능이다. 아마추어는 한 달에 한, 두 편 쓰고 다음 작품까지 한참이 걸리지만 프로는 계속해서 꾸준히 쓰고 있다.

 

 놀라운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해 강의를 듣는 내내 '음 나도 저 정도 재능은 있는 것 같다. 괜찮은 거 같아 나'라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아차 싶었다.


 나는 아마추어구나 스스로 재능 있다고 생각하는 병신이 바로 나는구나 아직 단 한 번도 한 작품도 꾸준히 써내지 못하는 녀석이 무슨 프로를 지망한다고


 그 후로의 내용도 기억에 남고 좋은 것들이 많았으나 위의 말이 가장 인상에 남는 순간이었다.




 생각이 많아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차있는 지하철 그리고 금요일 늦은 밤인 만큼 술에 취해 기분 좋아 보이는 그들의 모습이 웬일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평소라면 나도 한 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혹은 으이구 한심한 것들 이런 생각이 들었겠지만 그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머릿속은 온통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글을 써야지'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미 수없이 많은 낙방을 맛보며 단련된 멘탈이 내게는 있다는 것이다. 남들이 욕하면 어떻겠는가? 재미없다고 하면 어떻겠는가? 까짓 거 남이하는 욕은 먹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내가 스스로에게 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로 나는 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프로의 세계는 험난할 것만 같았다. 고된 노력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작가, 특히 웹소설 작가의 세계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싶다. 정확히는 이런 표현도 써먹을 수 있겠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나는 살아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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