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와 아스트릭스

- 아침인사를 나누다

by 시오




호주, 멜버른

Australia, Melbourne

December 2015


20151221_164309.jpg Thoby & Asterix


아침에 일어나니 고양이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아침 인사를 나누고 싶은 모양인지, 나에게 와서 몸을 이리저리 비비고는 쳐다본다. 사실상 고양이와 동거를 시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고양이를 어떻게 대해줘야 하는지 몰라 허둥거렸다. 하지만, 고양이는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아는 것 같았다. 호주에 사는 고양이라 그런지 이름도 어렵다. 줄무늬 고양이는 토비, 검은색보다는 약간 회색에 가까운 털을 가진 고양이는 아스트릭스라는 이름을 가졌다. 둘 다 수컷이었으나, 나는 그것도 모르고 어제 하루 종일 "언니랑 같이 놀자~"며 계속 암컷 취급했다. 기분... 나빴으려나? 한국말로 계속 떠들어댔으니, 못 알아 들었을 것 같다. 여태 영어만 듣고 자란 고양이들인데, 한국말로 떠든다고 해서 알아들었을 리 없다.


어제 밖에다 널어두었던 손수건을 걷으려고 나가려는데, 토비가 내가 가려는 길을 가로막는다. 왜 그런가 하고 주위를 보니, 밥그릇이 텅텅 비어있다. 아무래도 아침에 나에게 부비적 거리면서 다가온 건 나에게 밥을 좀 달라는 의미였을텐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가 좋아서 아침부터 찾아온 줄 알았다. 아마, 주인이 일어나지 않자 나에게 와서 부탁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내가 가려는 곳마다 계속 진달래처럼 발라당 누웠다. 한국말을 알아들을 리 없는 토비와 아스트릭스에게 나는 연신, 주인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 보자며 어르고 달랜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지쳤는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꽤 다정했던 우리의 아침인사는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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