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무의식적으로 시계를 보거나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는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간들은 기억하지 못하는데 유일하게 기억하는 시간이 있다.
바로 4시 44분.
4시 44분을 내가 인지하기 시작한 건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잊을만하면 4시 44분을 보는 일이 생겼고, 자주 볼 때는 연달아서 4시 44분을 만나기도 했다. 나는 그저 이 시간에 내가 시간을 자주 보는 습관이 있나 보다, 하고 넘겼는데.
나만 그 시간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종종 사람들이 4시 44분을 SNS에 인증하기도 했고, 지인들과 4시 44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정도니까.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생겼다. 우리가 마주하는 아주 많은 시간의 조합이 있고, 지금도 시간을 확인하니 1시 41분인데, 이런 시간들은 왜 기억에 남지 않는데 4시 44분은 기억에 박혀있을까. 하물며 몇 달 동안 못 보고 지나가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4시 44분을 만나면 마치 먼 친척을 명절 때 다시 본 것 같은 기분이다.
4시 44분은 기억하기 쉽다.
특히나 ‘4’라는 숫자가 좋지 않다는 미신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기에, ‘4’에게는 오히려 다른 숫자에 비해 특별함이 부여됐다. 게다가 연속성. 4가 3번이나 있다. 하루가 24시간이니 시계에서 쓰일 수 있는 4는 3개가 최대치다. 그러니 기억을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 도달하자, 나는 내가 운영하는 회사가 4시 44분 같은 회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억에 명확하게 남고, 오랫동안 안 보더라도 다시 보면 바로 기억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 회사와 일한 경험을 인증하고, 그리고 기억을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가 없는 회사.
4시 44분 같은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