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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Jul 26. 2022

단지 효과적이지 않았을 뿐
회사 대화법


지난주 금요일까지 납품해야 되는 건이 작업을 다 해놓고도 발송이 내부에서 누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월요일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되었고, 담당했던 담당 피디와 작가들에게 관련하여 경위를 파악하고 보고하라고 했다.      


나는 나대로, 거래처 대표님에게 내부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인해 발송이 늦어진 것에 대해 사과했다. 다행히 거래처에서도 여유 있게 마감 일정을 두고 요청한 건이라 괜찮다고 했지만, 어쨌든 우리가 납품하기로 한 날짜를 어긴 것이니 그것에 대해 사과하고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 짓겠다고 이야기했다.      


어제 모든 작업들이 마무리되었고, 최종적으로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담당자들에게 디브리핑을 요청했다. 뉴캄웹툰컴퍼니에서는 이렇게 원치 않는 일이 생겼을 때 그것에 대해 경위서를 쓰는 것 대신에 디브리핑 작업을 진행한다. 누가 잘못했다, 라는 관점이 아니라 무엇이 효과적이지 않았는지에 대해 들여다보게끔 한다.      


이번 일은 쉽게 다른 사람 탓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디브리핑의 결과가 궁금했다.      

그리고 결과는?

아무도 다른 사람의 탓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역할이 어디에서 효과적이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견만 있었다. 나의 염려는 한순간에 충만함으로 바뀌었다.      


직원들은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야기한다. 죄송할 일은 없다. 다만, 효과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우리의 대화의 끝은 가벼워진다. 효과적이지 않았던 것을 들여다보는 건 중요하다. 그것이 회사의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신 스스로가 그리고 회사에서 ‘잘못된 사람’이 있는 것은 정말 효과적이지 않다. 잘못된 사람만 있는 회사에서 퍼포먼스가 좋게 나올 리가 당연히 없기 때문이다.      


결론은, 우리 회사에는 아무도 잘못된 사람이 없다. 단지 그 순간 효과적이지 않게 행동했을 뿐. 그리고 효과적이지 않은 것을 가볍게 다루고 나면, 다시 모든 것들이 효과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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