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말의 의미
나는 버릇처럼 관계의 매듭을 풀었다가 묶기를 반복하곤 했다. 이미 관계의 실은 너덜너덜해지고 색도 바랬지만, 나는 그 귀찮은 행동을 지겨워하지도 않고 반복했다. 관계의 끈을 끊어야 할 때도, 단단하게 조여야 할 때에도 나는 늘 어려워했다. 끊고 싶지 않지만, 나에게 소원해진 상대를 바라볼 때면 나는 더 괴로워졌다. 나는 상대방에게 정말 마지막이야, 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고 때때로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나는 온몸으로 당신과의 관계를 끝내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관계는 어느 순간 끝이 났고 묶었다가 풀기를 반복했던 관계의 매듭은 불에 그을린 듯이 타 버렸다.
알록달록 예쁘기만 했던 관계의 끈들의 바래 진 색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상대를 붙잡기 위해 으름장을 놓거나 울음을 터트리며 했던, 늘 그렇듯이 ‘마지막이야’라며 시작했던 이야기들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이다. 힘겹게 붙잡아야 했던 인연들은 대부분 나의 곁을 결국 떠나버렸다. 나의 눈물로 잡아둘 수 있는 인연은 한시적이었다.
그들이 버리고 간 매듭의 한쪽 끝은 언제 보아도 슬프다. 나와 같이 얼기설기 엮여있던 아름답던 매듭이 붙잡을 수 없는 그림자 같아서 안타깝다. ‘마지막이야’라고 시작되었던 많은 말들이 의미 없이 허공을 맴돌던 게 생각이 났다. 끝나는 관계에 있어서 ‘마지막’이라는 말이 힘을 가질 수 있을까. 상대를 붙잡기 위해서 던졌던 나의 말들은 결국 인연을 조금 더 빨리 정리하는 촉매제의 역할만을 했을 뿐이다.
여기 끝나가는 관계의 끈이 하나 있다. 바라만 보아도 웃음이 나던 그가 떠나가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같이 해서 좋았지만, 같이 해도 좋지 않은 날이 온 것이다. 마음이 이미 알고 있다면, 입 밖으로 관계를 정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끝났다는 걸, 그와 나는 이미 알고 있기에,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마지막 말’은 이미 소용이 없음을 느낀다.
나는 버릇처럼 검게 그을려 버린 매듭의 끝자락을 바라보며 오래도록 서글프다.
나의 울음으로도 붙잡지 못하는 그가 보고 싶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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