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에 대하여

- 조언을 강요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by 시오


나에게는 조언을 하기 위해 안달이 난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하지만, 대체로 그 조언이라는 것의 시작은 "그렇게 살지 말아라"로 시작하여 "이렇게 살아라"로 끝이 난다. 나보다 인생을 더 살아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는 것"은 별로 경제적이지도 않으며, 시간을 많이 낭비하게 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지름길이 있는데 왜 그렇게 돌아서 가냐며 꽤 안타까워하는 얼굴들을 내게 들이밀곤 하였다. 하지만, 사실 나는 그런 얼굴들을 마주할 때마다 현기증이 나곤 했다. 마치, 내가 살아온 인생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었으며, 인생을 나보다 '더' 살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이야기는 정당화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와 다른 인생을 살아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그것은 나보다 더 살았다고 하여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나보다 덜 살았다고 하여 무시해야 할 것이 아니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흔히들 "내가 너보다 더 살아봤으니, 더 잘 안다"로 시작하는 조언들이 많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싫어하는 것은 그들이 나보다 더 살아서 하는 '조언'이 싫은 것이 아니라, 내가 요구하지 않았는데 나에게 하는 '조언'이 싫은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특히나 '조언'을 해주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가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나에게 '조언'을 해줄 것이 아니라 그들 인생 스스로에게 해주는 '셀프 조언'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날이 더 많았다. 자기 인생보다 남의 인생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어쨌든 '남의 인생'인데 말이다.


어느 날, 운동을 하러 갔을 때였다. 강사는 수강생들에게 "다리를 더 높게 드세요, 열 번 더 하세요, 그래야 뱃살이 빠집니다"라는 말을 연신 내뱉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강사가 하는 조언에 대해서는 아주 열심히 듣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의 나보다 더 건강하고 날씬해질 나를 위해서, 나는 강사가 하는 말들을 새겨듣고 있었다. 그것은 꽤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러니까, 그전까지는 내가 '조언'이 싫거나 '조언해 주는 사람'이 싫어서 내가 조언을 듣는 것을 싫어한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싫어하는 것은, 내가 조언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거나, 요구하지 않은 조언을 듣는 것이었다. 인생을 조금 더 살아본 사람들의 조언은, 그 사람 인생에서 얻은 교훈이다. 교훈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교훈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내 인생을 살아보지 않았다. 더 살아봤다고 하여, "내가 잘 알지"라는 태도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을 살아보지 않고, 온전히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해 없이 해주는 조언들은 그래서 더욱 내가 들을 준비가 되어있을 때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조언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거나, 내가 정말 필요로 할 때 듣는 조언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경청한다. 하지만, 모든 결정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내린다. 그것만큼은 변함이 없다. 나의 인생을 책임질 사람은 조언을 해주는 타인이 아니라, 결국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왜 자기 말대로 살지 않느냐고, 한 번 살아보라고 강요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도 현기증이 난다.


아무리 좋은 뜻이 담겨있다고 하더라도, 강요하는 순간 조언도 비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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