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게 된 너는 조금 변해있었다. 2년이 조금 넘었다. 우리가 서로를 보지 않은 채로 각자의 시간을 보낸 기간. 그 날은 날씨가 꽤 추웠는데도 눈이 아니라 겨울비가 내렸고, 너를 기다리는 내내 지하철 입구 앞에서 오들오들 떨었다. 마음도 같이 오들오들 떨리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나오기 전에, 여러 차례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춰 보았다. 나는 너에게 아직도 예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예전보다 더 예쁜 사람으로 다시 한 번 기억되고 싶었다. 우리의 이번 만남의 마지막이 언제가 될지 모르므로.
어디에 있느냐는 너의 메시지에 나는 어색하게 손을 흔들어 나의 위치를 알렸다. 잘 지냈느냐고 물어봤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비가 왔기 때문에 우리는 서둘러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색했지만, 우리는 어색하지 않은 척 열심히 많은 말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주문을 하고, 주문한 음식을 먹고, 나는 너의 손을 연신 바라봤다. 새로운 사람이 생겼을까? 아님, 보이지 않는 저 마음에 이미 새로운 사람이 들어가 있을까?
무언가 시작하기 위해서 만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실상 우리 만남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대답하기 어려웠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다시 얼굴을 봤을까, 아니 나는 왜 너에게 저녁을 먹자고 이야기했을까. 나는 무엇을 확인하고 싶어서 너를 만나자고 했을까. 언제나 등을 보이고 떠나던 건 너였다. 내가 떠나고자 했을 때 붙잡아 준 것 역시 너였다.
정말 하고 싶던 이야기는 묻어 두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어디에 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등등의 소개팅에서나 할 법한 호구조사가 시작됐다. 성실히 답변을 마친 후에, 우리는 카페에서 일어났다. 웃었던 것 같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잠깐 웃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하철 역에서 헤어졌다.
우리에게 다음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너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예뻐졌다는 그 한 마디가 겨울비에 오들오들 떨렸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시작하지 않았다. 너도, 나도 다시 만나자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용기가 없었다. 아니, 그것을 용기라고 불러야 하는 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한 우리는 다시 시작해도 되는 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만큼은 마음도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너를 보지 않고도 나는 살 수 있다. 예전처럼 너를 보지 못하는 그리움에 아파 울지는 않는다. 하지만, 너도 나와 같을 거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쿡쿡 거리며 아파온다. 이기적인 이 마음이 오늘 너의 손을 붙잡지도 못하고 너의 곁에서 어색하게 걷던 나의 발걸음을 연신 생각나게 만들었다.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는 그녀의 에세이
'나는 네가 그리울 때마다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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