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의 이야기, 당신의 이야기
타인의 말 한 마디는 때때로 커다란 위안이 되곤 한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그 누군가가 나에게 글을 남겨 두었다. 나 역시 그들을 위해 글을 남겨두었다. 이름 모르는 꽃을 발견한 것처럼 잔잔한 감동이 그들에게 남기를 바라면서.
사연 6) 돈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한 번도 제가 사고 싶은 거 다 사고 원하는 거 해본 적 없는데, 동생 사고 친 거 수습하러 경찰서 다니고 돈도 다 내주고 빚 갚느라 전전긍긍. 그래도 저는 청춘인데 제 자신이 안쓰러워서 못 참겠어요.
- 앞으로 동생분 빚 갚는 거에서 10만 원씩 더 남겨둬요. 그리고 본인을 위해서 쓰세요. 빚을 먼저 다 갚는 것도 중요한데 본인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 중도에 나도 모르겠다, 하고 손들어버릴 수도 있어요. 그리고 안쓰러워하지 말고 자랑스러워하세요.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본인은 가족들 챙기는 데도 노력하고 기역하고 있잖아요. 정말 대단한 일을 하시는 거예요.
사연 7) 지난 금요일 너무 힘들었어요. 기분 안 좋을 때 영화 한 편 보는 습관이 있는데 지난 금요일에 영화를 봤어요. 근데 유쾌한 영화인데 울다가 나왔어요. 난 강하다, 난 자랑스럽다, 난 할 수 있다며 긍정 긍정만 했는데, 정작 나 자신은 힘들었던 거 같아요.
- 억지로 자신은 강한 사람이라고 몰아 부치지 말아요. 생각보다 우리 마음은 약해서 몰아 부치면 부칠수록 엉뚱한 곳에서 견디지 못하고 슬픔이 터져버리고 말아요. 그러니 조금 편히 마음을 내버려두세요. 울고 싶을 때 울고, 그러면서 다독거려 가면서 어린아이 대하듯 마음을 달래 주세요.
사연 8) 몇 분 뒤면 생일입니다. 이십 대의 마지막 생일인데 가슴 한 가운데가 구명이 나서 바람이 드나드는 느낌이 듭니다. 이 주 정도 전에 헤어진 남자 친구에게서 문득 연락이 오니 기분은 싱숭생숭하고요. 여태껏 할 줄 아는 것도 없이, 직장 나와서 다시 공부한답시고 돈만 쓰고, 요번에 대학원 못 가면 취직해야겠죠. 정말 대학원 가서 공부하고 싶은데, 왜 제 인생은 더디 가는 걸까요. 더디 가면 곧게라도 가지, 왜 이리 꼬인답니까? 얼른 화요일이 왔으면 좋겠어요. 생일이 꼴 도보기 싫어요.
- 우선 생일 축하해요! 생일은 축하해야죠. 맛있는 것도 먹고 사람들의 축하도 받고 나를 위해서라도 즐겁게 보내요. 그리고 인생이 고속도로가 아닌 경우가 너무 많아서 힘들 거예요. 늘 쌩쌩 달리는 자동차 안이면 좋겠는데, 내가 타고 있는 건 돌아 돌아 골목길 다 도는 마을버스일 때도 있고, 기껏 택시 타고 길이 막혀서 움직이지 못할 때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지금은 조금 견뎌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싶어요. 견디기 힘들면 이렇게 푸념도 하고 끄적거리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세요.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 텐데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자리에 있든 스스로에게 너무 스트레스 주지 마세요. 남들도 나를 힘들게 하는데, 나까지 나를 힘들게 하면 정말 슬프잖아요. 생일 축하하고 공부 힘들 텐데 정말 고생 많아요.
사연 9) 움직이는 느낄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 요새는 오프라인에서 사람 만나기가 쉽지가 않죠? 좋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대화를 나눠보세요. 쉽지는 않겠지만 책을 좋아하면 독서모임, 크게 내가 무엇을 하지 않았는데도 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봉사단체. 그런 곳에서는 분명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사연 10) 정말 눈물 나게. 잘 참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밤은 기분이 꽤나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글 보자마자 눈물이 주르륵.
- 제 글이 눈물을 주르륵 흐르게 했나요? 그럼 너무 미안한데... 슬픔이라는 게 고장 난 수도꼭지 같죠? 틀지도 않았는데 흐르기도 하고, 한 방울 한 방울 그렇게 마음에 떨어져서 가득 차오르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이 갈 거예요. 그렇게 슬픔이 가득 차고 흘러넘치기를 반복하다 보면 이제 흘릴 눈물도 없다고 생각할 거예요. 전보다 더 자주 웃고, 사람들과 만나서 수다 떨고 맛있는 것도 먹어요. 날 좋으니 봄 술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