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의 이야기, 당신의 이야기
나의 말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 조금의 위로가 되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그 사람의 기분만큼은 조금 나아지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길을 가다 마주친 개나리꽃처럼 그들의 마음에 봄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사람들이 내게 보내온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읽고, 정성스럽게 답을 해주었다.
사연 1) 저요, 힘들어 미치겠고, 몇 주째 거의 며칠씩 울고만 있어요. 버려진 기분이라 그래요. 여자로서 매력을 잃은 것 같아서 많이 힘들어요. 그냥 될 대로 돼라, 하면서 인생 포기하고 있어요. 너무 힘들어요. 기댈 곳도 없어요.
- 자신에게 하루에 하나씩 선물을 주세요. 마구 쇼핑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오늘은 꽃 한 송이, 내일은 오천 원짜리 귀걸이 하나, 다음 날은 기분 좋은 음악 한 곡, 영화 한 편. 누군가에게 털어내기 어렵고 기대기 어렵다면, 자신 스스로를 달래면서 시간을 좀 보내봐요. 혼자 보내더라도 외롭고 힘들게 시간을 보내지 말아요.
사연 2) 모든 게 꼬인 날 같아요. 나한테 너무 많이 요구하는 일과 내 맘 같지 않은 인간관계. 오늘 되게 춥네요. 내 맘 좀 따듯하게 해주세요.
- 저는 마음이 추울 때 따듯하고 달달한 핫초코나 민트 초코를 마셔요. 근데 정말 한 번 마셔보세요. 따듯하고 달달한 게 내 안으로 들어오면서 기분이 조금 나아질 거예요. 음악도 달달한 걸로 틀어놓고 자기 전에 따듯한 물로 샤워하세요. 아직 밤에는 추우니까 몸을 따듯하게 하고 자요. 원치 않는 일들이 내게 다가온 날은 반대로 내가 원하는 것들을 내게 다시 해주면 좀 나아져요.
사연 3) 저 오늘 차였어요. 뭘 해야 할까요? 정말 무기력해져요.
-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억지로 뭔가를 하려고 하면 분명 더 힘들어질 거예요. 조금 그대로 나를 놓아주는 시간도 필요해요. 갑자기 왈칵 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때는 펑펑 울어요. 대신에 울고 나면 꼭 미지근한 물을 마시세요. 마음 탈 났다고 몸까지 탈 나면 안 되니까요.
사연 4) 남자친구와 3년 반을 만났어요. 어쩌다 보니 그가 내 옆에 있는 게 당연했는데, 어느새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네요. 오늘 처음으로 헤어지고 나서 감정이 복받쳐서 엉엉 울어버렸어요. 우두커니 서서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사람이었는데 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이상하게도 사귈 때는 그 사람 못난 것만 눈에 들어오다가, 헤어지고 나면 그 사람이 잘해준 것만 기억나고 그러는 것 같아요. 차라리 헤어지지 말걸, 조금 더 참아볼 걸, 내가 더 잘해줄 걸, 조금 더 배려할 걸. 이런 생각들이 눈처럼 머리 위로 내려앉을 거예요. 슬퍼하는 나를, 울고 있는 나를 수시로 달래 주세요. 친구에게 찾아가 잠시 안아달라고 말해도 좋고요. 아니면 따듯하게 자신의 체온을 높일 수 있도록 보일러 틀어놓고 따듯하게 있어요. 몸이 추우면 맘도 금방 추워집니다. 몸을 따듯하게 만드세요. 잘 달래 주고, 울고 나면 꼭 미지근한 물 한 잔 마시세요. 목 아프면 다음 날 괜히 더 속상해져요.
사연 5) 헤어진지 한 달이 더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한 달도 안 됐네요. 제가 옆에 있으면 힘들다며 자기가 살고 싶어서 날 놓는다고 얘기하고 떠났는데 연애도 그렇지만 사는 게 다 지쳐요. 가족도 버겁고 다 내려놓고 싶어요.
-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싶을 때는 잠시 머리 비우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당일치기 여행이라고 다녀오세요. 아무도 모르는 나는 상처받지 않은 나처럼 연기할 수 있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사람처럼 있다 보면 또 아무렇지 않게 나를 조금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어요. 편안해진 뒤에는 어떻게 하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지 생각해봐요. 내가 무얼 하면 행복한 사람이었는지 찾아봐요. 그 사람과의 추억 위에서 그렇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멀어지세요. 자꾸 되돌아가더라도 나중에는 더 멀리 떠나올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