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추억이었는데, 언제부터 나만의 추억이 되어 버렸을까
어느 날 나는 너에게 우리의 지난 추억을 재잘거리며 떠들었지. 우리에게 이런 예쁜 추억들이 가득하다는 게 신이 나서 나는 작은 새처럼 너의 곁에서 재잘거렸어. 하지만 너는 이미 지나가버린 이야기가 아니냐며 우리의 추억을 나와 같이 어루만져주지 않았어. 우리의 추억이었는데, 언제부터 나만의 추억이 되어 버렸을까.
한참이 지나 우리가 다시 우리라고 부를 수 없었을 때, 너는 나에게 지난 추억을 꺼내 들었어. 우리에게 만약 그때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지금쯤 부부가 되어있지 않을까 하고 나에게 물었지.
나는 너에게 말하고 싶었어. 우리에게 그때 그 일이 없었더라도 우리는 부부가 되지 않았을 거라고 말이야. 나는 한 번도 너에게 먼저 헤어지자고 한 적이 없었어. 우리에게 없었어야 했던 건, 그때 그 일이 아니라 서로에게 털어놓지 못했던 그 무거운 마음, 무거운 배려, 무거운 침묵이 아니었을까.
너는 술에 취해 내가 보고 싶다고 연락했어. 그동안 나에게 연락하지 못했던 건 자신이 너무 못되게 굴어서 참았던 거라고. 그렇게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하고 참아왔다고 말이야.
나는 너에게 묻고 싶었어. 내일 네가 눈을 뜨고 제일 먼저 나를 떠올릴까. 나는 네가 술에 취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내가 생각나고, 나를 기억하고, 보고 싶어 하면 좋겠어. 하지만, 나는 너에게 물어보지 못했지. 이 대화를 멈추고 싶지 않았으니까.
네가 먼저 나에게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으니까, 우리 관계에서 나는 지금 승자일까. 아니, 그렇지 않을 거야. 나는 늘 네가 보고 싶었어. 눈을 뜨면 너를 생각하지. 술에 취하지 않아도 너를 떠올려. 사랑한다고 혼잣말을 해. 보고 싶다고 이야기해. 네가 없는 곳에서 나는 조용히 그렇게 혼잣말을 해. 나는 늘 널 기다리는 사람이었어. 네가 그 무거운 침묵을 깨고 나를 향해 뒤돌아봐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이제 우리의 추억은 네가 오래전 이야기한 대로 다 지난 일일지도 몰라. 다 지나버려서 어느 한 귀퉁이는 이미 사라져버렸는 지도 몰라. 그래서 추억을 이야기하던 너의 모습이 더욱 애처로웠는지도 몰라.
내게 필요한 건 우리가 만약 그때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만나고 있을까란 이뤄질 수 없는 가정이 아니라, 우리 다시 시작해볼까란 너의 용기였어. 너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술에 취한 날, 떠올리는 추억 한 조각일까, 아니면 눈을 뜨면 옆에 있을 나라는 한 사람일까.
너는 술에 취했고, 우리의 추억도 그 술에 취해 흔들리는 것 같았어. 흔들흔들 우리가 가둬두었던 그 무거운 침묵을 깨뜨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따스히 안아주지도 못하면서 자꾸 우리 옆에서 흔들리는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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