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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Jan 04. 2017

커피에 대한 모든 것

ALL ABOUT COFFEE PAI



치앙마이 카페 스토리는 여행 가이드북이 아닙니다. 치앙마이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의 성장 스토리입니다. 카페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치앙마이에는 이미 수많은 카페들이 생겨나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사람과 함께 성장하죠.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by. 더심플북스


* 텀블벅 : https://www.tumblbug.com/cmcafe

* 스토리펀딩  https://goo.gl/wI449M

* 치앙마이 카페 스토리 홈페이지 : http://www.cmcafestory.com

* 치앙마이 카페 스토리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cmcafestory

* 치앙마이 카페로 떠나는 여행 신청하기 : https://goo.gl/BoC7V9



07. ALL ABOUT COFFEE PAI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AllaboutcoffeePai1999ChiangmaiThailand

주소 (태국어) : 98 หมู่ 15 ต.สุเทพ อ.เมือง จ.เชียงใหม่ 50200

주소 (영어) : 98 Moo 15 T.Suthep, A.Muang, Chiang Mai 50200



인터뷰 with 

왓차리 와닛차야논 (วัชรี วาณิชยานนท์ Watcharee Vanijyananda) / 닉네임 : 왓 (วัช Wat)




느긋한 삶을 꿈꾸던 그녀의

작은 카페 


누군가와 비교하는 삶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아니, 비교하지 않고 살아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우리의 삶은 타인의 삶과 너무 가깝다. 하지만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나의 삶은 사라져 간다. 그래서 때때로 타인의 모습과 너무 닮아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 이런 모습과는 다르게 자신의 삶을 자연스럽게 드러내 놓고 사는 사람이 있다.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라는 표현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해서,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사람. 그리고 그 모습이 참 매력 있는 사람. 바로, ALL ABOUT COFFEE PAI를 만든 Wat의 이야기다. 



ALL ABOUT COFFEE PAI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이야기해주시겠어요? 

한 때 방콕(กรุงเทพ Krungtep, Bangkok)에 있는 광고회사에서 일했어요. 그곳은 모든 것이 빠르고 바빴죠. 하지만 느긋한 삶을 꿈꾸는 저로서는 방콕의 바쁜 삶이 저와 잘 맞지 않았어요. 빠이(ปาย Pai)로 이사했을 때, 빠이는 방콕과는 달리 조용한 곳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때 저는 빠이에서 집처럼 아늑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작은 카페를 열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만들 카페는 고객들이 찾아오면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편하게 쉬었다가 갈 수 있고, 집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당시 빠이에는 유명한 카페가 많지 않았거든요. 


빠이에서 카페를 시작할 때, 저는 여섯 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놓고 한쪽에는 미술품을 진열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어요. 전 작고 아담한 공간을 선호하거든요. 사실 너무 상업적인 것은 저하고 잘 맞지 않아요. 그래서 카페에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도 좋아하지 않았죠. 게다가 손님들 역시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불편할 거고, 결국 어느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카페의 위치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타논 콘 던 (ถนนคนเดิน Walking Street)에 위치해있었지만, 저는 저녁에는 카페를 열지 않았어요. 생각해보면 그렇게 했기 때문에 제가 18년 동안이나 카페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만약 오는 손님들을 다 받고, 비즈니스적으로만 판단했다면 아마도 3-4년 정도만 하다가 결국 문을 닫았을 거예요. 


카페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사실 여러 개의 이름을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그때 남편이 이야기하길, 저희가 다루는 모든 것들이 커피와 관련되어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저희는 커피도 만들지만, 둘 다 미술분야에도 관심이 많아요. 카페의 분위기가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로 가득하기를 원했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저희는 그림이나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 등 커피와 관련된 것들로 카페를 채워갔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총 18년 동안이나 카페를 운영하고 계신데요, 그렇게 오랫동안 커피를 만들었던 비법은 뭔가요?

저희 카페가 조금씩 인지도가 생기기 시작할 무렵까지 사이폰(ไซฟ่อน Syphon)이라는 기계를 사용해서 커피를 내렸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사이폰으로는 도저히 시간 내에 커피를 만들지 못했죠. 특히 겨울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어요. 결국 큰 기계를 가져와서 커피를 만들어야 했죠. 최근에 치앙마이로 오면서 다시 꺼냈는데, 전 아직도 이 기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해요. (웃음) 




빠이에서 치앙마이로


그런데 왜 빠이에서 치앙마이로 카페를 옮기셨어요?

사실 제가 치앙마이로 간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많이 놀랐어요. 왜냐면 빠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나쁘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잘 되고 있었죠. 아들이 공부 때문에 치앙마이에서 반 년동안 저희 부부와 떨어져 지낸 적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아들이 치앙마이로 떠난 이후에 마치 행복히 흘러서 없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물론, 저의 모든 것들이 빠이에 뿌리내리고 있었고, 그전까지는 이사를 할 생각도 전혀 없었어요. 하지만 아들이 학업 때문에 10년을 더 떨어져 살아야 했고, 그 생각을 하고 있으니 점점 더 막막해졌어요. 결국 저는 가족에게 초점을 맞추기로 했어요. 그리고 남편에게 치앙마이로 이사를 가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죠. 그러자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저의 의견에 동의해주더군요. 서로 말을 하지 않았을 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저희는 다음 날 아침에 바로 집과 카페 계약을 파기하기 위해서 주인아저씨를 찾아갔어요. 저희가 이사를 간다고 이야기하자, 주인아저씨는 너무 놀라서 우셨어요. 저희는 오랫동안 아주 가깝게 지냈거든요. 많이 아쉬워하셨어요. 주변에서는 저희 말을 믿지 않았어요. 모두가 장난이라고 생각한 거죠. 하지만 저희는 진심이었어요. 이사를 가겠다고 결심한 이후에는 모든 것들이 빠르게 진행됐어요. 카페는 2주 안에 정리하고 닫았고요. 


빠이에서의 삶을 모두 정리하고 치앙마이에 와서 아들과 다시 같이 살 수 있게 되었을 때 저희는 정말 행복했어요. 치앙마이에서 두 달 정도 장소를 알아보다가 지금의 장소를 찾게 되었죠. 사실 도시 외곽에 위치해있어서 좋은 위치는 아니지만, 아들이 가까이 있고 20분이면 데리러 갈 수 있어서 괜찮아요. 


아무래도 치앙마이에는 빠이에 비해서 카페도 많고, 기존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자리를 잡기가 쉽지는 않았을 거 같아요. ALL ABOUT COFFEE PAI만의 특징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치앙마이로 이사 오기 전에, 주변에서도 왜 치앙마이로 가냐고, 가지 말라고 말렸어요. 분명히 자살행위가 될 거라는 말까지 들었죠. 치앙마이에는 카페가 정말 많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가족에게 초점을 맞췄어요. 제 아이가 치앙마이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저도 치앙마이로 온 거죠. 


사실 저는 단 한 번도 치앙마이에 있는 카페들에 대해서 걱정을 한 적이 없어요. 자신 있었거든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요. 어떤 새로운 기계를 사용해서 커피를 내리는 지도 상관하지 않죠. 다만, 저는 제가 가진 기계로 좋은 커피를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집중해요. 예를 들면 제가 가지고 있는 이 기계는 오래돼 보이잖아요? 그래도 전 아직도 이 기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요. 전 유행을 따르지 않아요. 게다가 저는 유명한 바리스타도 아니고요. 저는 단지 저만의 방법으로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일 뿐이에요. (웃음) 




여행자들을 통해 

커피를 배우다 


방콕에서는 광고회사에서 일을 하셨다고 아까 말씀해주셨는데요, 카페를 하기 전에 커피를 따로 배우셨나요?

저는 자라면서 한 번도 커피를 만드는 방법이나 케이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배운 적이 없어요. 다만 여행자들에게 지식을 얻었죠. 빠이에서 카페를 열었을 때, 저희는 오로지 커피 내리는 기계 하나만 들고 왔었어요. 작은 기계였는데, 구매할 때 가게에서 사용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었죠. 저희가 아는 건 그게 전부였고, 바로 커피를 내리는 연습을 했어요. 하지만 결국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탓에 그 기계를 버려야만 했어요. 


저희는 그 뒤로 고객들에게 의지하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갔어요. 특히 고객들 중에 바리스타가 있으면, 저희는 조금만 가르쳐달라고 부탁했어요. 대신에 저희 가게에서 공짜로 먹고 마실 수 있도록 했죠. 그들은 단순히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만 알려주지는 않았어요. 보통의 베이킹 클래스에서 하듯이 레시피대로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기보다, 만드는 '느낌'에 대해서 알려주었어요. 예를 들어, 빵을 반죽할 때 너무 마른 느낌이 들면 물을 넣거나 우유를 넣는다, 이런 식으로요. 빠이에서 카페를 열었을 때, 따로 커피를 공부할 여유가 없었어요. 게다가 18년 전에는 커피를 공부하려면 높은 수업료를 내야 했죠. 여러모로 저희 카페에 찾아와 준 외국인 고객들 덕분에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이 부분은 다시 한번 그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다양한 국적의 바리스타가 알려준 만큼, 레시피도 다양할 거 같아요. ALL ABOUT COFFEE PAI의 추천 메뉴는 무엇인가요? 

음... 만약 올해의 커피를 꼽는다면, 저는 사이폰 기계로 만든 커피를 추천하고 싶어요. 사실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이 커피에 대해서 잘 몰라요. 하지만 이 커피를 마셔본 고객들 중에는 매일 이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안 된다고까지 이야기하는 분들도 계세요. 아무리 맛있는 라떼를 준비해드려도, 그분들은 꼭 이 커피를 마셔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이미 중독되어버린 거죠. (웃음) 


그것 외에도 저희 카페에는 저희 카페에서만 마날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인 Binoffy Pai가 있어요. 사실 이 시그니처 메뉴는 저희가 지정한 건 아니에요. 어느 날 어떤 손님이 주문하려고 카운터에 서있었는데, 옆에 있는 친구에게 "있잖아, 이거는 꼭 먹어봐야 한다니까. 이게 이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야"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뒤로 종종 손님들이 메뉴판을 보기도 전에 이 메뉴를 주문해주셨어요. 


그리고 스콘도 판매하고 있어요. 10개의 다양한 종류의 스콘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한 번에 모든 종류를 다 파는 것은 아니고 그날그날 정해서 판매하곤 해요. 페이스북에도 오늘은 이런 스콘을 팔고 있습니다~라고 공지를 해놓죠. 올해 꽤 히트를 쳤던 메뉴예요.


다른 카페에 간식을 판매하지는 않으시나요? 

저희가 판매하는 것 중 일부를 구입하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은 있는데, 저희는 저희 카페에서 판매할 만큼만 만들고 있어요. 어떤 분들은 잼을 주문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스콘을 주문하기도 하시는데, 주문량을 맞추기가 힘들더라고요. 내년에는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주로 손님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오후 한 시 정도에 손님들이 찾아오세요. 하지만 저는 손님들이 아침에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아침에 여기 분위기가 정말 좋거든요. 지금도 거의 정오가 되어가는데, 새소리가 들리잖아요? 


어쩌면 제가 아직 카페를 오픈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빠이와는 다르게 카페를 찾아와 주는 고객층이 좀 바뀐 걸 수도 있고요. 빠이에 있었을 때는 외국인 손님이 거의 90%를 차지했는데, 치앙마이에서는 외국인 손님이 적은 편이에요. 




Simple is the Best


어렸을 때부터 커피에 대한 관심이 많았나요? 

저는 잠시 뉴욕에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요, 원래부터 커피와 관련된 것들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사실 직접 카페를 차리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뉴욕에 있었을 때 좋아했던 카페가 있으시면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제가 뉴욕에 있었을 때, 저는 학생이었어요. 마음 놓고 카페를 찾아다닐 여유가 없었죠. 카페에 가려면 돈을 모아야 했어요. 전 사실 커피를 마시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카페의 분위기를 좋아했죠. 그래서 한 번 갔던 카페는 다시 가지 않고, 늘 새로운 곳을 찾아다녔어요. 돈을 얼마나 모았는지에 따라서 카페를 골라 다녔어요. 카페에 가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면서 저는 그곳에서 카페의 분위기를 들이마셨어요. 그리고 카페에서 받았던 인상을 모아서 집에 돌아오곤 했죠. 가게 이름은 사실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요. 유일하게 자주 갔었던 Dean & Deluca라는 카페만 기억에 남네요. 


치앙마이에서 좋아하는 카페는 어디예요? 

Paper Spoon을 제일 좋아해요. 저는 정원이 있는 카페를 좋아하거든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카페를 운영하는 본인만의 철학, 그리고 자신만의 인생철학이 뚜렷하다고 느껴졌어요.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는 인생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시겠어요? 

Simple is the best. 저의 삶은 실제로도 단순해요. 별로 어려운 것들은 하지 않으려고 하죠.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쉬운 것들을 좋아해요. 제가 생각할 때 삶이란 쉬워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아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이사한 것처럼 말이죠. 저는 그렇게 해서 저의 삶이 더 쉬워졌다고 생각해요. 만약 아직까지 제가 빠이에 머물고, 아들은 치앙마이에 있었다면 저는 아마 아들을 보기 위해서 자주 치앙마이로 왔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가게를 자주 닫아야 하겠죠. 결국 삶이 복잡해지지 않았을까요? 


게다가 제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손님들이 찾아온다면, 저는 아마 매일매일 바쁜 삶을 살아야 할 거예요. 하지만 저는 손님들에게 "여기까지만 받을게요. 왜냐하면 여기까지밖에 받을 수 있거든요"라고 이야기해요. 아무리 손님들이 줄을 선다고 하더라도, 5시에는 카페를 닫아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저에게는 더 중요하니까요.




그녀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다


ALL ABOUT COFFEE PAI는 Wat과 그녀의 남편 Amm(พี่แอ้ม)이 함께 만들어가는 카페다. 빠이를 찾는 이들은 그들의 카페를 한 번씩 들를 정도로 아주 오랫동안 빠이에서 자리 잡은 카페였다. 치앙마이에서 새롭게 자리를 잡아야 했을 때, 그 결정은 Wat 혼자만의 결정은 아니었다. 그녀의 곁에는 그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Amm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이 두 사람,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Wat은 이야기한다. 삶은 쉬워야 한다고. 문득 내가 가지고 있는 '삶'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때때로 나의 삶은 복잡하고, 그 복잡함은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삶은 쉽지 않아'라고 말하는 게 말버릇처럼 되어버린 나와는 달리, 그녀는 자신의 신념대로 단순한 삶을 추구한다. 그녀가 빠이에서 치앙마이로 건너오기까지의 여정은 듣기에도 쉬워 보이지 않았다. 너무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모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입장은 다르다. 만약 빠이에서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그 삶을 예전과 동일하게 유지하기는 어려웠을 거라고 그녀는 덧붙인다. 결국 그것이야말로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겠냐는 반문에,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내가 살아온 인생을 다시금 들춰보게 만들었다. 눈 앞에 놓인 상황에 발목이 붙잡혀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며 결국 스스로의 삶을 복잡하게 만들어버리는 나의 모습들.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선택한 것들은 나의 삶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왜 단순한 삶을 지향하면서도 결국 복잡한 인생을 살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그녀는 자신이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했다. 그랬기에 선택은 수월했고, 본인의 선택 또한 존중했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가 나는 더 듣고 싶다. 어느 날 아침, 새소리를 들으며 사이폰 기계로 만들어주는 그녀의 커피를 마시면서 말이다.




제작 : 더심플북스

글 & 기획 & 편집 : 문은지

인터뷰 & 사진 : Pornthep Chitphong

번역 : Hayoung Kim




출판사 리뷰

스무 개의 카페들을 인터뷰했고, 지금은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편집하며 그들이 살아온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그들의 삶은 언뜻 단조로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문을 열고, 문을 닫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그런 삶. 하지만 그들은 각자가 걸어온 시간만큼 성장했고, 저는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고 살아가는 관계의 연결, 지속성의 힘, 커뮤니티, 꿈 그리고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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