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off day
치앙마이 카페 스토리는 여행 가이드북이 아닙니다. 치앙마이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의 성장 스토리입니다. 카페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치앙마이에는 이미 수많은 카페들이 생겨나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사람과 함께 성장하죠.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by. 더심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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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day off day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enoughforlife
주소 (태국어) : 160/7 ถนนห้วยแก้ว ตำบลสุเทพ อำเภอเมือง จังหวัดเชียงใหม่ 50200
주소 (영어) : 160/7 Moo.5 T.Sutep A.muang J.Chiangmai 50200
인터뷰 with
주이킴 (Zooey Kim)
그녀를 잘 안다고 말할 수 없다. 나는 그녀를 딱 한 번 보았고, 이메일과 메신저를 통해 몇 번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녀가 블로그와 매거진에 연재한 글을 읽은 게 전부이다. 내가 본 그녀의 모습은 사진과 글이 오히려 더 많다. 그녀의 사진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녀가 사진을 찍었던 그 시간, 그 장소로 떠나고 싶게 만들고 그녀의 글은 담백한 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담백한 맛은 여간해서는 질리지 않는다. 글도 사진도 모두 그녀를 닮았다. 기약 없이 한국을 떠나 기약 없이 방콕을 머물고 있다는 그녀. 치앙마이다운 모습을 지키며 느린 삶을 살고 싶다는 그녀. 느리다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다고 느끼지만, 그녀의 모습 속의 '느리다'는 누군가와 '함께'라는 단어가 숨겨져 있다. '혼자'가 아니기에 조금은 느리다. 그 시간을 '함께' 나누기에 조금은 느리다. 하지만 남들이 담아내지 못하는 시간을 사진과 글로 남기고, 그 시간을 조금 더 소유한다. day off day의 주이킴. 바로 그녀의 이야기다.
day off day는 원래 방콕에서 시작되었다고 들었어요. 치앙마이에서 새롭게 카페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외국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건 막연한 로망처럼 느껴지는 일이에요. 제가 방콕에 우연히 머물게 되면서 카페를 시작한 것 역시 그랬죠. 처음 방콕에서 카페를 시작할 때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작은 공간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리고 카페를 열었죠. 마치 "카모메 식당"의 마사코 상이 고양이를 떠맡게 되어 어쩔 수없이 핀란드에 남기로 결정한 것처럼요. 2년 정도 방콕에서 카페를 운영하다가 Enough for life를 운영하는 사과 언니가 치앙마이에 새로운 공간을 기획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그곳에 day off day의 입점을 제안해주었어요. 그렇게 저는 치앙마이에서 새롭게 day off day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Enough for life는 치앙마이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사과씨가 운영하고 있다. 현재 Enough for life Village에는 Enough for life, 금붕어 식당, day off day로 이루어져 있다.
카페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들어가 있는지 궁금해요.
카페 이름은 성경구절 마태복음 11:28절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 If you are tired from carrying heavy burdens, come to me and I will give you rest"라는 구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day off는 쉬는 날, 휴일이라는 뜻이고 off day는 일이 안 풀리는 날이라는 뜻이에요. day off와 off day를 합쳐서 day off day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경쟁과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day off day가 휴식과 평안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 있습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어떤 건가요?
카페를 한다면 커피를 만들 때 꼭 태국에서 생산된 커피 원두를 사용하리라고 마음먹었어요. 태국산 커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고 맛도 여타 커피에 뒤떨어지지 않거든요. 게다가 태국에서 생산된 가장 신선한 커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태국 커피는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드립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시간과 정성이 배로 들지만 핸드드립을 고집하고 있어요. 처음 카페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핸드드립 카페가 태국에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day off day를 방문한 사람들을 보면, 커피 사진보다는 인물 사진이 더 많아요. 아무래도 카페 분위기와 인테리어 때문인 것 같은데요. 인테리어 콘셉트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려요.
작년의 팬톤 컬러였던 핑크 컬러가 카페에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래는 외벽에 페인트칠을 하려고 했는데 페인트 공의 실수로 내부 벽을 칠해버렸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게 카페의 포인트가 되었어요. 모두들 핑크색벽 앞에서 사진을 찍더라고요! 특별한 콘셉트를 가지고 인테리어를 한 것은 아니었고, 카페가 입점되어있는 Enough for life village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람빵에서 공수한 오래된 티크나무 창문을 사용했고, 바 역시 고재를 이용해 만들었어요. 태국은 여름나라다 보니 콘크리트 바닥보다는 시원한 타일 바닥을 선호하기에 타일 바닥재를 선택했어요. 타일을 고를 때 제일 오래 고심했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어떤 건가요?
방콕에서 카페를 운영할 때는 한국 손님들이 많아서 그런지 한국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하는 태국인들이 많이 방문했어요. 카페에 와서 친구와 통화하며 "나 지금 명동에 있어"라고 장난을 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사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페라는 걸 알아챌 수 있는 단서는 입간판에 작은 글씨로 "안녕하세요"라고 적힌 인사말뿐이었는데, 어느 날 한 서양인이 "안녕하세요!"라고 큰 소리로 인사를 하면서 안으로 들어오는 거예요. 그는 동네에서도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무에타이를 배우기 위해서 태국에 머물고 있던 미국인이었어요. 그에게 아메리카노를 대접할 때마다 사실 너무 떨렸어요. 마치 타이 밀크티를 만들 때마다 태국인들의 반응이 어떨지 조마조마한 것처럼요.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그는 자주 카페에 찾아와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고는 늘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어요.
굉장히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그중에서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어려서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전공자도 아니고 딱히 작가로 불릴만한 활동을 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태국에 이주하게 되면서 태국 생활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으로 이따금씩 적어나갔고, 우연히 AROUND 편집장님을 만나 AROUND 매거진에 본격적으로 연재를 하기 시작하게 되었어요. 매거진에 저의 글이 연재되면서 또 다른 곳과 함께 글과 관련된 작업들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열렸고요. 현재 매거진 연재는 잠시 쉬고, 단행본 작업에 몰두하고 있어요. 올해 안으로는 출간될 예정이에요.
AROUND 매거진을 통해서 치앙마이에 있는 가게와 사람들을 소개해주셨는데요, 치앙마이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준준카페(junjun Shop&Cafe)와 지버리쉬(Jibberish Zakkashop), 그리고 아워 홈 라이브러리(Our Home Library)를 소개했었는데요. 준준 카페는 치앙마이 카페 스토리에서 소개된 것 같아서 지버리쉬와 아워 홈 라이브러리를 다시 소개해드릴게요.
지버리쉬는 치앙마이에 있는 작은 자카샵이에요. 오너인 '낫'이 직접 만든 패브릭 제품들과 여행지에서 수집한 작은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어요. 낫의 어머니가 핸드메이드로 옷을 만들고, 낫이 완성된 옷을 직접 인디고로 염색하죠. 낫의 파트너이자 남자 친구인 '비'는 나무를 이용한 소품을 만들고,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어요.
아워 홈 라이브러리는 엄마 챙, 아빠 버이, 첫째 딸 세이, 둘째 딸 세리, 셋째 딸 픽씨인 다섯 명의 가족이 치앙마이 시내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항동 지역에서 운영하는 무료 도서관이에요. 원래는 이 가족이 집을 지을 당시, 마당에 가족 서재를 만들려고 했어요. 세 딸들이 모두 학교에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가 처음의 계획보다 더 커져버려서 오픈하게 된 것이 바로 도서관이에요. 도서관을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딸들이 운영하는 (역시 집 내부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충당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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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면서 만난 카페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카페는 어디였나요?
요즘 새로운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방콕과 치앙마이에는 정말 인상적이고 특별한 카페가 많아요. 하지만 오늘은 제가 방콕에 이주하기 훨씬 전부터 있었던 "chico café"를 소개하고 싶어요. 방콕의 수쿰빗 Sukhumvit 53번 길 끄트머리에 아늑한 정원을 가진 카페인데요. chico café 는 일본인인 사치코상이 운영하고 있어요. 그녀는 길고양이를 포함해 총 열네 마리의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어요. 고양이들이 카페 안팎을 드나들며 여기저기서 한가롭게 쉬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고양이 뱃살처럼 덩달아 나른해지는 기분이 드는 곳이에요.
Enough for life village 안에는 Enough for life, day off day 그리고 금붕어 식당이 함께 있는데요. 어떤 것들을 같이 꿈꾸고 계신가요?
저희는 모두 한국인이지만 낯선 이국땅에 정착하게 되면서 삶의 많은 변화를 겪어왔어요. 그것의 대부분은 다행히 긍정적인 부분이었고, 낯선 이방인을 따뜻하게 맞아준 이 나라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치앙마이는 계속 변화하고 있어요. 한국의 제주도처럼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면서 그들을 위한 기념품 가게와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원래 있던 치앙마이스러운 모습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죠. 치앙마이 사람들은 대부분 그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더더욱 치앙마이스러운 것을 지키고 싶어요. 그리고 계속해서 치앙마이다운 느린 삶을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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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어떤 건가요?
한국에 많은 것을 두고 떠나왔고, 그중 대부분을 잃어버렸어요. 치앙마이에서 테이블이 3개뿐인 작은 카페를 운영한다는 것은 부자가 되는 일과는 거리가 멀어요. 오히려 더 가난해지는 거죠. 기약 없이 떠나와서 기약 없이 태국에 머물고 있어요. 이 나라에서 평생 살지 또 다른 나라로 떠날지 아니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지 알 수 없지만, 앞으로도 지금처럼 많은 것을 버리고 적은 것을 얻는, 단출하지만 초라하지는 않은 삶을 살고 싶어요.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찍는 사진의 포인트가 어디냐에 따라서, 그 카페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데 day off day를 방문했던 사람들의 사진 속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페인트 공의 실수로 만들어진 분홍색 벽. 계획하지 않은 페인트 공의 실수는 day off day를 찾는 이유가 되었고, 그것이 day off day를 표현하는 하나의 특색이 되었다. 만약 그 날, 페인트 공의 실수를 알고 다시 다른 색으로 그곳을 칠해버렸다면 day off day를 찾는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찍었을까.
주이킴의 글을 몇 편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참 담백하다는 생각이었다. 누군가는 글을 꾸미려고 하기 때문에 원래의 의미를 변질시켜버린다. 조미료를 치지 않고 음식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처럼 때로는 그대로 보여주기가 더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리병에 그대로 이야기를 담아낸다. 유리병에 담긴 이야기는 그녀의 색깔을 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그래서 그 글은 참 담백하다는 느낌이 든다. 여러 번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단출하지만 초라하지 않은 삶'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흔히 많으면 많을수록 풍성하다 혹은 화려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상 물건이 많아지며 많아질수록 우리의 삶을 물건이 대신하기도 한다. '나'라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가진 '물건'이 우리를 보여주고, 우리를 평가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하는 일이 부자가 되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고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부자'에 대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녀가 이야기하는 대로 그녀의 삶은 부자가 되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녀는 일반적인 잣대에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물처럼 살지만, 어딘가에서 만나도 주이킴 그대로의 모습이지 않을까.
제작 : 더심플북스
글 & 기획 & 편집 : 문은지
인터뷰 & 사진 : Pornthep Chitphong
출판사 리뷰
스무 개의 카페들을 인터뷰했고, 지금은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편집하며 그들이 살아온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그들의 삶은 언뜻 단조로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문을 열고, 문을 닫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그런 삶. 하지만 그들은 각자가 걸어온 시간만큼 성장했고, 저는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고 살아가는 관계의 연결, 지속성의 힘, 커뮤니티, 꿈 그리고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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