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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Mar 19. 2017

광고기획의 전설
그가 생각하는 법

쟁이의 생각법 2탄 '기획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인아책방에서 문자가 왔다. 기획자를 위한 강연이 열린다는 내용이었다. 기획에 대한 생각이 짙어지던 시점에 받은 한 통의 문자는 그 누구의 연락보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출처 : 최인아책방



<쟁이의 생각법 2탄 '기획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쟁이라는 말을 참 오랜만에 듣는구나 싶었다. 아주 오래전 책상을 앞에 두고, 선생님이 교단에 서계시던. 친구들과 읽고, 쓰고, 말하기를 하던 그 시절에 들어보던 단어가 아니었나 생각되었다. 어떤 연사들이 온다고 해도 나는 상관없었다. 그저 나보다 앞서 이 일을 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렇기에 나는 고민할 틈도 없이 강연을 신청했다. 


첫 번째 강연을 듣고 나서 나는, 이 강연이 얼마나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두 번째 강연을 들었을 때, 기획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듣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기획이라는 것을 제대로 배워본 적 없었기에, 그동안에는 당장 업무 스킬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것들을 찾아다녔다. 기획을 하기 위한 '방법'에 매달렸던 것이다. 하지만, 어제의 강연은 달랐다. 방법이 아닌 본질을 들여다보는 강연이었다. 




2017.03.17 이용찬 대표 


앞서 말한 주제를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각 연사들은 자신의 생각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 생각이 어떤 결과물로 나왔는지, 그리고 그 결과물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용찬 대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전에 청중에게 먼저 질문을 던졌다. 


"인간은 왜 언어를 만들었을까?" 


이것이 그가 청중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이었다. 이에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자신이 어린 시절 배운 서당교육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가 배운 서당교육이라는 것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 하고는 방법이 달랐는데, 나는 그 다름의 시작이 '질문'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곧 '생각하는 법'을 키우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이용찬 대표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정답이 없는 질문에 답을 하며 생각을 해보세요."

"좋은 대답은 좋은 질문에서, 좋은 생각도 좋은 질문에서 나옵니다." 


그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 즉, 같은 생각을 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다른 생각을 떠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노자의 도덕경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도덕경 첫 장에는 名(이름 명) 자가 8번이나 나옵니다."


그는 도덕경에서 이야기하는 '이름'이 곧 이 시대에 흔히 이야기하는 '브랜드'라는 개념으로 바꿔 해석해도 될 정도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그는 도덕경을 자신이 하는 일의 지침서로 삼았으며, 도덕경을 '브랜드 관리론'으로 까지 생각할 정도였는데,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모든 이름에는 존재의 이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는 사람들이 흔히 이름을 보기보다는, 자기가 하는 일과 생각에 빠져 현상만 바라본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이름'이라는 것은 '본질'이라는 단어와도 가까웠는데, 말 그대로 브랜드가 가진 존재의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일을 하기 위한 일 혹은 경쟁사를 따라잡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더더욱 이름이 가진 힘과 이름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강조했다. 


"여러분은 별명이 있나요?" 


별명. 그는 별명이 있다는 것은 고객과 가깝다는 뜻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 별명은 브랜드의 존재 이유에서 나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여기서 별명이라는 것은,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연상될 수 있는 하나의 이미지라고 생각하면 더 좋겠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하나의 이미지 또는 한 단어로 인식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하도록 그리고 그렇게 만듦으로 인해서 고객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는 것. 그것이 기획자의 역할이 아닐까.


"처음 생각대로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있는가?" 


브랜드 관리에 대한 이야기는 실제로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었다. 브랜드가 변질될 수 있다, 고객에게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 라는 측면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그는 브랜드가 (기업 입장에서) 처음 생각한 대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고객들은 다르게 브랜드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질문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보세요." 


이용찬 대표는 자신이 진행했던 사례를 이야기하며, 청중에게 질문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물었다. 고정관념에 대한 그의 생각을 말하기 위한 질문이었다. 질문이 잘못되었을 때는, 그 질문이 원하는 답을 제대로 말하기 어렵다. 모든 질문이 제대로 되었다고 생각하지 말자. 질문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답을 구하기 위한 액션을 취하기 전에, 질문이 제대로 되어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남자의 관점을 버려라."


남자의 관점을 버려야 한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일까. 그는 세상의 언어가 남자의 언어로 되어있다고 이야기하며, 여자들 역시 교육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언어를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자의 관점, 남자의 언어라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전쟁의 언어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쟁의 관점으로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대한민국에서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바로 '여성', 그중에서도 '주부'다. 타깃이 '주부'인데도 불구하고, 남자의 언어를 사용하여 접근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최고, 최초, 초인류, 아름답다 등" 


미(美)언에 대한 이야기가 뒤이어 나왔다. 아름답다는 말은 남자의 언어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사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그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하지만, 한 번도 나는 남자의 언어 또는 여자의 언어를 구분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내가 쓰는 언어가 어떤지에 대해서도 생각할 기회가 없었다. '아름답다'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표현하는 말 중에 하나이다. 최고, 최초 등은 듣기에 좋은 미언이면서 동시에 전쟁의 언어다. 그렇다면 여자의 언어는 무엇인가? 


"여자의 언어는 곧 어미의 언어입니다." 


어머니가 사용하는 언어와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작은 것을 보고, 세심하게 챙겨주는 태도. 하지만 이 부분은 머릿속에 확실하게 들어오지 않았다. 어미의 언어라는 것이 무엇일까. 이 부분에 대해 강연이 끝난 후, 청중에서 질문이 나왔다. 


"싸움을 거는 언어는 남자의 언어입니다. 자기다움을 만드는 언어가 바로 어미의 언어입니다."


자기다움. 이번 강연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나는 '자기다움'이라는 단어를 선택하겠다. 존재의 이유를 찾고, 질문을 던지며, 어미의 언어를 사용하라는 그의 말을 함축적으로 담을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동안 자기다움을 찾기보다는, 누군가와 늘 경쟁하는 구도에서 살아왔다. 그런 현상은 곧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에도 녹아들어 갔고, 결국 경쟁을 통해 최고와 최초가 되고자 했다. 


"싸워서 길이 있는가." 


그의 말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울림이 있었다. 경쟁이라는 단어는 한국사회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자리 잡고 있다. 경쟁은 '성장'이라는 단어로 대체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이야기한다. 경쟁을 통해서 망가진 사례는 너무 많다. 싸워서 길이 있는가. 이제 더 이상 싸워서 길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기업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먼저 생각하라. 


"내가 이 회사에 있어야 하는 이유와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가 같아야 한다." 


추가적으로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 언급했다. 물론 나는 직원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이는 꼭 직원이 아니더라도 같이 일하는 파트너 하고도 공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파트너 스스로가 함께 일을 하고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렇다면 처음 기획단계에서부터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이유와 공동으로 진행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점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정언은 이상하게 드린다. 도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말에는 씨가 있고, 일에는 본질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못 알아듣는다."


그의 강연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들을 하나하나 인용하며 이루어졌다. 도덕경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단번에 그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으나 그의 설명을 들으며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강연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 내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들어왔음을 느꼈다. 이용찬 대표의 책이 5월에 출간된다고 하니, 들었으나 내 안으로 완벽히 숙지되지 않은 내용들은 그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정리해보려 한다. 




이용찬 대표 소개 by. 최인아책방 (링크참조) 




이용찬 대표의 추천도서


1. 창업자정신 / 크리스 주크 외 / 한국경제신문
2.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 최진석 / 소나무
3. 코스모스 / 칼세이건 / 사이언스북스
4. 시란 무엇인가 / 강남주 / 태학사

5. 칼바르트가 쓴 모차르트 이야기 / 칼 바르트 / 예솔 
6. 신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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