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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Oct 24. 2017

많은 것들을 준비했던 영화
하나에 집중하지 못한 영화

[브런치무비패스] 부라더 & The Bros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출처 = 부라더



감독 : 장유정 

제작 : (주)홍필름, (주)수필름

배급 : 메가박스(주) 플러스엠 

배우 : 마동석, 이동휘, 이하늬, 조우진, 송영창, 이지하, 허성태, 송상은, 지창욱 등


부라더 영화 정보




많은 것들을 준비했던 영화 

하나에 집중하지 못한 영화


영화 속에 들어가 있는 요소들은 많았다. 등장인물도, 그들의 배경도, 사연도,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많았는데 나는 어쩐지 그 요소들이 조화롭지 못하게 영화 속에 섞여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의도한 대로 웃겼고, 눈물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마치 맞춰지지 못한 퍼즐처럼 어딘가 비어있었고, 결국 완성을 시키지 못한 채 영화가 끝나버린 기분이었다. 관객을 웃기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관객이 생각 없이 웃게 만들기란 정말 어렵다. 하지만 영화 '부라더'는 내게 너무 많은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출처 = 부라더


학원강사로 일하고 있는 석봉은 강사 일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숨겨진 보물을 발굴하는 일에만 관심이 많다. 물론, 보물을 찾는 행운이 그에게 쉽게 오지는 않는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주봉은 석봉과 다르게 회사 일에 열심히지만, 의도치 않게 실직 위기에 처하고 만다. 생긴 것도, 성격도 어느 것 하나 닮은 것 없는 형제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본가로 향하게 되고,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는 석봉과 주봉 앞에 '오로라'라는 이름의 여자가 등장한다. 영화는 모두가 장례를 치르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이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출처 = 부라더
출처 = 부라더



아버지 장례와는 상관없이 석봉과 주봉은 그들이 원하는 이익을 취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을 사용하게 되고, 오로라는 그들의 주변을 맴돌며 그들이 하려고 하는 일에 도움이 될만한 팁을 말해준다. 아버지를 향한 애정도 존경심도 없던 그들에게 제사는 거추장스러운 것이며 불필요한 것일 뿐이다. 지금은 많이 사라진, 하지만 아직도 뿌리 깊게 남아있는 한국의 종갓집 제사문화는 영화의 주된 소재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을 거 같이 꽉 막혀 버린 그들의 모습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누군가의 희생은 당연하게 요구되는 작은 사회에서 석봉과 주봉은 계속 겉돌기만 한다. 


영화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웃음에서 감동으로 코드를 바꾼다. 어머니의 죽음에 담겨있던 진짜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맴돌던 오로라의 정체. 풀리지 않을 거 같은 실마리가 풀리고 모든 의문이 해결되었을 때, 장례는 끝이 나고, 그들이 그곳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 또한 끝이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끝에서 그들은 다시 시작한다. 그들에게 맞게 하나씩 바꿔나가며 그렇게 다시 시작한다. 


영화 '김종욱 찾기'의 장유정 감독의 이번 영화 '부라더'는 기존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짜임새 있는 구성과 전개를 볼 수없어 아쉬웠다. 모든 배역들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으나, 스토리에서 정말 필요한 역할이었는지, 연기였는지, 저만큼의 강도로 연기가 필요했던 것인지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코미디를 가볍게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진짜 웃기기 위해서는 정말 치밀한 구성과 전개가 필요하다. 최근 머리가 너무 복잡하고 무거운 주제만 다뤄왔던 사람이라면, 그래서 어떤 영화든 좋으니 그냥 하하하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내게는 너무 가벼웠지만, 누군가에게는 지금 이렇게 가벼운 영화도 필요할 테니... 



** 해당 리뷰는 브런치무비패스를 통한 시사회 관람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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