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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Nov 03. 2017

한 끗이 달랐던 막장 영화
리빙보이 인 뉴욕

[브런치무비패스] 리빙보이 인 뉴욕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출처 = 리빙보이 인 뉴욕


감독 : 마크 웹 

각본 : 알란 로엡 

제작 : 앨버트 버거, 론 에르사 

수입 : (주)더쿱 

배급 : (주) 더쿱

배우 : 칼럼 터너, 제프 브리지스, 케이트 베킨세일, 피어스 브로스넌, 신시아 닉슨, 키어시 클레몬스, 테이트 도노반, 월리스 쇼운, 안 두옹, 데비 마자르, 에이미 혼, 제임스 사이토, 매더 재프리, 피터 프란시스 제임스 등 


리빙보이 인 뉴욕 영화 정보 (The Only Living Boy in New York) 





인물들의 관계를 설명하다 : 여자 주인공 중심으로 


영화가 끝나고 같이 영화를 보러 갔던 지인에게 말했다. 


“이거 막장 드라마 아닌가요?” 


영화에는 세 명의 여자와 네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토마스지만, 인물들의 관계를 설명하기에는 여자들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게 이해가 더 쉽다. 얽히고 얽힌 관계 속에서 그들은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관객은 점점 더 혼란스럽다. 뉴욕이라는 환상과 사람들. 지루함이 만들어낸 어긋남인 것인지, 어긋남이 만들어낸 지루함일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막장 요소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며 뉴욕에 사는 한 소년의 삶은 점점 더 알 수없게 변한다.



1. 미미 : 한 여자와 두 남자의 대립 

미미는 공식적으로는 닉의 여자 친구다. 하지만 토마스와 하룻밤을 보내고 난 뒤, 둘의 관계는 언제든 연인으로 발전해도 무리가 없는 관계로 바뀐다. 닉은 사실상 한 번도 스크린에 등장하지 않지만, 미미를 중심으로 닉과 토마스가 대립한다. 


출처 = 리빙보이 인 뉴욕



2. 조한나 : 남들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조한나는 토마스의 아버지 에단과 내연관계다. 토마스는 우연히 자신의 아버지가 조한나와 만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그 뒤로 알 수 없는 질투심에 휩싸여 조한나를 쫓게 된다. 처음엔 어머니 때문에 조한나에게 아버지와 헤어지라 이야기하지만, 나중에는 자신과 만나고 있으니 아버지와 관계를 끝내라 요구한다. 결국 조한나를 중심으로 토마스와 토마스의 아버지 에단이 대립한다. 


출처 = 리빙보이 인 뉴욕



3. 주디스 : 사실 너의 진짜 아버지는… 

주디스는 토마스의 엄마이자 에단의 부인이다. 하지만 주디스는 늘 불안증세를 보이며 조울증에 시달린다. 주디스의 존재는 처음엔 그렇게 부각되지 않았으나, 토마스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주디스 역시 두 남자와 관계를 이룬다. 결혼은 에단과 했으나 주디스와 마음이 통했던 건 바로 제랄드였다. 게다가 에단의 불임으로 주디스와 에단은 제랄드를 통해 자식을 낳기로 한다. 그렇게 주디스와 제랄드의 하룻밤으로 탄생한 아이가 바로 토마스. 주디스를 중심으로 에단과 제랄드가 대립한다. 


출처 = 리빙보이 인 뉴욕




인물들이 관계를 정리하다 : 남자 주인공 중심으로


지루한 뉴욕. 지루했기에 이 모든 관계가 만들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들의 관계는 잘못 감긴 실타래처럼 얽혀있고, 풀 생각이 없는 사람들처럼 점점 관계는 꼬여만 간다. 그들은 풀 수 있을 만큼 풀고, 잘라낼 수 있는 관계는 잘라내며 관계를 정리해나간다. 이번에는 남자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관계가 정리되었는지 설명하도록 하겠다. 



1. 토마스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던 토마스는 우선 미미와의 관계를 정리한다. 미미는 닉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토마스를 찾아오지만, 토마스의 마음속에는 이미 조한나가 온통 차지한 후였다. 조한나 역시 에단과 정리하려 했으나, 결국 에단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출발을 기다린다. 하지만 조한나의 이런 결정에 이성을 잃은 토마스는 그와 대립관계에 있던 에단에게 찾아가 모든 사실을 고백하게 되고, 토마스를 중심으로 엮여있던 미미, 조한나, 에단의 관계는 모두 원점으로 돌아가 어떠한 관계도 대립도 이뤄지지 않게 된다. 


출처 = 리빙보이 인 뉴욕


2. 에단

글을 쓰는 능력은 없지만, 출판사 사장으로서 사업가의 능력을 갖추고 있던 에단은 주디스와 관계를 정리하고 조한나와 새로운 시작을 원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아들 토마스라는 인물의 변수로 인해 에단이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틀어지게 된다. 결국 모든 관계가 종료된다. (영화 끝부분에 조한나와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는 내용이 살짝 나오기는 한다.) 


출처 = 리빙보이 인 뉴욕


3. 제랄드 

모든 사람들의 관계와 이야기를 알고 있었던 단 한 사람. 모든 사건의 중심이 토마스라면, 제랄드는 모든 사건의 관찰자였다. 그런 제랄드가 관계를 맺고 있던 인물은 주디스. 제랄드와 주디스의 관계는 에단이 주디스와 관계를 정리하기를 원했기에 생각보다 쉽게 해결된 케이스다. 유일하게 관계를 만들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출처 = 리빙보이 인 뉴욕




한 끗이 달랐던 막장 영화 


모든 요소들이 우리가 흔히 막장드라마라고 부르는 것들과 일치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그렇게 비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감독이 ‘소설가’를 영화 속에 넣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마치 영화 속에서 소설가로 등장하는 제랄드가 만들어낸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마치 제랄드가 토마스와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소설가가 소설 속 인물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소설가가 낳은 자식이 주인공인 것처럼, 토마스의 생부로 제랄드가 등장하고, 자연스럽게 토마스의 엄마 주디스가 그리워하던 대상으로 자리 잡는다. 


출처 = 리빙보이 인 뉴욕


제랄드는 토마스와 이야기를 나누며, 토마스에게 많은 조언을 한다. 어떠한 결정도, 어떠한 새로움도 없던 토마스의 일상에서 제랄드의 조언은 토마스를 움직이게 만들고, 토마스가 만들어낸 많은 사건과 관계들은 다시 제랄드의 소설로 만들어진다. 한 권의 책이 모두 완성되었을 때, 그 책 속에 등장했던 모든 인물들의 갈등도 종료되며 영화는 끝난다. 어쩌면 한 끗 차이. 감정이 감정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그 감정을 작품에 담아 보여줄 것인가의 차이가 뻔해 보이는 소재도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 


“그래도 모든 대사가 너무 좋았어.” 


나와 같이 영화를 봤던 지인이 했던 말이다. 맞다. 소설가의 입으로 영화를 이끌어갔기에 그 한 끗이 달랐다. 



** 해당 리뷰는 브런치무비패스를 통한 시사회 관람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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