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도치 않게 20대 분들과 이야기할 일이 많았다.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거대한 불안감이었다. 30대 중반이라고 해서 불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기억 나는 것들을 적어본다. 어쩌다보니 조언처럼 하게 되었는데, 나도 아직 인생을 잘 모르겠다 싶어서 조심하긴 했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될 것도 같다.
1. 있는 현실을 그대로 인정한다.
빠른 성공이 잘 팔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온통 듣는 이야기는 누군가 1년 만에 성공했다 그런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현실은 성공은 뒤늦게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또한 우연히 급하게 찾아온 성공은 반드시 마음과 정신에 영향을 준다. 잘 팔리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이야기와 진짜 현실을 알려면 개인적인 노력을 많이 쏟아야 한다. 잠깐 잘 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탄탄히 자기 것을 쌓아 올려서 성공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성공했다는 사실이 별로 안 중요해서 잘 이야기 안 하기도 한다)을 찾아보면 좋다.
또한, 바로 세계적인 수준의 무엇인가가 되고 싶어 하는 욕심이 일반적이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처음 일을 시작할 때라면 멘토를 찾는 게 우선이다. 그게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멘토라는 게 거창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 멘토란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을 확장시켜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부장님 과장님 등 경력이 높은 사람이 많다 한들 그들의 이야기에서 wow 한 부분을 느낄 수 없다면, 멘토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나 스스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빠르게 인정하고 나를 도와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 아주 작은 가게의 사장님이라 한들 그의 이야기에서 매일매일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 사람은 아주 훌륭한 멘토이지 않을까.
2. 너무 일찍 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너무 빠르게 성공한 이야기가 잘 팔리는 것처럼 남들보다 자신의 길을 빠르게 정해서 커리어를 잘 쌓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잘 팔린다. 그래서 일을 시작하자마자 어떤 직업으로 앞으로 10년을 쌓아갈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강화학습에서는 exploration & exploitation이라는 개념이 있다. 탐험을 해야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중간중간 그 정보를 토대로 최고의 선택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인생도 조금은 비슷하다고 느낀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라면 탐험을 해야 할 때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 1년 무슨 일을 하는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어떤 탐험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10년을 했는데 그때가 되어서야 탐험을 안 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보다 지금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인정과 보상을 신경 쓰면 탐험가의 마음을 가질 수 없다.
3.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갈수록 나 자신을 살펴보면 부모의 영향력은 정말로 강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꿈꿨던 꿈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은 경우도 상당히 많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꿈을 꾸는지보다 내가 독립한 한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구나 느낀다. 그래야 비로소 내가 내 자신으로서 사고하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의 인생을 사는 것만큼 죽을 때 후회되는 것도 없다고 한다. 정말로 나의 인생을 살려면 누군가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하는 법이다. 어떻게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하나하나 다 뜯어보면서 이건 내 진짜 생각이고 이건 아니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따라서 가장 나에게 큰 영향을 주는 부모를 떠나보는 것이 진짜 내 생각을 알게 해주는 강력한 방법이다. 부모를 떠난다는 것이 꼭 물리적으로 멀어지고 경제적으로 독립한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20대에 자립을 하기만 해도 30대의 수많은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 같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부모는 멘토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사랑을 주는 대상과 나를 성장시켜주는 대상은 항상 같지 않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았다면, 부모에게 사랑을 해주면 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말을 듣는 게 꼭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4. 자신이 오랫동안 관심 있어했던 것을 버리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은 정말로 얼마 없다. 이게 좋다고 해서 이걸 하고 저게 좋다고 해서 저걸하다 보면 나는 사라지고 나만의 관점이랄 것이 남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에 거스를 필요는 없다. 지금의 세상은 명백하게 기술이 이끄는 세상이다. 기술은 단순하게 도구로서 배우면 되는 것이고 기술로 무엇을 할지는 내가 평소에 관심 있어했던 것을 통해서 할 수 있다. 만약 음악에 관심 있었던 사람이라면 기술을 배워서 음악을 더 잘하거나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나의 중요한 부분을 버릴 필요가 전혀 없다. 문과냐 이과냐, 기술이나 비기술이냐 이런 것은 별로 중요치 않다.
5. 나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20대를 만나서 이야기해도, 30대를 만나서 이야기해도, 40대를 만나서 이야기해도, 60대를 만나서 이야기해도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정말 흔치 않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내가 아닌 외부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 해보면 정말로 생소하고 쉽지 않다. 이것 또한 처음에는 스스로 혼자 하기 쉽지 않다. 주변에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것은 다른 사람과의 대화의 창을 통할 때가 정말 많았다. 가족이나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서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가를 알아가려고 노력을 시작하면 좋다. 이게 1년 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라서 20년 할 생각으로 아주 가볍게 하면 좋다. 20년 할 일을 진심으로 해버리면 지쳐서 그만두게 된다.
생각보다 남들의 생각이나 이야기는 별 영양가가 없을 때가 많다. 그리고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단순한 사실. 그래서 사실 동시대에 살아있는 많은 사람들은 함께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동지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생각보다 자신의 내부에서 조용히 들려오는 생각이나 이야기가 대가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진실하고 내 삶에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조언은 정말 조언이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