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일어나면서 생각한 것

by 웅사이다

아침에 일어나는게 참 어렵다. 이전에 어떻게 정해진 규칙을 따르며 살았나 싶다. 사람은 오랫동안 해뜰 때 일어나고 해질 때 잠을 잤을텐데, 나는 유전자를 거스르는 것인지 매일 불규칙하게 산다. 세상의 규칙은 따르기 싫지만 규칙적으로 살고 싶은 마음은 든다. 그러고 보면 규칙이라는 것은 동전의 양면 같은 면이 있다.


규칙에는 남이 정한 규칙도 있지만 스스로 정한 규칙도 있다. 스스로 정한 규칙을 자기 규율이라고 부른다. 자유로운 삶을 생각할 때, 난장판으로 어지러진 삶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지고 싶은 자유란 자기 규율을 기반으로 형성되는가보다. 어쩌면 자기 규율이 내가 도달하고 싶어하는 지점일지도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인생이란 규칙과 불규칙 사이에 있는 것 같다. 코스모스(규칙)에 머무르면서 카오스(불규칙)을 꿈꾸기도 하고 카오스에 있으면서 코스모스에 가고 싶어하기도 한다. 안정적인 삶을 이야기할 때는 코스모스를 이야기한다. 꿈과 도전을 이야기할 때는 카오스를 꿈꾼다. 코스모스는 패턴, 규칙, 일정한 것, 유지되는 무엇인가이고 카오스는 폭발, 분출, 파괴, 재구성과 같은 것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유지하면서 무엇인가를 파괴하고 산다.


어렸을 때 코스모스라는 우주과학 책을 들고 다니며 읽었던 적이 있다. 사실 남에게 유식한 척 보이고 싶어서 들고 다녔지 그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 확실하게 기억하는 것은 우주는 코스모스라는 것이다. 아주 크고 높은 관점에서 보면 모든 것이 조화롭고 규칙적으로 보일 수 있다. 우리의 삶을 세세하게 뜯어보면 불규칙, 불확실성이 다분히 나타난다. 하지만 삶의 처음과 끝을 살펴보면 태어남과 죽음의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일어나는 시간이라는 미세한 관점에서 나의 삶은 카오스이다. 하지만 자고 일어난다는 관점에서는 나의 삶은 코스모스이다. 이런 것을 보면 어떤 관점을 선택해서 나의 삶을 해석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삶이 된다. 나는 나의 삶을 관찰하는 작가이자 예술가인 것이다. 예술은 어떤 특정한 관점을 통해 세상을 관찰하고 익숙지않은 방식으로 보여준다. 예술을 통해, 우리는 알고 있던 세상이 조금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나라는 예술가는 나의 삶에 예술을 접목시킬 수 있다. 이전의 나에게는 코스모스였던 것을 카오스로, 카오스였던 것을 코스모스로 예술은 변화시킨다.


일어나는 게 쉬웠다면 코스모스와 카오스에 대해 생각해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게으름은 오히려 창의력을 부추기기도 한다. 하지만, 자기규율을 통해서 삶은 통제 가능한 카오스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산다고 하지만 본능에 따라서만 산다면, 그 삶은 이끌려가는 삶이지 주체적인 삶이 아니다. 그런 삶이 자유롭다고 볼 수는 없다. 현재의 나의 모습을 예술로의 창구로 삼을수는 있지만 머무르기만 하기에는 인생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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