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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사이다 Oct 20. 2020

신뢰를 주고 받는 것

세상에서 가장 어렵지만 뜻깊은 것

에너지가 넘치고 멋지게 일하는 훌륭한 팀에 대한 동경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서 "아메리칸쉐프" 영화를 봤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칼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일류 쉐프로서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이다. 하지만 레스토랑 주인이 쉐프의 전문적인 부분인 메뉴에 대해서 세세하게 개입했다. 레스토랑이 모험을 감수하며 계속 손님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보다는 이전에 통했던 방법을 고수하며 레스토랑의 이익을 지키려고 했다. 그 상황에 실증이 난 주인공이 결국 레스토랑을 나가서 신뢰하는 동료인 마틴과 아들인 퍼시와 함께 푸드트럭을 하며 겪는 일을 풀어낸 영화이다.


즐겁게 일하는 칼의 팀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행복했는데 그 중에 가장 감명 깊은 것은 푸드트럭에서 주인공과 동료와 아들이 함께 일하는 장면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각자의 판단대로 일하면서 엄청난 시너지를 낸다. 정말 바쁘고 힘들게 일하면서도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은 누구나 꿈꾸는 팀에 대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주인공인 칼이 마틴과 퍼시를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칼은 털털하고 솔직하게 행동하면서도 사려 깊었다. 칭찬을 할 때는 상대방이 정말 기분이 좋아지게 칭찬하고 아닌 것을 말할 때는 딱 잘라 말하곤 했다. 이러한 리더의 모습과 그의 실력에 팀원들이 매료되어 시너지를 내게 되고 위대한 팀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팀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뛰고 행복해지는 것을 보며 오래전부터 훌륭한 팀을 동경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열정적이고 신뢰가 있는 팀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의 실상을 보면 그와는 항상 반대인 것을 볼 수 있다. 진정한 신뢰를 주고 받는 경우를 찾기가 참 힘들다. 처음에 열정이 있더라도 곧 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상사의 인정이나 승진, 금전적 보상과 같은 비본질적인 것을 바라는 열정이로 바뀌곤 한다. 왜 그렇게 우리는 위대한 팀을 만드는 것을 자주 실패하는걸까?


칼의 팀이 다른 팀과 다른 건 아마도 서로 간의 신뢰가 아닌가 싶다.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신뢰는 어떤 어려움이 와도 깨지지 않는다. 신뢰는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고 순수한 일에 대한 열정을 지킬 수 있게 해준다. 어느 누구도 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고 같은 사고를 하지 않는다. 일단 신뢰가 구축되면 팀원들은 각자의 재능과 특유의 사고 방식을 통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간다. 훌륭한 팀에 훌륭한 리더십은 필수 조건이다. 훌륭한 리더십은 모든 것을 통제하는 사람을 말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인지적인 한계는 너무나 명확하고 따라서 각자가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보완해줄 팀이 필요하다. 이미 신뢰가 바탕이 되어있는 팀에는 통제가 필요없다.




신뢰라는 이름의 어려움

밖에서 볼 때 이렇게 신뢰가 있는 팀을 볼 때는 신뢰를 쌓는다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직접 신뢰를 쌓으려고 노력해본 모든 사람은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당장 내일 출근해서 동료를 신뢰하려고 노력한다고 해보자. 회의에 들어가서 동료가 내 일에 대해서 완전히 다른 생각을 이야기한다. 신뢰하자는 마음을 가져도 그런 의견을 가감없이 제대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동료에게 솔직한 의견을 줘도 상대방은 반감을 드러내고 그 의견에 대해서 거부의사를 밝힐 수 있다.대부분 이런 상황이 오면 어제 마음 먹었던 신뢰는 안개처럼 사라져버린다. 


우리가 실수하는 건 신뢰가 있는 팀의 모습만 생각했지 신뢰를 쌓아나가는 힘든 과정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뢰를 쌓는 것는 말 그대로 한 겹 한 겹 쌓는 것이다. 그것은 시간이 걸리고 오래 걸리는 일이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수많은 조직 문화에 대한 책들이 신뢰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책에서는 직원을 신뢰하라라고 하는데 어떻게 갑자기 직원을 신뢰할 수 있을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바로 신뢰는 경험에서 온다는 것이다. 만난 지 한 달도 안된 사람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 함께 경험한 것이 없는데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간 동료와 같이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이란 그렇다. 

(2) 신뢰를 형성하는 것은 마치 농사를 짓는 것과 같다.

무엇인가에 도전할 때는 무엇에 도전하는 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쉽다고 생각하고 도전하다가 어려움에 부딪히면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려운 일에 도전한다고 마음을 먹고 차근 차근 해내가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인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두터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 동료들끼리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어려운 일이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것에 공감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래 걸리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당장 조급하지 않게 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에 조급함을 가지면 오래 갈 수가 없다. 




어떻게 신뢰를 쌓아나갈 것인가

신뢰를 형성하는 좋은 방법은 어려움을 함께 겪어내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을 때 서로 좋은 말을 주고 받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진정한 신뢰란 어려움 속에서 빛을 발한다. 사람은 어려움이 생겼을 때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고 그러한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신뢰를 하게 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다 지켜본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내가 매일 하는 선택이 신뢰를 조금씩 쌓기도 하고 부수기도 한다. 또한 매일 매일 내가 사람들에게 보내는 신뢰의 신호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진짜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가 기대를 보내는 것에 맞춰 상대방이 행동하곤 한다. 따라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조금이라도 상대방을 신뢰하려고 하면 나의 그런 모습을 보고 상대방도 용기를 낼 수 있다. 


상대방에게 신뢰를 줄 때 명심해야 할 것은 내가 기대한 대로 행동할 것을 바라며 안된다는 것이다. 내가 기대하지 못한 방식으로 말하고 행동하지 못할지라도 결국은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고 그래서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을 기대해야 한다. 불확실한 것을 확실하게 하려고 하면 모든 관계를 망치게 된다. 불확실한 상황과 긴장 아래에서도 균형을 잡는 것이 지혜이고 연륜이라고 생각한다. 신뢰는 정적이지 않고 동적이며 움직인다. 매일 매일 쌓이고 무너진다. 상대방과 수많은 말과 행동을 주고 받으며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관계는 성숙해져 간다. 결국 신뢰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것은 미래를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고 싶어하는 나 자신이다. 사람은 누구나 예측할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모험을 떠났다면 두려움에 익숙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누군가를 믿는다치고 매일 노력해보면 세월이 지나 어느새 두터워진 관계가 형성된 것을 경험하지 않을까? 함께 도전할 동료를 찾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다보면 좀 더 빠르게 신뢰할 수 있는 동료를 얻게 되지 않을까? 누군가를 믿는데 서투르더라도 온전히 믿는다면 할 행동들을 작은 것이라도 해보면 어떨까? 분명 배우는 점이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가치있는 것은 쉽게 볼 수 없으며 추구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즐겁게 일하는 칼의 팀과 같은 팀을 갈망한다면 어려운 길을 떠나야 한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믿고 조금 더 불확실한 미래를 즐겨보자.



출처

- 그림 2 :  https://www.commondreams.org/sites/default/files/styles/cd_large/public/views-article/farms.jpeg?itok=cTmtRuz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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