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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사이다 Feb 01. 2021

PMF의 전과 후

프로덕트 마켓 핏 파보기

오래간만에 일에 관련된 이야기를 적어볼까 한다. 이 또한 나중에 이불 킥이 될 수도 있겠지만... 


프로덕트와 마켓이 딱 핏! 출처 : https://www.hotjar.com/grow-your-saas-startup/product-market-fit/

최근 주변에서 PMF의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IT회사에서 일하기 전에는 이 단어조차 듣지 못했는데,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보니 그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뉘앙스를 통해 PMF가 어떤 거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음이 PMF에 대해서 더 공부하라고 시켰는지 관련 글들을 찾아보았다. 


일단,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PMF가 무엇인지부터 이야기를 해야 한다. PMF는 product-market fit이라는 단어로 제품과 시장이 얼마나 'fit'한 지를 통해 스타트업의 초기 성공을 가르는 말이다. PMF를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성격 때문인지 항상 기원을 찾는다) 벤처투자사인 벤치마크 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인 Andy Rachleff이다. 처음 나온 건 1990년대 말쯤이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Andreessen Horowitz 투자사의 대표인 Andreessen이 유명하게 만들었다. (이쯤 되면 투자사 관점에서 만든 말이라는 생각도 든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정신없이 만들다 보면, 정말로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요인 때문에 좋아 보이는 건지 등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보통 이럴 때는 아닌 경우가 많다. 왜냐면 PMF에 대해서 언급하고 유명하게 만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PMF는 이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면 회사가 절대 모르고 지나칠 수가 없다. 

당신이 만드는 대로 제품이 팔려나가거나, 서버를 증설해야 할 만큼 사용량이 폭증할 테니까. 고객이 지불하는 돈은 기업의 계좌에 쌓이게 될 것이다. 당신은 가능한 한 빨리 영업과 CS 스태프를 채용하게 될 것이다. 핫하고 새로운 것에 목마른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할 것이다. 당신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올해의 창업가 상을 수상할 것이다. 투자은행의 은행가가 당신의 집 앞에 진을 치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정말 회사가 만든 제품이 마켓과 맞아떨어지는 PMF에 도달했는지를 알고 싶다면 NPS 점수나 리텐션 커브를 통해 판단할 수도 있다. 물론, 명확한 기준 같은 건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건, 단순히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제품을 사용하고 구매하게 만들었다면 이 두 가지는 아마 처참하게 나올 것이다. 두 가지를 통해서 어떻게 PMF에 도달했는지를 판단하는 건 개인적으로는 다음 영상을 참고했다. 

https://youtu.be/0LNQxT9LvM0


PMF에 도달했다는 것은 제품과 시장이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회사에서 손을 놓고 있어도(??) 성장이 미친 듯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자연 성장'이 바로 키포인트이고 돈을 쏟아부어서 만든 것은 따라서 PMF가 될 수 없다. 와이 콤비네이터는 미국에서 유명한 엑셀러레이터 (초기 스타트업이 성공하게 도와주는 곳)인데 여기서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라' 그리고 '그럴 때까지 다른 모든 활동을 중단하라'이다. 스타트업 초반에 PMF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고단하기 때문에 다른 일들을 하게 되는데, 그런 활동들이 제품의 성공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Andreessen은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것은 단 하나, PMF를 찾는 것이라고 한다. Andreessen이 했던 말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서비스 성공의 원인은 팀도, 프로덕트도 아니고 시장이 가장 중요하다.

정말 훌륭한 시장은 제품을 시장을 끌어낸다. 이 경우 훌륭하지 못한 제품이어도 호응을 얻기 시작한다.

좋은 팀을 가지고 나쁜 제품을 만들거나 나쁜 시장에 도전하는 경우는 대개 첫 번째 스타트업을 성공시킨 2, 3회 차 창업가가 많다

중요한 것은 오직 PMF를 달성하는 것

PMF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라


언제나, 원문을 찾아 읽는 것이 가장 좋다. 

https://pmarchive.com/guide_to_startups_part4.html


PMF 말 그 자체에서 볼 수 있듯이 PMF의 도달은 시장과 제품이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보통 시장을 생각하지 않고 제품만 멋들어지게 만들어서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Andreessen에 따르면, 좋은 시장은 제품을 시장으로 끌어낸다고 한다.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데 세상에는 아직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제품이 목표로 하는 시장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로 쉽지 않다. 제품이 누구를 만족시키고 있는지, 그 사람들의 만족이 어떤 시장인지, 정말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용하는 척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마케팅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데려오고 있다면 더욱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PMF에 도달하지 않은 이유가 유입 채널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제품 자체가 매력이 없는 건지를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주 초기부터 사용자를 너무 무리해서 끌어오는 것은 판단력을 흐릴 가능성이 높다.


리텐션 커브를 보는 것은 언제나 유익하다. 실제로 건강한 리텐션과 아닌 리텐션의 차이는 극명하다. 여기서 말하는 리텐션은 처음 설치, 가입, 제품을 사용한 사용자들이 그 이후에 돌아오냐이다. 만약 제품이 시장과 딱 맞아떨어진다면 (시장을 어떠한 니즈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들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 사용자들은 떠나지 않는다. 따라서 파란색과 같은 리텐션이 커브가 나와야 한다. 여기서 그로스를 통해 더더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PMF에 도달하지 않았다면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 대부분의 처음 만든 제품은 빨간색과 같은 리텐션 커브를 그릴 것이다.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훌륭하게 느끼는 제품이나 서비스 모두 저 빨간색과 같은 상황을 맞이했다. 상당히 위안이 되는 말이다. (아니.. 페이스북은 예외인 것도 같다)


출처 : https://medium.com/@kangeugine/how-to-get-users-and-grow-alex-schultz-f2c58f1cd997


자연 성장은 반드시 좋은 리텐션 커브를 가지게 된다. 좋은 리텐션은 복리 효과를 만들고 서비스의 성장을 직선이 아니라 지수 성장으로 만들어준다. 이것이 급격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그에 따라 위에서 이야기한 PMF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PMF에 도달했나?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럴 때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가 고민이 된다. 절대 절대 PMF에 이미 도달한 제품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아까도 말했듯이 PMF에 도달하는 과정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자꾸 좀 더 마법 같아 보이는 방식을 택하게 된다. 그래서 와이 콤비네이터에서 과정 속에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사용자가 좋아하는 제품을 만드는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사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항상 고통스러운데, 누군가 정해줬으니 편하기도 하다)


이렇게 와이 콤비네이터를 언급했으니, 와이 콤비네이터의 대표인 paul graham이 PMF를 찾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한 글을 말하려고 한다. 

슬프게도 영어이지만 항상 원문이 가장 좋다.

http://paulgraham.com/ds.html


이 글에서 말하는 핵심은 스케일 가능하지 않더라도 소수의 사용자에게 집중을 하고 그 소수의 사용자가 최고의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게 쌓이고 쌓이면 PMF에 도달한다고 한다. 시장, 즉 니즈를 가진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의 제품의 모습에서 뭔가를 하려고 생각하기보다는 사용자 입장에서 문제 및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완전히 다른 제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초기 사용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해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간단해 보이는 이 말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폴 그레이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번역하자면 스타트업이 초기 사용자의 행복에 집중해서 망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I have never once seen a startup lured down a blind alley by trying too hard to make their initial users happy.


그렇다면 시장이 꼭 커야 하나? 그렇지 않다. 작은 시장을 상대로 시작해도 괜찮다고 한다. 페이스북도 초반에 하버드 학생들만을 위한 사이트를 만들었고 완전히 그들을 위한 거였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커질 수 있었던 것이다. 저커버그가 당시에 대해 이야기했던 건 다음과 같다. 수업 리스트를 만드는 게 정말 힘들었지만 그건 초기 사용자들의 행복을 위한 거였고 그게 초반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페이스북이야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대학생이 아니다. 수업 리스트가 대학생이 아닌 사람들에게 무슨 쓸모가 있었겠나. 하지만 지금의 페이스북을 보고 초반의 스타트업이 전략이나 방향성을 정하면 안 된다. 


When I interviewed Mark Zuckerberg at Startup School, he said that while it was a lot of work creating course lists for each school, doing that made students feel the site was their natural home.


즉, 큰 시장인데 훌륭하지 않은 시장보다 작지만 훌륭한 시장의 사용자들에게 집중해서 스케일 하지 못하는 일을 계속 루프를 돌면서 하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흔히, 엔지니어들은 스케일 하지 못하는 일에 반대를 한다. 예를 들면, 에어비앤비에서 직접 호스트의 집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생각해보자. 만약 잘된다 해도 그 상태로 스케일업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소수의 사용자들에게 집중해서 그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제품을 끌어당기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것이다. 그 소수의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제품을 끌어당길 거고 만족한 소수의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을 끌어오기 시작하고 자연 성장이 시작되면서 PMF가 달성되는 것이다.



좀 두서가 없었지만, PMF에 대해 정리해보고 싶었다. PMF는 당장 지금의 생각으로는 투자사 입장에서 투자를 할만한 회사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투자를 할만한 회사라는 이야기는 앞으로 극적으로 성장할 거라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PMF에 도달하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 누군가는 공부하지 않고도 본능적으로 PMF를 찾으려는 일을 중점적으로 하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에어비앤비 조차도 와이 콤비네이터에 들어가서 배우면서 PMF를 찾아갔으니까 말이다. 공부하고 배우고 그걸 써먹어서 PMF를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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