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이 지나기 전에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모든 것이 애뜻해진다. 이 장소의 이 밤 이 느낌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마냥 행복하지도 마냥 우울하지도 않고 조금은 자유로운 마음으로 잠에 드는 이 밤은 오늘에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지금의 감정과 생각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인가를 남기고 싶은데 무엇을 남겨야 할지 모를 때가 있지 않는가? 그게 지금 바로 내 심정이다. 어쩌면 글이 아니라 그림을 그려야 할지도 몰라. 아니 노래를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 파리에서도 밤은 오고 사람들은 잠을 잔다. 누군가는 설레는 마음으로, 누군가는 지친 마음으로, 누군가는 기쁨으로, 누군가는 슬픔으로 눈을 감는다. 밤이 있어야 아침이 오는데, 아침이 오기 때문에 이 밤은 끝나기 때문에 애뜻한 것일까? 나는 오늘 어떤 마음으로 눈을 감게 될까?
멀리서 내 인생을 보면 부러울까? 낭만적이라고 느껴질까? 가까이서 내 인생을 보면 진저리가 날까? 불쌍할까? 그 모든 게 진실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살짝은 우울하게 살아간다. 마치 그게 진리인 듯이 말이다. 누구보다 가까이보는 내 인생은 기쁨인지 슬픔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나만의 색깔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삶의 색깔이 아닌, 공자의 삶의 색깔이 아닌, 비틀즈의 삶의 색깔이 아닌 나만의 색이 나의 인생 여기저기에 칠해지고 있다. 33살의 나는 그게 싫지 않다. 나만의 빛으로 조금이나마 세상을 채우는 것이니까. 마지막일 이 밤에 조금은 우울하게 그러나 나만의 인생의 빛을 마음에 품고 잠에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