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없는 나 거기에 없는 당신

by 웅사이다

놀랍게도 나와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보면, 대부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 일들, 기준들, 세상들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내가 아닌 다른 것에 대해서 생각하며 살아가는 듯하다. 세상은 마치 내가 내 생각과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 그 길을 막아선다. 그렇게 한가롭게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해야 하는 일과 채워야 하는 조건이 이렇게 쌓였다고.


우리의 대화 속에 나도 여기에 없고 상대방도 거기에 없었다면, 우리는 무엇을 한 것일까? 술을 마셔야만 잠깐 우리가 우리가 될 수 있다면, 눈을 뜨고 살아가는

시간 동안 나는 내가 아닌 것이다. 살아가면서 기쁘고 슬프고 화날 때마다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겨난다. 하지만 거대한 쳇바퀴는 돌아가고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거기서 빠져나오면 정말 큰 일이 생겨날 것처럼. 하지만 조금만 발을 내디뎌보면 생각보다 괜찮다. 나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고 나에 대해 조금 더 말해도 괜찮아.


모든 위기 속에서 밝은 미래로 갈 수 있는 금빛 다리를 볼 수 있다면 인생은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거짓을 벗어던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에게 조금 더 솔직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위기 속에서 조금 더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세상은 보려는 만큼 보이는 거라는 생각도 든다. 마음의 눈을 뜨고 보면 세상은 나름의 빛으로 빛나고 있다. 하지만 자주 나의 눈은 닫혀있다. 왜냐하면 나를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먼 훗날, 나의 길이 끝날 때에는 나를 속였던 그 시간을 가장 후회할 것 같다. 애초에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무지함을 내 스스로 비웃을 것도 같다. 아니 고통스럽겠지. 그래서 오늘 조금 더 나에게 솔직해져보려고 한다. 그렇게 나도 여기에 있고 당신도 거기에 있는, 그런 시간들 속에 살아가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