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나와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보면, 대부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 일들, 기준들, 세상들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내가 아닌 다른 것에 대해서 생각하며 살아가는 듯하다. 세상은 마치 내가 내 생각과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 그 길을 막아선다. 그렇게 한가롭게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해야 하는 일과 채워야 하는 조건이 이렇게 쌓였다고.
우리의 대화 속에 나도 여기에 없고 상대방도 거기에 없었다면, 우리는 무엇을 한 것일까? 술을 마셔야만 잠깐 우리가 우리가 될 수 있다면, 눈을 뜨고 살아가는
시간 동안 나는 내가 아닌 것이다. 살아가면서 기쁘고 슬프고 화날 때마다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겨난다. 하지만 거대한 쳇바퀴는 돌아가고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거기서 빠져나오면 정말 큰 일이 생겨날 것처럼. 하지만 조금만 발을 내디뎌보면 생각보다 괜찮다. 나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고 나에 대해 조금 더 말해도 괜찮아.
모든 위기 속에서 밝은 미래로 갈 수 있는 금빛 다리를 볼 수 있다면 인생은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거짓을 벗어던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에게 조금 더 솔직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위기 속에서 조금 더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세상은 보려는 만큼 보이는 거라는 생각도 든다. 마음의 눈을 뜨고 보면 세상은 나름의 빛으로 빛나고 있다. 하지만 자주 나의 눈은 닫혀있다. 왜냐하면 나를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먼 훗날, 나의 길이 끝날 때에는 나를 속였던 그 시간을 가장 후회할 것 같다. 애초에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무지함을 내 스스로 비웃을 것도 같다. 아니 고통스럽겠지. 그래서 오늘 조금 더 나에게 솔직해져보려고 한다. 그렇게 나도 여기에 있고 당신도 거기에 있는, 그런 시간들 속에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