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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우아랑 아이랑
Oct 22. 2024
동화)오늘 이야기
1부 - 자라고 싶지 않아
작은 사과 씨앗 하나가
사과
를 가득 품고
땅속 깊은 곳
에 잠들었어요.
냠냠
비
를 흠뻑 먹은 어느 날 아침,
사과
새싹
이 땅 위로
연둣빛 얼굴
을 힘차게
쑥
내밀었어요.
사과 씨앗
속에서 잠을 자던 사과 중
하나
가
깊은 긴 꿈에서 나와 여린
새싹
에게
처음
으로 질문을 던졌어요.
“하나의 씨앗 속에 얼마나 많은
사과가
들어있어?”
처음으로
아기 사과
의 목소리를 듣고,
놀란 여린
새싹의
가슴은 마구 뛰었어요.
“
다시
,
다시 한 번 말해 볼래
?”
아기 사과는 있는 힘껏 큰소리로 외쳤어요.
“얼마나 많은 사과를
가지고 있어?”
아기사과의 우렁찬 목소리는 여린 새싹의 온몸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어요.
하·지·만
아기사과의 멋진 질문에 여린 새싹은 선뜻 답할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여린 새싹 자신도
얼마나 많은 사과
가 태어날지 정확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생각하고,
또 생각한,
여린
새싹
은 싱그럽고 시원한 입김을 뿜으며 다정하게 말했어요.
“아기 사과야, 잘 들어보렴. 아마 네가
상상하는 그 이상
일거야.”
“
뭐?
정말?”
“정말?”
“정말”….”
갑자기 아기 사과는 울음을 터뜨렸어요.
탁!
숨이 막혔거든요.
아기
사과
의 머릿속에
수많은 사과
들이 빈틈없이 가득 찼어요.
해
와
달
이 하늘에 여러 번 색을 바꾸고 춤을 추는 동안,
여리고 단단한 새싹
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어요.
작은 여린
새싹
은
점점 자라
건강한 어른
나무가 되었
지
요.
따스하고 보들보들한 이른 아침,
활짝 핀 하얀 사과
꽃잎들
이 햇빛을 마시고 파르르 떨었어요.
멀리까지
꽃향기
가
풀풀풀
날아가
온갖
멋진 곤충
들이 사과나무에
정신없이
몰려들었어요.
곤충들은 하얀
꽃
속의 달콤하고 쌉싸래한
꿀
을
쪽쪽쪽
힘껏 빨아 시원하게 쭉 들이켰어요.
마치 하늘은 한 번도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깊고
신비한 바다
처럼 푸르게, 아주 푸르게 출렁거렸어요.
어느새
까만 밤이 되면 귀뚜라미 한 쌍이 나와 사랑이 가득 찬 멋진 음악을 연주하곤 했지요.
아기사과가
상상했던
그 이상
으로 사과가 탐스럽게 열려 사람들의
마음
을 사로잡았어요.
어떤 사람
은 눈을 깜박이는 것도 잊고 아기 사과를 뚫어지게 쳐다봤어요.
‘와, 예뻐!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선물해야지. 그럼 달콤한 맛에 그는 나를 계속 잊지 못할 거야.’
또 어떤 사람
은 소리쳤어요.
“싱싱한 사과를 먹고 건강하고 향기 나는 몸을 만들 거야! 빨리 자라! 아작아작 맛있게 먹을 거야!”
또 어떤 사람
은 아기 사과를 살살 어루만지며 꿈을 꿨어요.
“정말 탐스러워! 빨리 어른 사과가 되렴, 너를 팔아 세상에서 제일 큰 부자가 될 거야!”
“
뭐
?
나를 먹어 버린
다
고
!
”
아기 사과
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화가 치솟았다가 금세 다시 슬퍼졌어요.
상큼한 햇살
을 더 먹고
솔솔 간지러운 바람과 함께
더 느끼고
또롱또롱 굴러 떨어지는 속이 다 보이는 투명한 이슬
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었지요.
아기 사과는
자신이 점점 자라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마
음
속 깊은 곳에서 따가운 눈물이 솟구쳤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누구든 제 소원을 들어주세요! 사람 뱃속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살고 싶어요!”
아기사과의
뜨거운 기도는 멈추지 않았어요.
깊고 간절한 기도는 아기 사과의 마음을 더욱 단단하고
강한 결로 만들었
어
요.
하지만 사람들도 탐스럽게 빛나는
작은 아기 사과들을 보며 차가운 기도를 멈추지 않았어요.
“잘 자라게 해 주세요! 과즙이 풍부하고, 달콤하고 싱싱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비싼 사과가 되게 해 주세요!”
그러나
신
은 아기 사과의 소원도 사람들의 소원도 들어줄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얼마 전 빛을 먹어야 모습이 드러나는
아주 작은 모래 한 알과
사랑
에 빠져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지요.
유독 어둠이 짙고 소름끼치는 밤이 몰려왔어요.
갑자기
커다랗고 무시무시한 바람
이
사과나무를 덥석 움켜줬지요.
아기 사과들은
마구 떨리는 나뭇가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꽁꽁 얼어붙은 푸른 가지를 힘껏 잡았지만 아무 소용없었어요.
거칠고 차가운 밤
이 지나가고,
고요한 아침이 찾아왔지만…….
사과나무에 매달려 있던 아기 사과들은
땅 위에 커다란 무덤을 만들었어요.
사람들은 절규했어요.
“사나운 태풍은 지나갔지만 사과가 모두 떨어졌어!
이제 우리는 싱싱한 사과를 먹을 수 없게 됐어!”
사람들은 서로의 어깨에 기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어둡고 붉은 무덤을 힘없이 바라봤어요.
하지만
사과나무에는
아직 떨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아기 사과가
하나
남아있었
어요.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고여,
바로 앞에 싱싱하게 빛나는 아기사과는 보이지 않았어요.
그 때
한 아이가 아기사과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어요.
“넌 누구니?”
*모든 글과 그림은 저의 순수창작물입니다. 무단 도용은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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