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여서 행복했어
안녕, 앙리! 이제 네가 있는 그곳은 봄기운이 완연하겠지? 무언가 땅속에서 새로운 기운들이 마구 복작복작거리고 말이야. 내가 있는 이 가게는 늘 추워. 4월인데 아직도 난로를 켜 두고 생활하고 있어. 새벽부터 나와서 매일 일을 하는데 돈은 어디로 새어나가는지 맨날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어. 가난뱅이로 태어나 가난뱅이로 죽어갈 운명인가? 그건 정말 억울한데... 어제는 18시간을 일했어. 네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던 그날도 난 일을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웠어. 행여 눈물이 샐까 꾹꾹 눌렀어.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미안해. 난 너무 이기적이고 제 멋대로인 게으름뱅이야. 네가 잠들어 있는 그곳에도 자주 가지 못하고... 그래도 단 한순간도 널 잊지 않고 있어. 언제부터인가 난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게 되었어. 날 보러 자주 와주렴. 504호에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