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by 아스파라거스



동생은 나의 자가복제 수준이다.

내가 글을 쓰면 걔도 글을 쓰고 내가 하는 외국어를 걔도 따라 배운다.

내가 사진을 찍으면 걔도 관심을 보이더니, 정신을 차려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넘겨주고 있다.

머리가 조금 크면서부터 고급 취향을 갈망하던 나는 동생에게도

알려줄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언젠간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사주었던 비싼 일식집이다

고깃집에 동생을 데려가곤 했다.

마냥 좋아할 줄 알았지만 회전초밥집에서는 가격이 많이 나올까 봐

벌벌 떠는 그를 보면서 너도 안 되겠구나 싶었다.

(그가 체격이 좋아 많이 먹는 문제도 있다.)

나도 언니나 오빠가 있었다면 좋았을걸,

하지만 있었다 해도 그들이 그런 취향을 습득해 나에게

가르쳐줄 확률을 매우 낮았다.

그리고 내가 둘째였다면 동생이 태어나지 못했을 것 같아 그 생각은 멈추기로 했다.

한평생을 누군가의 본보기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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