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비로소 그 만남이 끝나면 알 수 있다.
내가 어떻게 그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었지.
나한테 어떻게 그런 감정이 들끓어오를 수 있었을까.
내겐 그런 사람이 있다.
나는 붙어있어야 사랑이 커지는 타입이었고
그는 자기만의 시간이 있어야 숨을 쉴 수 있는 타입이었다.
그를 안 지 얼마 안돼서 그에게 놀자고 졸랐을 때
그가 거절한 이유는 무려
세탁기가 끝나면 건조기에 넣어야 해서인데
1시간 정도가 남았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그랬던 남자가 무려 하루 떨어져 있는 것으로
너무 힘들었으니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일 끝나고 너무 피곤해서 바로 잠들 것 같아도
나를 보러 와주는 그런 남자가 되어주었다.
기꺼이 나를 위해서.
그런 노력들을 알면서도 나는 더 많은 사랑을 갈구했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왔던 나의
인생의 큰 틀을 바꾼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두고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옥신각신 했었다.
싸우기도 참 많이 싸웠다.
나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그에게
진지하게 뇌의 일부가 없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종종 멍했고 때때로 답이 느렸다.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그에게서는 초등학생 땀냄새가 나곤 했다. (?)
그러나 이내 그 쿰쿰한 냄새에 중독되었다.
그와 같이 있는 시간은 노래가사처럼,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었다.
좁은 집에서 투명한 테이블에 배달시킨 육회와
편의점에서 사 온 정체 모를 와인을 마시면서도
나란히 앉아 손을 꼭 잡고 먹었다.
마음이 아렸다.
나도 누군가를 정말 많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아가는 시간이었다.
아직까지는 그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나타난다면 그건 그것대로 슬픈 일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