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환상 - 낮 1

by 수민

청소하기 좋은 시간이야


엄마는 청소기 대신

방울을 들었다


신명 나게

흔들면


모두 몰려왔다


낮에도

밤처럼 살 수 있다고


너는 커튼을 치고

더 어두운 동굴로 들어갔다


나는 종이컵에

소금을 가득 쌓아두고

살았는데


너는 아침마다

짠맛이 돈다며

입을 헹궜고

잠에서 깨는 게

불공평하다고 했다


짠맛을 없애기 위해

목욕도 했는데

안되었다고


투신을 하는 건

죽을 수도 있다고


나는 창문을 없애고

커튼을 꽉 닫고

밖으로도 못 나가게 했는데


결국 너는

침대에 소금을 뱉어내고

여기가 염전도 아닌데

침대에는 소금이 쌓였다


청소하기 좋을 시간이야


엄마는 창문을 열었다

방울을 내려놓고

한복을 입었다


나는 종이컵에

소금을 싱크대에 쏟았다


낮에도

꾸벅 졸다가

꿈을 꿨다


살아 있는 게

계속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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