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한마디가 주는 위로
어릴 때부터 상상력이 뛰어나 좀비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온 날이면 난 가족들에게 만약 좀비가 생기면 우리는 어디서 만날 거냐, 대피는 어떻게 할 건지부터 물어보며 그날은 하루종일 만약에 놀이에 빠졌다.
(MBTI로 따지면 N이 76%가 나오는 나...ㅎㅎ)
근데 어쩌다 보니 지극히 현실적인 남자를 만나 이제 곧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같이 있으면 성향이 너무 달라 어이없이 웃긴 대화가 많이 오간다.
얼마 전 바다를 보러 갔는데, 우리 둘의 대화는 이러했다.
너무 다른 생각과 대화에 어이없어 늘 웃음이 난다.
근데 내가 가끔 너무 힘들다고 느낄 때에도 이 친구는 항상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데, 어릴 때는 너무 섭섭했던 말들이 요즘은 참 아이러니하게 내게 큰 위로가 된다.
언제는 "퇴사하고 싶어"라고 말했더니, 그는 "너 지금 퇴사할 때가 아니야. 거기서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가 보고 그때 말해 “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일이 너무 힘들다고 투덜댈 때면 "주말, 공휴일 다 쉬면서 돈도 받는데 뭐가 힘들어, 감사해야 한다. 나처럼 사업하면 쉬고 싶은 날도 못 쉰다. “ 고 하기도...
SNS에서 쉽게 돈 잘 번다는 사람만 보고 좋은 것만 듣고 있는 나를 항상 현실의 냉혹한 세계로 끌어 앉혀주는 느낌이랄까?
내가 어릴 때 늘 직원의 입장에서 힘듦을 토로하면, 그는 고용주로서의 입장을 대변하며 ‘그런 마인드면 말단 직원밖에 안 된다. 너 평생 직원으로 살 거냐’며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곤 했다.
처음에는 그의 말이 너무 현실적이라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점점 그 말들이 위로가 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사업하며 여러 스트레스에 잠 못 이루고, 직원 관리, 매출 관리를 하며 나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은 이 친구의 말 덕분에 "그래, 이 사람도 이렇게 힘든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내 고난을 상대적으로 보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턴 주변을 둘러봐도 이미 돈 많이 벌고 있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더 열심히 사니, 오히려 내가 너무 쉽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불평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됐다.
이렇게 전투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현실적인 친구가 옆에 있으니, 가끔은 진짜 내가 힘든 게 힘든 게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나보다 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들 비워내고 채우고 반복하며 사는 거지"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한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흔히 내 멘탈이 강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어찌 보면 내 멘탈 관리의 비결은 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하는 데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친구의 현실적인 말들이 나를 다독이게 하고, 더 단단해지게 만들었으니까 말이다.
“그래, 평범하게 살기 싫으면 더 열심히 살아야지 ”
“진짜 할 수 있다! 내가 하는 데 안될 이유가 없지 “
“에이, 어차피 해야 하면 좋게 생각하자 “
“이왕 할 거 긍정적으로 즐겨보자“
결국, 이렇게 나는 더 단단해지고, 내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인생의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이다.
욕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니까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