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글이다
순간을 글이다_지금이 아니면_
더는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겠다며
무작정 집에 숨어들었다.
이제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향했다.
나름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
내 방 침대 위에 누워
노래를 빵빵하게 틀어놓고
내가 쉬고 싶은 대로 마음껏 쉴 수 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위로를 삼으면서
책상 의자에 앉아 글쓰기에 심취할 수도 있다.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내가 가진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에 종종 감사함을 느낀다.
아쉬울 게 없는 나인데, 그런데,
세상 모든 만물이 숨죽이는 그 시간, 자정 무렵.
불현듯 찾아오는 알 수 없는 감정에
나는 왜 잠식되는 걸까.
지금 내 상태도 충분히 좋은데
왠지 이러다 내 청춘이 끝나버릴 것만 같아서
분명 지금에 만족할 수 있는데
지금이 아니면 즐길 거리가 더욱 줄어들 것만 같아서.
_정용하_2016_05_1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