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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May 04. 2018

<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아나운서의 책방 도전기



[책리뷰] <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아나운서의 책방 도전기     




김소영 아나운서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사실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를 통해서였다. 그전까지 그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평소 <라디오스타>를 무척 즐겨보는데, 그날 게스트로 오상진 아나운서가 나왔다. 프리선언 후 몇 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와 감정에 북받쳐 울컥하는 모습을 보는데 괜히 나까지 뭉클했다. 그 자리에서 오상진 아나운서는 결혼하게 될 김소영 아나운서에 대해서도 살짝 언급을 했는데, 그녀가 서프라이즈로 제작진 쪽에 앉아 있는 모습이 비춰지면서, 나는 그녀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녀의 동그랗고 아름다운 외모를 보는 순간, 괜히 부러운 마음이 들면서 참 선남선녀가 결혼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소영 아나운서에 대해서 아는 건 그게 전부였다. 그러나 뒤늦게 그녀가 라디오도 오랫동안 진행했고, MBC 노조 파업의 여파로 부당한 처사를 받았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tvN <신혼일기2>에 출연한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신혼일기2>는 작년 말 그래도 흥행을 일으켰던 프로그램이나 나는 괜히 배 아플 것 같아 보지는 않았다.      







그런 그녀가 MBC 퇴사 후 책방을 차렸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의외인 동시에 그 진정성에 잠시 의구심을 품은 바 있다. 아나운서 계 최고의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닌 오상진 아나운서의 아내라는 명함만으로 사실 홍보효과는 엄청났다. 게다가 김소영 아나운서 본인이 가진 브랜드도 상당했다. 실제로 나는 책방 개업 소식도 ‘네이버’ 메인 화면에 띄워져 있는 걸 보고 알 정도였다.      




개인 사업에 뛰어드는 연예인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초반에 반짝하다 전문성 문제로 간판을 내리는 경우 또한 숱하게 존재한다. 자신의 이름이 홍보 면에선 더할 나위 없이 큰 힘이 되지만 그 상품이 막상 별로였을 때 고객의 신뢰를 잃는 데도 순식간이다. 그만큼 대책 없이 돈만 벌려는 목적으로 뛰어드는 셀럽이 많다.     



 




그런데 김소영 아나운서는 그런 것 같지 않다. <진작 할 걸 그랬어>를 보면 책방을 대하는 그녀의 진정성이 엿보인다. 물론 출발선은 남들과 다르다. 그녀의 책방은 개업부터 잘 될 가능성이 누구보다 높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다른 책방 주인에 비해 고민을 덜한 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셀럽인 그녀 덕분에 독립서점 열풍이 다시 한 번 몰아닥칠 가능성이 있다. ‘당인리 책 발전소(책방 이름)’가 출판 업계에 충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작 할 걸 그랬어>는 김소영 아나운서의 책방 도전기를 담은 동시에, 일본 책방 탐방기를 적은 여행에세이다. 평소 엄청난 독서량만큼 그녀가 직접 적은 서평 또한 많다던데, 그녀의 글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작가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그녀의 글은 정갈하고 읽기 편하다. 가볍게 읽기 좋은 책 같다. 확실히 그녀의 담담하고 당찬 성향이 문체에 많이 드러난다. 



     




다만 나는 그녀의 고민을 더욱 엿보고 싶었다. 책방을 열기까지, 그리고 연 다음에 어떤 고민을 했을지 궁금한 마음이 컸다. 그러나 <진작 할 걸 그랬어>는 그런 부분보다 일본 책방 탐방기를 다룬 부분이 더욱 비중을 차지했다. 난 그녀의 고민이 듣고 싶었단 말야. 충분히 듣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나도 책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로서, 조만간 그녀의 책방을 들려볼까 한다. 그곳을 방문하면 정말 셀럽인 그녀가 커피를 타주고, 계산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걸까. 왠지 벌써부터 들뜨고 설렌다. 책방을 통해 책 읽는 세상을 만드는 게 그녀의 바람이듯, 나도 블로그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것에 기여하고 싶다. 내 책리뷰를 보고 해당 책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는 거니까. 아, 상상만 해도 짜릿하고 기분 좋은 일이다.     







<진작 할 걸 그랬어> 속 좋은 글     





그때 나는 일이 없어도 좋았다.

일단은 '당장'

행복해지고 싶다는 소망이 급선무였다.






조금만 더 자유로워지자.

나 자신에게 약속했다.

인생이 어떻게 풀려가든.

그 길에서 행복을 찾아내겠다고.







살짝 처진 눈과 동그란 얼굴 탓인지 나를 주로 귀여운 순둥이 캐릭터로 보는 분들이 많다. 나로서는 좀 억울한 부분인데, 여린 성격에 대한 반감은 전혀 없지만 사실 나는 생각보다 안 여린 타입이기 때문이다.     






<진작 할 걸 그랬어>를 아직 읽지 못한 사람들에게     




에세이가 대개 그렇듯, 이 책도 상당히 읽기 편하다. 특히 김소영 아나운서의 문체가 유독 편안함을 주는 장점이 있다. 가볍게 읽기 참 좋은 책이다. 한편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사업을 구상하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도움 될 만한 책으로 여겨진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나도 그녀의 고민에 공감이 많이 갔다. 2018년 4월 30일 신간도서인 <진작 할 걸 그랬어>, 시간 날 때 한 번 읽어볼 만하다.    



  

# 본 리뷰는 [위즈덤하우스]의 무상지원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2018.05.04.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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