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던 영화들의 재개봉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에도 ‘타이타닉’, ‘아바타’ 등이 재개봉을 맞이했다. 거대배급사를 등에 업은 메이저영화의 좁은 틈 사이로 재개봉 영화의 작은 흥행은 여전히 진행 중인 셈. 그것들 중 유의미한 행보를 기록한 영화가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작년 11월 29일 재개봉한 영화 <이프 온리>다.
<이프 온리>는 재개봉 첫 날 1만 4260명을 끌어 모으며 재개봉한 영화들의 개봉 첫 날 성적을 갈아치웠다. 이전의 ‘500일의 썸머’가 1만 912명, ‘인생은 아름다워’가 9955명, ‘이터널 선샤인’이 9264명 등을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비록 큰 차이는 아니지만, 당시 최종 관객 수가 10만 명을 넘겼을 정도로 작은 흥행을 일으키면서 회자가 됐다.
명작으로 평가받는 작품들은 대개 언제 봐도 그 재미를 유지했는데, <이프 온리> 또한 여전한 감동과 재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진짜 사랑’을 알려주는 영화 <이프 온리>. 오랜만에 다시 보기 좋은 작품이다. 그 여전한 매력에 다시 한 번 빠져보시길. -외국 로맨스영화 <이프온리> 영화리뷰.
성공한 직장인 이안(폴 니콜스)은 사랑보다 일이 우선이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늘 입을 놀리지만 진심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그의 모든 정신은 일에 가 있기 때문이다. 그를 더없이 사랑하는 사만다(제니퍼 러브 휴잇)로선 그만큼 큰 상처가 되는 일이었다. 오늘도 이안은 회사 프레젠테이션에 정신이 팔려 있느라, 사만다의 졸업 콘서트가 있단 걸 잊어버리고 만다. 황급히 기억하고 있었다고 둘러대지만, 이미 사만다는 상처받을 대로 받고. 그렇게까지 공들였던 프레젠테이션이라도 잘 됐으면 좋으련만, 그마저도 사만다의 실수로 일을 그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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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함은 꼭 그 존재가 없을 때 깨닫고 만다. 불의의 사고로 사만다는 세상을 떠나고 이안은 큰 슬픔에 잠긴다. 잘해주겠다고 마음먹어봐야 이젠 소용없는 일.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다음 날 아침, 사만다가 자신의 옆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하고는 이안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게 무슨 일인지 도무지 상황 파악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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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고 싶은 대로 어디든 가자” 이안은 사만다와 런던을 무작정 떠나는데, 사만다는 그의 고향을 가보기로 한다. 여태까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한 적 없는 이안은 그녀의 선택에 적잖이 당황스러워 한다. 그는 어쩔 수 없다 생각하며 고향의 이곳저곳을 그녀와 함께 다니는데, 사만다는 그곳에서 자연스레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왜 그 얘길 이제야 해주니?”
“아픈... 아픈 상처를 다시 들춰내기 두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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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뭔가 어제와 비슷하다. 완전히 똑같진 않지만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어제 보았던 것대로 일어난다. 그것을 알아차린 이안은 두려움에 빠진다. 또 다시 사만다를 잃을 수도 있단 생각에 더 잘해주려 노력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안은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아, 이것이 사랑이구나.
“첫눈에 사랑하게 됐지만 이제야 내 감정에 솔직할 수 있게 됐어. 늘 앞서 계산하며 몸을 사렸었지. 오늘 너에게서 배운 것 덕분에 내 선택과 내 삶이 완전히 달라졌어. 진정 사랑했다면 인생을 잘 산 거잖아. 5분을 더 살든, 50년을 더 살든... 오늘 네가 아니었다면, 난 영영 사랑을 몰랐을 거야.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또 사랑 받는 법도...”(<이프 온리> 명대사)
오늘 난 확신이 들어
하지만 그댄 모르지
나의 이런 마음을
그대여 마음을 열어줘요
당신은 모르지
두려워할 것 없는데
나 그댈 사랑하고
그대 날 사랑하니
달리 이유를 묻진 말아요
그대가 허락한다면
당신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게요
혹시 궁금한가요
내가 왜 떠나지 않는지
사랑이 모든 걸 답해줄 거예요
.
상상하긴 싫지만, 오늘이 바로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면, 당신은 그 사람과 무엇을 하고 싶은가. 왜 사람은 항상 소중한 이를 떠나보내고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 걸까. 외국 로맨스영화 <이프 온리>는 울지 않을 수 없는 영화다. 소중한 사람이 자꾸 어른거리고, 더 행동하지 못하고, 더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이 더없이 미워지게 만든다.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제발 지나고서야 사랑이라 깨닫지 말길. 부디 곁에 있을 때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이프 온리>는 그런 교훈을 주는 것과 동시에, 따뜻한 위로를 안겨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다행히도 아직, 나도 당신도 늦지 않았다. 사랑을 표현할 줄도, 받을 줄도 아는 사람이 되자. <이프 온리>처럼 진정한 사랑을 실현해보자.
2018.07.10.
작가 정용하
# 사진 출처 - 네이버 스틸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