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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Jan 03. 2019

음악영화 원스,
진정성이 담겨 있는 영화



최근 음악영화가 개봉만 했다 하면 불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가 ‘초대박’을 치면서 그 정점을 찍었다. 해가 거듭할수록 그 수 또한 많아져 가고 있는 상태. 2018년만 보면 우리가 알 만한 <미드나잇 선>과 <스타 이즈 본>이 각각 6월, 10월 개봉했고, 멀리 가지 않아도 2017년 <미녀와 야수>와 2016년 <라라랜드>, 2014년 <비긴 어게인>, <겨울왕국> 등이 흥행했다. 그 외에도 <위플래쉬>나 <싱 스트리트>가 적지 않은 관객을 불러 모았고, <레미제라블>이나 <쇼맨>과 같은 뮤지컬 영화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조금 과거로 내려가면 음악영화 시초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원스>가 있었다. <비긴 어게인> 감독 존 카니의 음악영화 3부작 중 첫 번째 영화로 알려져 있는 이 영화는 2006년 아일랜드에서 개봉한 영화다. 초저예산 영화로도 주목을 받았는데 <원스>의 제작비는 단 1억 4천만 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에 반해 극장 수입은 그 90배에 달할 정도로 대박을 쳤으니 그 저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참고로 영화 <원스>는 지난 2017년 국내 재개봉하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OST ‘Falling Slowly'로 익숙한 영화이기도 하다. <원스> OST는 좋은 노래가 참 많은데 플레이리스트에 전부 담아두고 메들리로 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 특히 남자 주인공 글렌 핸사드의 목소리가 무척 감미롭다. 기교 없는 목소리가 마음을 울린다.     


 

초저예산으로 제작된 만큼 영화는 연출이라든지 음향 부분에 있어 그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영화 <원스>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완결성이 다소 부족했는데도 영화가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바로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을 매개로 한 그 진심이 통한 것이다. 영화 <원스>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꾸밈없이 그려놓았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꼭 나의 인생 같아서, 나와 닮은 부분이 많아서 우리는 영화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 것이다. -2007년 9월 20일 국내 개봉한 음악영화 <원스> 리뷰.          







# <원스> 간략 줄거리.

남자의 직업은 청소기 수리공. 동시에 거리의 뮤지션이기도 한 그. 그러나 그가 노래를 부르든 말든 그에게 관심을 갖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자가 그에게 다가와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남자는 그녀의 관심이 나쁘지 않다. 그리고 그가 직업을 밝히자 대뜸 자신의 청소기를 고쳐 달라는 여자. 그것을 계기로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남자는 여자가 음악에 조예가 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둘은 악기 판매점에 들어가 난데없이 합주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데 그때 남자는 여자에게 호감이 생긴다.      



그러나 알고 보니 둘 다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남자는 평생 못 잊는 여자가 있었으며, 여자는 결혼한 남자와 자식이 있었던 것. 마음이 끌리는 대로 둘은 함께하고 싶었지만 현실적 장애물이 그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남자는 꿈을 위해 런던으로 향하고, 여자는 별거하던 남편과 재결합하기로 결정한다. 비록 인연은 그들을 피해갔지만 왠지 언젠가 둘이 다시 만나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 <원스>의 흥행 비결.

나는 <원스>가 음악영화라서 성공했다고 보지 않는다. 물론 영화에 나오는 노래가 더욱 주목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영화 특유의 감성이 흥행을 이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영화는 다른 영화에 없는 진정성을 품고 있다. 주인공부터가 현실적이다. 그렇게 외모가 뛰어나지도 화려하지도 않는 글렌 핸사드(남자)와 마르게타 이글로바(여자). 그저 이태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외모다. 둘 다 전문 배우 출신도 아니어서 연기력이 그렇게 돋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 덕분에 영화의 진정성이 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처지는 우리의 모습을 닮아 있다. 불확실한 미래, 텅 빈 통장. 꿈을 좇는 가난한 남자와 현실 때문에 꿈을 포기한 여자. 그들의 캐릭터는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우리는 힘을 얻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나도 할 수 있다고 조용히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사실 많은 영화가 상업적인 것만 좇는 경향이 있다. 어떤 영화를 만들 것인지 진지한 고민 없이 인기를 얻는 소재만 잡탕 식으로 넣고 있다. 그런 영화는 결코 흥행할 수 없다. 진정성 없는 영화는 잠시 인기를 탈지 몰라도 오랜 여운을 남기지 못한다. 독립영화 <원스>가 뜻밖의 흥행을 거둔 것도 바로 그 안에 진정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진정성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우리의 현실’, ‘있는 그대로’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껏 흥행한 영화를 보면 현실의 맥을 제대로 짚고 있는 것들이 많았다. 정확한 현실 반영이 우리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 겨울에 어울리는 영화.

겨울에 어울리는 영화는 참 많다. 그것만 따로 뽑아도 리스트가 쭉 나올 것이다. 잠깐 스쳐지나가는 것만 해도 ‘이터널 선샤인’이나 ‘뷰티 인사이드’와 같은 것들이다.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 겨울에 어울리는 영화만 따로 뽑아 블로그에 올리도록 하겠다. 아무튼 영화 <원스>도 그중 손꼽히는 영화다. 얼어붙은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주는 영화다.     



영화 <원스>는 우리에게 익숙한 <비긴 어게인>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구체적인 스토리는 다를지라도 영화의 분위기는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개봉한 <싱 스트리트>까지 결을 같이 한다. 존 카니 감독의 음악영화 3부작이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세 편의 영화 모두 추천한다. 진정성을 녹여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존 카니 감독의 영화는 보기만 해도 온탕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마음이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원스> OST 'Falling Slowly'

이 영화의 OST ‘Falling Slowly'로 마무리를 하려 한다. 이들의 꿈에 대한 열정을 이어 받아 이 글을 읽는 사람 모두 올해는 더욱 의미 있는 한 해를 만들길 기원한다. 나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자신을 믿어라. 당신은 해낼 수 있다.           




2019.01.03.

작가 정용하

# 사진 출처 - 네이버 스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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