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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Jan 24. 2019

나의 삶을 살아도 된다



남들처럼 안정적인 것을 좇았다면 지금 갖고 있는 내 고민의 양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누구나 고민에 힘들어 하지만 왠지 나만 그 결이 다른 듯한 느낌이다. 남들은 어떻게 하면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을지 고민하고, 직장에 들어가 아등바등 버텨낼 때, 나만 원하지 않는 것은 할 수 없다 고집을 부리고 있다. 그 결과 남들은 자의든 타의든 저만치 앞서나가는데 나는 여전히 정체 중이다.      



인생이 뭐라고.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고, 인생이 원래 그런 것인데 나는 지금 무엇을 고집부리는 걸까. 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걸까. 그것이 내 일시적 고집이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나의 몸이 그렇게 부르짖고 있다. 원하지 않는 건 할 수 없다고. 나의 몸은 그냥 그렇게 살도록 조율돼 있다. 좀 평범하게 살아 보자고 몸을 억지로 놀리는 순간 금방 탈이 나버린다.     



그래, 하고 싶지 않은 건 하지 않고 산다 치자. 그렇다면 뚜렷한 대안은 있나. 나의 진짜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하고 싶은 것이 뚜렷하게 있지도 않은 상황. 마음이 가는 건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에 전념하자니 위험 부담이 따른다. 마땅한 대안도 없으면서 하기만 싫어하면 어쩌자는 거야. 스스로 그렇게 다그쳐도 소용없다.      



뭐라도 해보자 싶어서 그나마 오랫동안 키워온 블로그로 길을 찾고 있다. 끈기가 부족한 내가 4년 동안 해왔다는 건 그래도 나와 맞는다는 증거였다. 그래서 포스팅 수도 늘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려 하고 있다. 그런데 하기도 전에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두려움이 문제였다. 이걸 해봐야 밥벌이가 되겠어, 내가 큰 블로그를 만들 수 있겠어,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내 발목을 붙잡았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지보다 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하는 것에 더욱 시간을 쓰고 있다.   


  

시작도 하지 않았으면서 온갖 두려움에 휩싸이는 나란. 나 자신이 너무 매력 없게 느껴진다. 시작이라도 했으면 후회가 덜할 텐데, 이대로라면 어딜 가도 아무 일도 집중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 시작이라도 해보자. 시작을 했으면 어떤 형태든 끝을 맺어보자.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한 번 해보자.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아직 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으니까.     



하루에도 몇 번씩 하자, 말자, 다짐이 뒤바뀌지만 어떻게든 하는 쪽으로 결론을 지으려 애쓴다. 분명 그것이 나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수시로 찾아오는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지 해법을 찾는 것이 앞으로 내게 주어진 숙제이다.      



한 번뿐인 인생. 그것을 어떻게 살지 그 모양을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모양이 있다. 한국은 그 모양이 몇 가지로 정해져 있는 편이지만, 그것을 꼭 따라갈 필요는 없다. 내 삶의 모양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니까. 그러니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위축되지 말자. 조금 더 내 삶에 용기를 가져보자. 나는 나의 삶을 살아도 된다.     




2019.01.24.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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