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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May 04. 2019

마케터 강민호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리뷰

책리뷰



“이 책 표지 디자인이 정말 예쁘다. 분홍 계통의 색이 눈을 사로잡는다. 확실히 요즘 책은 그 디자인이 내용만큼 중요한 것 같다. 어쩌면 내용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 디자인만 봐도 자연스레 손이 가게 만든다. 펼쳐 읽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웬만해선 추천사에 부정적인 글을 적지 않지만, 이 책은 표지 디자인과 다르게 내용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2019년 4월 2일 출간한 마케터 강민호의 브랜드 에세이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추천사.    


      



①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은 어떤 책?

# 에세이지만, 에세이가 아니다.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저자 강민호의 두 번째 저서예요. 전작에서는 기법이나 이론적인 것에 치중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평소 저자가 갖고 있었던 브랜딩에 관한 생각을 털어놓고 있어요.     



이 책 소제목에 ‘에세이’란 문구가 있지만, ‘에세이’라고 느껴지지는 않고요.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이 주를 이루는 책이에요. 중간 중간 저자의 일화가 등장하긴 하지만 일부에 불과해요. 그 점이 다소 아쉬웠어요. 너무 자기 생각을 주입시키려 했다는 점. 자기 생각이 절대적으로 맞다고 확신했다는 점. 마치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같았다는 점. 표현하지 않고, ‘생각’만 늘어놓으니까 내용이 별로 들어오지 않았어요.     



책 제목은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이지만, 브랜딩의 과정을 이야기하진 않아요. 나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해서 완성되어 가는지 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할 줄 알았지만, 그런 언급은 없었고요. 그저 내가 뛰어나야 한다, 능력 있는 사람은 어차피 잘하게 되어 있다, 무엇이든 경험으로 생각하라, 는 식으로, 과정보단 이미 주어진 것에 대해 이야기해요. 그러니까 이 책은 뛰어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라는 식의 아주 의례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를 해요. 브랜딩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브랜딩이 되는지에 대해선 다루지 않고 있죠.     



이 책이 마케팅 도서이기 때문에, 한눈에 봐도 여러 수단으로 책 마케팅을 엄청 했다는 흔적이 드러나는데요. 네이버에 이 책을 검색해보면, 블로그뿐 아니라 파워링크, 언론기사, 카페, 동영상, 유튜브 등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이 점인 것 같아요. 마케팅의 홍수 속에 정확하고 솔직한 정보를 얻는 것.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눈’을 갖는 것. 그래야 자신의 선택에 실망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②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좋았던 점

# 솔직히 찾을 수 없었다. 


    

제가 브랜딩에 대해 관심이 많고, 민감하기 때문에 이러한 책에 더욱 냉정한 것 같긴 해요. 안타깝지만,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을 발견할 수 없었어요. 계속 네가 잘하면 된다, 라는 식으로만 얘기해서 솔직히 불편했어요. 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다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죠. 그러나 대부분이 그렇지 않잖아요.     



그러면 뛰어나지 않은 것이 다 개인의 노력 부족인 걸까요. 내가 게으르고 못나서 능력이 없는 걸까요. 아니잖아요. 애초부터 주어진 것이 다를 수 있잖아요. 그 사람에 대해 지원이 부족한 것일 수 있잖아요. 수많은 상황과 사정이 존재하잖아요. 그것이 다 핑계고 변명이 될 수 없어요. 분명 현실적인 제약과 한계는 존재하는 법이에요.     



그런데 작가는 너의 자세가 안이하고, 네 노력 부족이라 그래, 라고 말하는 것 같아 너무 불편했어요. 전형적인 CEO(경영자)의 마인드였죠. ‘회사에 더 치중해라’, ‘일과 삶이 분리되는 건, 그것은 진정한 ‘워라밸’이 아니다’. ‘너를 위해 성과를 높이고 네 능력을 발현하라’, ‘결국 네가 성공하지 못하는 건 네 노력 부족이다’. 어떻게 그러한 식의 발언을 ‘브랜딩’이란 그릇에 담을 수 있는지 솔직히 이해할 수 없었어요. 브랜딩은 단순히 업무 능력만으로 판가름 나는 게 아니에요.     


     


③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아쉬웠던 점

# 교장님 훈화 말씀 듣는 기분.     



이 책을 읽는 내내 교장님 훈화 말씀 듣는 기분이었어요. 계속 현실과는 동떨어진, 저 먼 나라 이야기만 주구장창 읊는 느낌이었죠. 사실 작가가 한 말은 다 맞는 이야기예요. 개인이 잘해야 성공하는 거예요. 성공하려면 뛰어나야 해요. 그것은 불변하는 것이죠. 우연찮게 ‘성공의 산’에 오를지 몰라도 능력이 떨어지면 금방 탄로 나게 되어 있어요. 우리 모두는 그것을 다 알아요.     



그런데 이 책은 그 아는 이야기만 해요. 엄마의 잔소리 같은 느낌. 네가 성공하려면 잘해야 한다, 라고만 반복하고 있어요. 일과 삶이 따로 있으면 안 된다는 얘길 듣고 놀랐어요. 일이 삶이 되어야 한다고 했어요. 프리랜서로 일하면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일개 직원으로서 그것이 가능하다고 정말 믿는 걸까요. 전형적인 CEO적인 접근 아닌가요.     



왜 우리들이 힘들어 하고 방황하는지 공감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어차피 한 귀로 들어왔다 한 귀로 흘러 나가게 되어 있어요. 너희가 그럴 수밖에 없는 거 잘 아는데, 그런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게 그래도 너희의 인생을 위해서 최선의 선택 아니겠니, 라고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이 책은 그냥 노골적으로 네가 성공하지 못하는 건 다 네 노력 부족 탓이야, 성공한 사람은 핑계 안 대, 라는 식으로 말해서 깜짝 놀랐어요.   


  

작가가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듣는 사람을 생각하고서 이야기해야지, 그저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다 쏟아붓겠다는 식의 접근은 효과가 없어요. 어차피 듣는 사람이 듣질 않아요. 차라리 중간 중간 등장했던 것처럼 작가의 개인적인 일화 위주의 접근이었다면 훨씬 효과적이었을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일화가 가장 재밌었어요.          




④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속 좋은 구절     





친절한 태도를 지닌 사람은 친절한 브랜드를 만듭니다. 정직한 성품을 갖춘 사람은 정직한 브랜드를 만듭니다. ‘누가 하느냐’가 결국 ‘어떤 브랜드가 되느냐’를 결정합니다. 오늘의 삶과 일상을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피해의식을 가진 사람은 피해자의 삶을,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은 주인공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것이 그 삶과 일상이 [나]라는 브랜드의 운명이 될 것입니다. p9     


     

# 본 포스팅은 [턴어라운드]로부터 도서지원을 받고 작성된 글입니다




2019.05.04.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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