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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May 12. 2019

오미경 에세이
<어느날, 봄> 리뷰

책리뷰



“에세이라 하면 꾸밈없는 저자의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에세이는 거짓을 말해선 안 되고, 있어 보이기 위해 포장해서도 안 된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진심이 담겨야 한다. 그래야 에세이로서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책은 나는 읽다 말고 그냥 덮어버린다. 한데 다행히도 이 책은 내가 생각하는 에세이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저자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 이야기가 너무 와닿고 공감돼서 위로가 되기도 했다. 바닷속 숨은 진주를 발견한 느낌. 이 책을 주변 지인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2018년 7월 10일 출간한 오미경 에세이 <어느날, 봄> 추천사.       


   



① <어느날, 봄>은 어떤 책?

# 꾸밈없는 솔직한 책.     



꾸밈없는 솔직한 책, 이라는 말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일 거예요. 이 책을 읽어보면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마음을 지녔는지 단번에 알 수가 있죠. 그 마음이 너무 따듯해서 이 책에 금방 매료가 돼요. 요즘 시중에 뻔한 에세이가 참 많은데, 이 책은 전혀 뻔하지 않고 저자만의 색채를 온전히 느낄 수 있어요.     



마치 독자와 소통하듯, 또는 라디오 방송을 하듯 나긋나긋하게 풀어쓰고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읽는 저를 위해 해주는 말처럼 느껴지죠. 그 마음이 너무 따듯해서 좋았어요. 혼자 있어도 같이 있는 느낌. 서로 마주보고 깊은 이야기를 나눈 듯한 느낌이었죠.      



이 책을 주변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로 주고 싶어요. 그만큼 진심이 담겨 있는 책이죠. 힘든 삶이지만,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애쓰는 분에게 드리기 좋은 책 같아요. 저자의 글에서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어요. 그녀가 사는 삶과 우리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② <어느날, 봄> 좋았던 점

# 진심이 느껴졌다.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하지만, 이 책의 진심, 그게 좋았어요. 진심이 느껴졌어요. 정말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구나, 우리에게 그것을 전하고 싶구나, 우리와 이야기 나누고 싶구나, 하는 것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그것이 잘 전해져서 좋았죠.     



또 우리가 사는 삶의 모습과 비슷해서 좋았어요. 그녀가 경험하고 아파했던 것이 대부분 나도 겪었던 것이라 더욱 공감하기 쉬웠고, 또 그 지점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었어요. 힘든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아프고 힘든 삶이지만 어떻게든 이겨보겠다는 힘이 생겨났어요.    


      



③ <어느날, 봄> 아쉬웠던 점

# 솔직하게 쓴 에세이는 아쉬움이 없다.     



아쉬운 점은 없었어요. 에세이는 솔직하게 쓰면, 보통 아쉬움이 남지 않는 것 같아요. 다 그 사람의 모습이니까. 그 사람의 모습을 보고 내가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으니까. 그냥 공감할 수 있는 건 공감하고, 나와 다르다 싶은 건 넘겨버리면 되는 거예요. 이 책은 아주 가볍게 볼 수 있는 따듯한 책이었어요.          




④ <어느날, 봄> 속 좋은 구절.     





어느 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말

“잘하고 있어. 정말로.”

그리고 붉어지는 나의 눈가, 찡해지는 코 끝

이 말이 뭐라고 눈물이 핑 돌았을까? 나조차도 당황스러웠다. p20          





지금 삶이 어떤 세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가 있어야 이 세상도 있다는 것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

그러니 힘든 것도, 즐거운 것도, 슬픔도, 행복도

내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 이라는 것. p33         


 



노력 없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일은 없다.

하지만 노력 없이 거저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당신이 좌절하지 않고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에 집중했으면 한다

분명 당신도 남들이 노력해서 얻지 못하는 무엇을 가졌을 것이다

그리고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무궁무진하다

그러니 우리 노력해서 바꿀 수 없는 일에 시간 낭비하지 말자. p35          





그런 나에게 사람들은 다시 물어봐.

책을 왜 읽느냐고, 이유는 아주 간단해.     


“외.로.워.서.” p69          





그래도 난 희망을 버리지 못해

쉽게 이어져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 사이가

어딘가 있을지도, 그럴지도. p196          





우리는 그 누구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또 누군가를 ‘이해’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그저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 저 사람은 저렇구나.” 하고 이해가 아닌 수용.    

 

살다 보면 이해받지 못할 일투성이야

이해받지 못한다고 해서 잘못된 일도 아니고

이해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잘한 일도 아니야.     


굳이 남에게 이해받으려 발버둥 치다 상처받지 말고

부디 남에게 이해할 수 없다며 상처 주지 말고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거야. p223          





가벼운 게 나쁜 것도 아니고,

진심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지만,

요즘같이 ‘가벼움, 쿨, 시크함’을 외치는 세상에서

‘진심’의 자리가 점점 작아져 가는 게 슬프다.     


그런데 있잖아,

나는 찌질할지언정, 부담스러울지언정 진심을 다하려고 해.

가벼움을 추구하며 내 마음을 다 못 보이는 겁쟁이보다는

진심을 추구하며 내 마음을 다 보여주는 울보가 될래. p270          


               




2019.05.12.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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