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책 간략 소개
아주 가볍게 읽을 만한 책(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 프리랜서 작가의 생활을 담백하게 드러내고 있다. 프리랜서 생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흥미를 가질 만한 에피소드가 꽤 들어 있다.
담백하게 쓰는 것이 가장 어렵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뭐 이렇게 가볍게 썼냐 싶을 수도 있지만, 사실 글쓰기의 가장 높은 수준은 글을 쉽게 쓰는 것이다. 평균적인 지적 수준을 가진 평범한 사람이 아무 문제 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도란 작가의 글은 아주 훌륭하다. 나는 일부러 어렵게 쓰고 어려운 글이 좋은 글이라 믿는 사람의 글을 격정적으로 싫어한다. 글은 소통의 매개체인데, 그들은 자기 멋에 취해 쓰는 것일 뿐이다.
물론 담백하게 쓴 만큼, 따지고 보면 별 내용도 없다. 뭔가 에피소드를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으나 프리랜서의 실상은 반만 다룬 느낌? 맛보기 용처럼 느껴진다. 그건 내가 프리랜서의 기술적인 측면도 얻고 싶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일상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직업적인 고뇌, 노하우를 좀더 세세하게 얻고 싶은 것 같다. 겉으로 비춰지는 일상에 대해서만 다룬 느낌이 든다. 속내에 대해서는 부족한 느낌.
좋았던 점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요즘 책이 잘 읽히지 않아 고민이었는데 역시 그 책이 나와 맞지 않았던 것이지 책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 책은 아주 아주 잘 읽혔다. 그래서 좋았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몇 없지만 그래도 나는 책의 전반적인 느낌을 가져가는 사람으로, 좋은 느낌을 가져갔다. 그것이 나로선 이 책(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에 대한 최고의 찬사다.
나도 부수입을 창출하고 있는 '반'프리랜서로 그 세계가 넓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세상에 많은 직업이 존재하는 것처럼 프리랜서 세계에도 많은 분야가 존재한다. 프리랜서라 해서 다 같은 프리랜서가 아니다. 겪고 있는 고충도 다르고, 작업 방식도 다르고, 맞닥뜨리는 클라이언트의 특성도 다르다. 그래서 이 책(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으로 프리랜서의 세계를 간접경험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프리랜서 중 한 분야가 그렇다고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옳은 판단 같다.
아쉬웠던 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긴 해도 페이적인 부분이 좀더 디테일하게 언급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업계의 사람이 볼 수 있고, 그럼으로써 자신의 패가 드러나는 점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월 금액이라도 언급이 됐다면 프리랜서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좀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것이 정확하게 언급이 되어 프리랜서의 정확한 정보를 얻어가는 게 정보적인 측면에서 더 질적인 정보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게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을 읽는 내내 그런 아쉬움이 남았다. 뭐, 사실 따지고 보면 그게 언급돼서 나쁠 게 뭘까. 유튜브에 좀만 찾아봐도 요즘은 다 공개가 되는 마당인데. 그런 아쉬움이 좀 남았다.
이 책(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을 읽고 글 좀 쓴다는 사람이 섣부르게 프리랜서 작가를 지망하지 않았으면 한다. 뭔가 나도 글을 좋아하니까 프리랜서 작가나 하면서 마음 편하게 살아야겠다,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지만 결코 싶지 않은 길이다. 일단 프리랜서 작가란 칭호를 얻고 활동하기 어렵다. 이 책의 작가는 기자 생활을 했던 경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지, 만약 그런 것도 없이 달려든다면 1~2년은 많은 돈을 벌기 어려울 것이다. 많은 돈은커녕, 분명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것은 아쉬운 점보다는 우려하는 점이다. 또, 작가는 남편이라는 든든한 안전 지대가 있었기에 더욱 과감하게 프리랜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안전지대 없는 사람이 섣부르게 도전하여 삶을 궁핍하게 끌고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걸 꼭 말하고 싶다.
나 역시 프리랜서 생활을 지망한다. 더 나아가서는 독립서점을 차리는 것이 목표인데, 지금 당장 투잡을 때려치고 프리랜서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벌이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벌이가 어느 정도 안정적이라면 지금이라도 원잡에 집중하겠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 상황에서 무작정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벌이의 안전한 수급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중에 독립서점을 운영하면서도 마찬가지다. 프리랜서 생활로 어느 정도 안정적인 벌이가 없으면 독립서점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나는 프리랜서를 하려고 하는 것이고, 프리랜서를 하기 위해 투잡을 하는 것이다. 직업의 장점만 보는 게 아니라 나란 존재의 영속성, 쉽게 말해선 그 생활의 지속가능성을 볼 필요가 있다.
프리랜서가 되려면 어떤 기질이 있어야 할까?
두 가지 정도가 떠오른다. 하나는 '내 것'을 하고 싶은 사람. 보통 회사에 들어가면 내 것처럼 하라고 하지만, 정확히 내 것은 아니다. 그 기분이 불편하고 자꾸 내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면 그 사람은 프리랜서를 하거나 자기 사업을 해야 한다. 사실 그런 사람은 이미 무언갈 혼자서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걸 하지 않으면 몸이 배기는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데, 두 번째는 불안을 덜 느끼는 사람이다. 특히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불안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불안이 큰 사람은 조급한 선택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프리랜서는 굉장히 장기전이고, 시간이 좀 지나야 조금씩 성과가 나는 직업인데, 몇 달 하고서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때려치우면 그 사람은 자기 사업은 절대 하지 못한다. 그게 다 불안 때문이다. 성격이 급한 사람도 결국 불안 때문에 그런 것이다. 속도를 내지 않으면 뒤처지거나 자기 자리를 빼앗길까봐. 그런 불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이어야 프리랜서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어느 것이든 꾸준하고 오래 하지 않으면 성과를 볼 수 없다. 그렇기에 불안을 자주, 심하게 느끼는 사람은 그냥 직장 생활을 할 것을 권유한다.
총평
프리랜서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겐 괜찮은 책이 될 것이다. 가볍게 읽을 만한 책(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이다. 특히 요즘 같이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부수입 거리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자신의 시야를 넓혀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뒷표지에 적힌 말이 아주 인상적이다. 여러분들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다.
"이 시대를 사는 방식이 오로지 '회사원' 하나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기만 해도 우리는 꽤 괜찮게 살 수 있다."
직장을 벗어나기만 해도, 내가 가려는 확고한 방향에서 한 걸음 물러나기만 해도 이 세계에 굉장히 많은 방향과 직업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우치게 될 것이다. 세상에 비교적 쉽게 돈버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그건 그 사람이 특출나서라기보다 하나의 방향을 고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좀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기 바란다.
2020.09.20.
작가 정용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