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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른손 Apr 11. 2019

<세상에 좋은 남/여자는 많다.>

07. 불량식품과 홈메이드. 나쁜 남/여자가 똑같은 비율로 있을 뿐.

나쁜 남/여자와 좋은 남/여자를 가르는 기준이라는 것이 매우 모호하지만, 대중적인 입맛으로 기준을 세우자면 좋은 남자는 나쁜 남자만큼 존재한다. 라부아지에의 '질량 보존의 법칙'은 연애 시장에서도 통한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인간은 완전하지도, 완벽하지 않은 미완성 생명체이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고 한들 단점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고, 나쁜 사람도 거부할 수 없는 장점이 하나씩은 있다. 아래 몇 가지 보편적인 예시를 보면 그 특징이 극명하다. 


1) 이성관계가 복잡하지만 나에게는 한없이 자상한 사람.

2) 능력, 재력이 출중하지만 외모가 조금 부족한 사람.

3) 바람둥이지만 성적 매력이 뛰어난 사람.

4) 언변이 뛰어나지만 약속을 어기는 사람.

5) 자신의 모든 요구조건을 갖췄지만 일부다처제를 원하는 사람.

6) 연락이 잘 안 되지만 만났을 때 오늘만 사는 것처럼 나를 대해주는 사람.


6가지 이외의 여러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할 테지만 개인적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예시들만 모아봤다. 이것은 단연 남자에게만 국한되는 조건이 아닐 수도 있다. 그 대상을 여자로 바꿔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타당하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사람마다 각기 취향이 다 다르고, 기준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1번과 5번을, 다른 사람은 2번과 6번을 고를 수도 있다. 


연애를 하기 전, 대상을 고르는 기준은


매우 '주관적'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변의 코멘트와 시선을 의식하여 그대로 따라가려는 경향이 있다. 


'내 친구 A는 절대 여자관계 복잡한 사람 만나지 말라고 하던데.'

'아 옛날에 선배가 그 남자 친구 거짓말하는 것 때문에 절대 그런 사람 만나지 말라고 했지.'


예컨대, 친구 또는 지인의 입장을 반영한 상대의 선택은 다른 이유로도 불화를 만들게 되어있다. 내 후배 K의 경험담이다.


후배 K는 대학교 시절, 지인의 소개로 남자 G를 소개받았다. 비록 서울-대전이라는 장거리라는 장애물이 존재했지만, 그녀가 개의치 않았고 남자 쪽도 개의치 않았다. 소개팅 당일날, 후배 G는 남자 G에게 홀딱 빠져버리고 말았다.


남자 G는 이공계 쪽에서 내로라하는 대학교 연구실에 다니고 있었다. 대학생 치고 꽤 높은 월급을 받으며 연구직을 맡아하고 있었으며, 여자관계 역시 남중, 남고의 노선을 타고 올라와 아주 깔끔했다. 어깨 넘어 얼굴을 본 적이 있었는데 외모 또한 아주 훌륭했다. ("와 이 사람이 모솔이라고?")


그녀와의 첫 만남부터 아주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고, 처음 본 사이였지만 진심 어린 고백까지 했다고 했다. 평소 후배는 나에게 만나고 싶은 이상형에 대해 털어놓았었고, 나는 그녀의 이상형을 알고 있었다. 그 남자는 후배 G의 조건에 딱 맞는 남자였다. 그 남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결국 G와 사귀기로 했고, 문제없는 행복한 연애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 달 뒤...


'그냥 헤어지기로 했어'

'엥? 왜~?'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녀는 남자의 일에 대한 열정을 감당해낼 수 없었다고 한다. 아니, 다시 말하자면 업무 때문에 그녀에게 무관심한 시간들을 감당할 수 없던 것이다. 평소 자신보다 한두 살 높은 언니들의 조언으로 이루어진 소위 'Best 남자 친구 리스트'를 모두 충족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딱 한 가지 조건이 그녀를 헤어지게 만들었다. 그녀 '자신'이 진정으로 감당할 수 없던 단점. '워커홀릭'과 '연락의 부재'. 


연애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하는 것이지 '남들'이 하는 것이 아니다. 연애의 흐름과 전개과정은 상당히 주관적인 '신념'과 '경험'에 의해 쓰인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남들이 말하는 좋은 조건과 사회적인 통념이 말하는 는 좋은 배우자의 조건은 나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 내가 싫은지 좋은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구별법이 아닐까. 


따라서 이미 정해진 매뉴얼을 따라 상대를 판단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매뉴얼을 참고할지 말지 그것은 본인들의 선택이나, 나는 적어도 겪어보며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대부분은 저 위의 6가지에 해당되지도 않는 사람들의 논외의 주제다. 


불량식품과 홈메이드는 한 끗차이다. 집안에서 먹는 음식, 바깥에서 사 먹는 음식. 또는 엄마가 사 먹지 말라고 하는 음식.  자기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맛집의 기준을 정하기 위해 우리는 직접 맛보고, 겪어봐야 한다. 미슐랭 가이드가 소개하는 음식이 정작 자신한테는 맛이 없을 수가 있듯이. 


다시 묻는다. 


"어떤 남자를 만나야 행복할까요?"

"어떤 여자를 만나야 하나요?"


묻지 말고, 겪어보고 고민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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