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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Sep 23. 2021

소소한 제로웨이스트의 시작

천연수세미, 설거지 비누, 면생리대

자연환경에 촉을 곤두세우고 자연이라는 공간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며 일상을 고마워하는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작년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부터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분명해졌다. 잊고 살았던 자연환경이 정말 제일 중요한 것이었다.


환경을 지켜야 한다거나 더 이상 자연을 훼손시키면 안 된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들었다. 유명한 분들이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이야기를 하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자신은 무엇을 실천한다는 말도 들은 적 있다. 그때는 그저 있어 보이 연예인으로 보이고 싶은가 보다 생각하기도 했다.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고 빙하가 녹고 있다는 기후변화... 그런 것들은 모두 먼 나라 이야기였다. 당장의 현실이라고 해도 나는 눈으로 보지도 겪지도 못했기에 실감을 하지 못했다. 그저 하던 대로 살았고 내가 노력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부끄럽지만.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는 동안, 내 코앞까지 재앙이 닥쳤다. 편하게 생각 없이 사는 동안 일이 정말 심각해졌다. 환경은 많이 망가져버렸고 지구가 아프다는 말이 완전히 와닿게 되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작은 거라도 실행해야 할 때가 왔다.


이 생각은 주부이기에 더 와닿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 이 이쁜 아이들이 지금도 마스크를 끼고 다니면서 생활한다. 손이 닳도록 씻어야 하고 사람들이 많은 곳은 가지도 못한다. 좋아하는 키즈카페 한 번을 맘 편하게 갈 수 없는 현실. 엄마라면 누구나 마음이 아플 것이다. 이 아이들이 평생을 살아야 할 이곳. 우리가 지켜줄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조금이라도 환경이 나빠지는 걸 지연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몇 달 전부터 나의 생활환경을 바꾼 게 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할 때 병이나 플라스틱을 깨끗하게 씻는 건 물론이고, 내가 환경을 위해 새로 들인 물건은 천연수세미, 설거지 비누, 면생리대 3가지이다. 



먼저, 면생리대. 

이미 써본 사람들은 추천을 한다는데..

내가 그걸 사용한다고 했을 때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상상을 해봐도 번거롭다. 매번 그걸 빨고 말리고 뭔가 일반 생리대와는 달리 불편하고 신경 쓸 게 많을 것 같아 시도해보지 못했다. 오래전부터 바꿔볼까 생각은 했었는데 아무래도 흡수가 잘 될지 새어 나오지는 않을지 그것도 걱정이 돼서 용기를 내지 못했다. 안 그래도 그때는 예민한데 다른 것들까지 불편하면 짜증이 더 나는 상황이니까.


그럼에도 매번 생리기간에는 쓰레기통도 금방 가득 차버리고, 이 쓰레기만 봐도 마음이 점점 불편해졌다. 

이제는 그 생각을 실천할 때가 되었구나 싶어 얼른 주문을 했다. 마음이 바뀌기 전에...


지금 5개월째 사용 중인데 불편한 점이 없다. 면생리대를 사용하고 나서 생리통이 나아지는 사람도 있다고 해서 기대를 하기도 했는데 그건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 더 사용해보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생리대를 쓰면 피부가 따끔거리거나 불편함이 있는데 그건 확실히 없다. 편하다.


다만, 하루에 몇 개씩 손빨래를 해야 한다는 점이 조금 불편한 점이다.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그 기간 동안 잠시 하는 거니까... 이 정도의 번거로움은 괜찮다.



두 번째, 천연 수세미와 설거지 비누.

자연에서 나는 그대로의 수세미로 설거지를 하고, 천연 성분으로 비누를 만들어 세척을 한다는 자체로 기분이 좋다. 세정력을 걱정하시는 분이 많은데 전혀. 오히려 세정력은 더 좋은 것도 같다. 차가운 물로 그냥 닦아도 거품이 풍부하고 기름때가 잘 제거되어서 놀랐을 정도다.


수세미는 사용할수록 흐물 해져 사용기간이 조금 짧다싶기는 하지만, 일반 수세미도 자주 교체하는 분이 많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비슷하게 소비하는 것 같다. 다 써도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는 천연수세미라 버리는 것도 마음 편하다.






편하게만 살다가 이런 불편함을 일부러 선택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내가 누린 것들이 아이들에게 해가 되었다는 것이 미안하다. 그래서 수시로 환경을 위해 어떤 걸 하지 않아야 되는지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는 방법을 찾아본다. 


그러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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