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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Dec 29. 2021

개인주의자인가요?

개인의 행복을 위한 도구인 집단이 거꾸로 개인의 행복의 잣대가 되어버리는 순간,
집단이라는 리바이어던은 바다괴물로 돌아가 개인을 삼킨다.

<개인주의자 선언>



개인의 행복이 모여서 사회를 이룬다는 것은 유토피아 아닐까.




좋아하는 사람에게 전화도 하고 문자도 보내고 마음 가는 대로 선물을 하는 나는 누군가를 도와주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 같았다. 퍼 나르는 마음은 일방적일 수 있고 아니 대부분 그 정도는 차이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 너는 나의 배프라고 이야기하는 친구사이에서도 오가는 마음의 온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친하다면 그리고 애정이 있는 사이라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 내 마음 편하자고 챙겨주던 것들이 어느새 계산기 앞에 섰다. 같은 무게만큼 오갈 수 없다는 기본 규칙을 알면서도 너무 많이 기울어져버린 지점을 감지하면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저 사람은 참 이기적이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두 단어를 한참 바라본다. 



내 마음 편하자고 상대방을 이기주의로 만들어놓고 나는 얼마나 떳떳한 개인주의일까. 그래 봐야 많은 순간 나도 이기적인 사람일 뿐인데. 

과연 개인주의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오롯이 벗어나 나만의 행복에 중점을 두고 사는 온전한 사람은 누구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외쳤다.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다는 집착 때문에 인생을 낭비하는 이들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그냥 남을 안 부러워하면 안 되나.

<개인주의자 선언>




그러게, 그냥 남을 안 부러워하면 안 되나.





"남편이 개인주의 같은데?"

책을 읽다가 남편이 떠올랐다.

"어, 나 개인주의 맞지"



우리 남편은 타인에게 참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자기만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남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시댁에도 친정에도 먼저 전화를 드리는 법도 없다. 그런데 만나면 또 살갑게 할 도리를 다 한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먼저 전화를 하지는 않지만, 걸려오는 전화는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화를 나눈다. 부모님과 어떤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나면 나는 기억하는데 남편은 전혀 알지 못한다. 걱정이 되는 일어어도 말이다. 자신의 일 외에는 관심도가 지극히 낮다.



관심이 크지 않기에 흘러넘치는 감정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다. 그리고 서운해하지도 않는다. 얼마나 심플한지. 손을 먼저 내미는 법은 없지만, 막상 잡으면 따스하다고 해야 할까.

이기적이지 않은데 자신의 것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 참 세상 편하게 산다 싶은 사람. 오늘 참 즐거웠다고 조용한 일상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사람. 다른 이에게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는 사람. 이해가 안 되면서도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 개인주의자가 바로 옆에 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모두 좋지않은 의미로 생각했었다. 타인에서 선을 긋고 거리를 유지하며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사람들이라 여겼었다. 인정이 없다고 느껴져 거리를 두기도 했던 성향, 사실 이것이 정답에 가까운 사회 구성원의 모습이라고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들었다.



'가능한 한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한도 내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사는 일'

나 하나 행복하게 사는 것도 힘든 세상, 타인의 삶까지 끌어와 비교하고 끌어올리고 내리고.. 이 귀한 인생을 그렇게 허비하지 말고 나 하나 행복하고 나서 그다음 타인과 다른 아이들까지도 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내 자유가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은 그 정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내가 할 일은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다가가지 않고 일정 간격을 두는 것, 타인의 것을 나의 성과나 일에 들이대지 말 것. 그것이 내가 개인주의로 살기 위해서 필요하다.



개인주의는 온전히 나로 살아가기 위한 선택이다.

나의 행복, 관심사가 1번. 

이런 결론을 내고나니 뭔가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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