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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Dec 23. 2021

인생의 모든 시련은 감정을 타고

엄마들의 유일한 기댈 곳, 오은영 박사님은 늘 이야기한다.

"아이의 감정부터 인정해주세요.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어요"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고치려면 달라질 때까지 백번이고 천 번이고 이야기하라고, 그게 부모가 할 일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고 "그래, 천 번 만 번. 내 감정을 섞지 말고 차라리 눈을 감고라도 화를 누르고 이야기해주자" 결심한다. 그러면서 내가 화나는 건 왜 안 헤아려주는지, 나의 붉은 얼굴과 고성에 가까운 말을 뱉는 기분도 아이가 알아줘야 하지 않냐고 슬쩍 반기를 들어보기도 한다. 



이 결심도 아마 천 번 만 번 해야 내 것이 되지 싶다. 아이에게 화가 난 감정을 실어서 말을 내뱉기 전에 외우는 주문. 아이에게 알려주는 횟수 딱 그만큼 나에게도 인지시킨다.

'아이의 행동에 화를 낼 필요는 없다. 그저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



아이의 행동과 말에서 화를 느끼고 싶지 않다.





어디 아이에게서 뿐일까.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 "왜"를 되묻게 만드는 사람, 말투, 상황을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상대에게 전달하지도 못할 감정으로 인해 혼자 폭발한다.

"왜 저래? 왜 그렇게 말해? 왜 그러는 거야?"

물어보지도 못할 이유를 붙잡고 혼자 며칠동안 씩씩거린다.



친정, 남편, 시댁, 지인. 타인과의 관계에서 겪게되는 되물을 수 없는 일에 서운함과 억울함을 느낀다. 따져 묻기에는 치사해 그냥 넘어가고 나니 수없는 날동안 그 장면과 말, 마음이 내 안에 남아있다. 감정을 배제시키고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해가 되기도 하는데 꼭 이 감정이 끼어들면 세상 내가 제일 억울하고 상대방은 나쁜 사람이 되어있다.



'온전히 감정은 내 것이기에 옳고 그름이 없으니

타인과의 사이에서 감정을 소비하지 않겠다.

타인의 무언가에 영향을 받아 나의 기분을 좌지우지하지 않겠다.'



또 그날이 생각나 감정이 두고두고 올라오는 어제, 화를 쫓아내기 위해 혼자 선언을 한다. 감정을 섞지 않겠노라고. 내 기준에서 자꾸 판단하고 옳지 않다고 따져들지 않겠노라고 말이다. 

스스로에게 천 번 만 번 이야기해줄 작정이다.

그러면 나도 바뀔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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