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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Jan 01. 2022

안녕 마흔

2022년 1월 1일.


어제와 오늘이 별반 다르지 않고, 12월 31일과 1월 1일도 그저 밤 12시가 지나 생긴 하루인데. 굳이 오늘 글을 써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냥 글을 쓰면서 22년을 그리고 오늘 하루를 시작해야 할 것만 같다.

혹시나 21년에 두고 온 것은 없는지, 빠뜨린 그것이 꼭 챙겼어야 하는 건 아니었는지.. 정신없이 마무리한 21년의 마지막 어제의 몫을 이제야 둘러본다.



마흔.

이제 빼고 싶어도 돌아가고 싶어도 나이 앞자리가 3이 될 수 없다. 

마흔이 다되도록 나는 무얼 하고 살았나.. 나라는 사람을 알고 싶어서 도대체 너는 앞으로 뭘 하고 살 건지에 대한 답답함, 무서움, 두려움, 막막함, 박탈감 그런 것들에게 갇혀있었다. 하나 생각이 들면 그것이 해결될 때까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성격이다. 그 답을 내리지 못해서 1년 동안 나를 닦달했고 당장 작은 무언가라도 시작하며 한 발 나서기 위해서 도전한 지난 2년이었다. '그래 결심했어!' 이런 야무진 도전이라기보다 내딛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내가 없어질 것만 같은 두려움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떠밀림. 

그때 내가 책을 쓰겠다는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오늘 어떤 마음이었을지. 책을 냈다고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작, 많은 생각을 나 중심으로 바꾼 계기가 그것이었다. 



시작할 용기가 어디서 났나요?

이렇게 묻는다면, 돌아보니 간단했다. 나는 나를 믿지 못하고,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고, 나조차 희미한 나를 그저 할 수 있다고 얘기해주는 것들에게 의존했었다. 첫 번째는 책이었고 두 번째는 사람.

나를 믿는 것조차 혼자 하지 못하고 외주를 주듯이 책과 타인에게 의존하는 것이 우습지만, 흔들리는 사람에게는 붙잡아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사람이거나 동물이거나 식물, 생명이 있건 없던 상관없다. 무엇이라도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대상, 만난 적이 없고 심지어 얼굴을 모르는 누군가라도 말이다.

그렇게 내가 세워지면 받았던 것들을 또 다른 나 같은 사람에게 흘려보내면 된다. 간단하다.



변화하려면 3가지를 바꾸라고들 이야기한다.

시간, 사람, 장소.

이것들을 작정하고 바꾸려고 애쓴 건 아니지만, 2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완벽히 바뀌어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더 많은 시간을 나를 위해 쓰고 있고, 하루를 공유하고 연락하며 지내는 사람은 긍정적이고 성장하려는 사람들 사이들로 채워졌다. 장소는 이사를 한 건 아니지만, 생활하는 공간이 SNS로 바뀌었다. 또 다른 공간을 기웃거리며 기존에 속했던 세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많은 것들을 쏟아내며 사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움직이는지 생각하는지 살펴보느라 하루가 바쁘다. 



이렇게 바꾼 덕분에.. 마흔이 조금은 든든하다. 눈이 다시 초롱초롱해졌고 나는 더 나아가고 싶은 마음을 옆에 단단히 묶어두었다.



나는 너의 마흔을 응원해.

잘해왔고 잘하고 있고 잘하리라 믿어.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22년 건강하게 더 좋은 일 가득하시길 빕니다.

올해도 글로 자꾸자꾸 만나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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