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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ternalYoung Nov 16. 2018

추석연휴에 다녀오는 태국여행 추천코스(1)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태국문화주간 


< 방콕, 크라비 >

태국은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인다. 관광객 뿐 아니라 태국에서 일하거나 거주하는 외국인이 많은 이유다. 최근에는 동남아 내에서 베트남과 함께 은퇴 이후 살고 싶은 나라 1위를 다투고 있다. 방콕에 살고 있는 나의 친구들도 태국 사람들보다 인도인, 아르메니아인, 이란인, 스웨덴인, 미국인, 일본인, 몽골인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들의 직업 역시 은 리테일러(국제무역), 데이터 애널리스트, 교사, 주재원, 디지털 마케터 등으로 가지각색이다. 추석연휴를 맞아 이주를 해 태국 방콕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태국 내 '디아스포라'의 시점으로 기록을 해본다. 

프라카농 사원. 조금은 Creepy 하기도.. 


 추석연휴 일주일 동안 금토일은 태국 남부의 휴양지인 크라비(Krabi)를 가고 월화수는 방콕여행을 하였다. 비행기를 타고 방콕에 도착한 후 크라비를 가기 전, 내가 가장 먼저 간 곳은 ‘프라카농 사원’이었다. 방콕에 3번째 방문인 만큼 색다른 곳을 가보고 싶었고,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여귀 ‘매낙’이 말해주는 태국 사회: 젠더 이데올로기의 변화> 세미나를 재미있게 들었기 때문이다. 수쿰빗 BTS 프라카농 역에 있기 때문에 찾아가기도 매우 쉬웠다. 태국의 가장 유명한 귀신 전설 ‘매낙’이야기는 현재까지 24번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시대에 따라 여귀 ‘매낙’에 모성성과 아내상 등 여성성이 다르게 부여되며 태국 사회의 가부장적 젠더 이데올로기를 재현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간 날 역시 사람이 매우 많았고 사원 옆에 호수도 있어 연휴에 가보기 좋았다. 한국에서도 영화가 수입되어 개봉하였다. 시대에 따라 리메이크를 거듭하며 발견할 수 있는 태국 영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실은, 아이를 낳지 못하고 죽은 여성(즉, 엄마가 되지 못한 여성)이 가장 한이 크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처녀귀신을 가장 무서워하는 것과 비교된다. 또한 가장 최근 버전의 영화는주인공이 남성 '피막'으로 바뀌며 태국의 현 정치를 암시하기도 한다. 그런데 또 재밌는 것은 주인공역의 남성 배우가 혼혈이라는 사실이다. 국제결혼이 매우 많은 태국은 많은 수의 연예인이 혼혈이다.  


https://www.indiepost.co.kr/post/9630 : 동양의 무서운 귀신 이야기 - INDIEPOST 인디포스트


아오낭의 Airbnb

크라비에서는 아오낭(Ao nang) 해변가 근처 힐탑에 있는 에어비앤비에 머물렀다. 높은 곳에서 바라본 크라비의 전경은 매우 아름다웠다. 방콕에서 비행기를 1시간 타고 이동한 크라비와 근처 태국 남부에는  꼬피피, 꼬사무이, 푸켓 같은 유명한 휴양지가 많은데 역시 바다가 깨끗하고 야자수와 뜨거운 햇살의 열대 기후를 만끽하기에 좋았다. 태국에서는 세가지 중요한 문화가 있는데 인삿말인 싸왓디, สนุก 싸눅 (재미있다) สบาย 싸바이 (편안함) 이다. 아름다운 햇살아래 여유롭게 가족들과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태국인들과 휴가를 즐기는 관광객들의 싸바이싸바이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 문화 때문에 태국에서는 큰 소리를 치거나 서두르는 등 사람들의 거친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태국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카터이, 레이디보이 혹은 제 3의 성이라고 불리는 트렌스젠더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비교적 수가 많다고 해서 그들의 삶이 녹록한것은 아니다. 우연하게도 에어비엔비에<Ladyboys: The Secret World of Thailand's Third Gender >라는 책이 있어 경치와 함께 독서를 할 수 있었다. 고고걸, 인권운동가, 사업가, 복싱선수 등 7명의 레이디보이의 구술생애사 인터뷰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싸바이디 싸바이디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는 태국인의 삶 속에 인종, 젠더, 계급이 교차하는 복잡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변가의 수많은 인디안 레스토랑들

그런데 크라비에 도착 이후 매우 놀란 점은, 해변가에 인디안 레스토랑이 매우 많다는 점이었다. 보통 태국음식과 인도음식을 함께 판매한다. 인디안 레스토랑이 많아서인지 남아시아계로 추정되는 관광객들도 매우 많이 보인다. 일행 중 인도인이 있던 우리는 사진 속의 누리 인디아에 몇번 갔는데 서빙하는 분은 인도계 미얀마인이라고 하였다. 인도 사람들의 방문이 많아 무슬림의 할랄푸드, 유대교의 코셔푸드처럼 자이나교를 위한 음식,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들도 준비되어 있다고 했다. 또한 메뉴판에는 정통 인도음식뿐 아니라 중국식 인도음식도 준비되어있었다. '미국식 중국음식'은 많이 들어봤어도 '중국식 인도음식'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평화로운 해변가

2016년에 세계 최장수 재위 기록을 가진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서거한 이후로도 성대한 장례식, 와치랄롱꼰 국왕의 왕위계승 문제, 레드셔츠 시위 등 최근 굵직한 사건들을 겪은 태국의 입헌군주제는 세간의 관심을 받아왔다. 크라비를 떠나기 전, 우연히 밥값을 계산하려 꺼낸 100밭짜리 지폐에 세겨진 각기 다른 사진들은 태국 입헌군주제의 변화들을 다시금 되뇌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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