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에 다녀오는 태국여행 추천코스(2)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태국문화주간

<방콕, 크라비>

태국은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인다. 관광객 뿐 아니라 태국에서 일하거나 거주하는 외국인이 많은 이유다. 최근에는 동남아 내에서 베트남과 함께 은퇴 이후 살고 싶은 나라 1위를 다투고 있다. 방콕에 살고 있는 나의 친구들도 태국 사람들보다 인도인, 아르메니아인, 이란인, 스웨덴인, 미국인, 일본인, 몽골인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들의 직업 역시 은 리테일러(국제무역), 데이터 애널리스트, 교사, 주재원, 디지털 마케터 등으로 가지각색이다. 추석연휴를 맞아 이주를 해 태국 방콕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태국 내 

'디아스포라'의 시점으로 기록을 해본다. 

크라비를 떠나 방콕에 도착한 날, 아쉬움을 달래려 방문한 수쿰빗 온눗(BTS Onnut)역 근처의 작은 야시장이다. 태국의 야시장 문화는 한국사람들도 매우 좋아하여 기존의 럭셔리와 이국성을 표방하던 태국음식점에서 최근 ‘방콕 야시장’ 컨셉의 태국 음심점들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이 야시장은 관광객들에게 유명하지는 않지만 주위의 많은 외국인 근로자(Expat)들과 현지인들이 찾고 있다. 원래 있던 배수로 주위로 야시장을 만들었는데 그 독특한 구조 때문에 아늑하고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롭게 저녁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밑의 사진은 태국에서 꼭 먹어봐야 할 그린커리와 캐슈넛 닭고기 볶음이다. 

태국도 커피 원두를 생산하고 태국산 카페부터 호주 스타일의 카페, 글로벌 브랜드등 다양한 커피와 카페들이 있지만 도이창(Doi Chaang) 카페를 언급하려고 한다. 크라비가 있는 태국 남부에 말레이 무슬림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면, 태국 북부 경계지역에는 카렌족, 몽족, 아카족 같은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양귀비를 재배하여 태국 정부와 오랜기간 갈등이 있어 왔는데 정부는 소수민족들이 양귀비 대신 커피 원두를 재배하도록 하고 있다. 도이창 카페는 바로 이 소수민족들이 재배한 원두를 사용하여 운영되는 카페다. 

두번째 태국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은 바로 푸팟퐁커리이다. 내가 태국어를 배우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쉽게 말하면 게로 만든 커리요리인데 팟타이 처럼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이라기 보다는 해산물, 코코넛크림, 계란 등의 재료가 들어가 조금은 특별한 날에 먹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태국은 음식에도 중국, 인도 등 주변국가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는데 푸팟퐁커리가 한 예시라고 볼 수 있겠다. 

초보 관광객이 방콕의 밤문화를 즐기기 위해 유명 야시장을 찾는다면, 정말 방콕을 잘 아는 사람들은 루프탑바(Rooftop bar)을 찾는다. 방콕은 밤문화가 발달한 걸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우기가 아니라면 날씨도 좋고 술값도 비교적 저렴하여 무수히 많은 루프탑 바들이 있다. 크라비에서 아름다운 태국의 자연환경을 즐겼다면 방콕에서는 도심의 경관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더운 날씨 때문에 거대한 쇼핑몰들도 많고, 디자인 강국 답게 가지각색의 독특한 건축물들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루프탑바 하핑(Rooftop bar hoping)을 하다가 소이 11에서는 재밌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바로 "브라질계 일본"음식 전문점을 만난것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브라질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일본계 이주민들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삼바축제를 열면서 일본계 브라질리안 2세대, 3세대 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방콕에서 만날 줄이야! 

소이 아랍 (Soi Arab)

야시장도 가고, 루프탑 바도 가도 집에 돌아가기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마지막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바로 소이 아랍(아랍 거리)에 가는 것이다. 방콕의 구시가지에 차이나타운이 있다면, 신시가지에는 아랍 거리가 있다. 새벽 내내 많은 상점들이 영업을 할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보다 더 다양한 아랍 문화를 만날수 있다. 레바논, 이집트, 요르단, 오만, 파키스탄 등 각종 아랍 음식점들과 아랍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 귀금속 가게 등이 모여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한가지 팁은 한국인이 별로 없다는 것! 아랍식 물담배인 시샤와 모로칸 티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다가 야식으로 후무스와 케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일주일간의 추석연휴를 보낸이후에 마지막날은 차분하게 보냈다. MRT 시리킷 컨벤션 센터 역 근처의 벤차킷 공원(Benchakiti Park)에서 산책을 한 후 카페에 가서 아보카도 커피를 마셨다. 아보카도 스무디에 에스프레소 샷을 부어주는 것인데, 인도네시아에서 본적이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많이 찾지 못한거 같다. 최근 한국에 코코넛 커피 열풍이 불어서 베트남 하노이에 있던 콩카페(코코넛 커피 전문점)이 연남동에 수입되기도 했는데 태국의 카페문화가 한국에 들어오게 된다면 어떤 것이 될지 매우 궁금하다. 아마도 아보카도나 두리안을 활용한 것이 되지 않을까? 사람들이 예전에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사업 아이템을 들여오곤 했지만 최근 동남아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한국과 동남아가 조금씩 쌍방향으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교류가 점점더 활발해 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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