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에 미친 영향과 Netflix 외교관 (The Diplomat)
지난 2022년 2월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되면서 2024년 2월 현재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2022년에 전쟁 발발 당시 모든 외항선 계약서의 전쟁 관련 조항들을 검토했었다. 비록 JWC의 흑해와 Sea of Azov 내 전쟁위험구역이 확대되고 오데사항에서 Yasa Jupiter호, Namura Queen호, Millennial Spirit호 등이 폭탄을 맞았지만, 추후 곡물 이니셔티브가 시행되기도 했었다. 반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2023년 연말부터 예맨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이 시작되며 수에즈를 통항하는 외항선들의 선주-용선주간 분규가 시작되었다. 그 시작은 후티가 공개한 자동차선 Galaxy Leader 호의 홍해 남부 해상 나포 영상이었다.
이스라엘과 연관성이 있는 선박을 공격하겠다는 후티 반군의 선포 이후 이스라엘 선사 Zim 을 필두로 거대 컨테이너 선사들은 비교적 발빠르게 수에즈 운하 항로를 포기하고 남아공 희망봉(Cape of Good hope)를 통과하는 우회 항로를 채택하였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으로 우회할시 유럽과 아시아 항로는 무려 9,000km 늘어나며 운행 시간도 7~10일 추가된다. 연료유(Bunker) 사용과 항비 증가는 당연하고, 급작스러운 항해시간 증가에 희망봉에 연료유 공급이 부족하는가 하면 선박증서 유효기간을 일시적으로 연장해주기도 하였다.
뒤에서 살펴 보겠지만 발생하는 추가비용과 용선계약서 상의 수정된 개별조항으로 인해 많은 수의 선박들의 뉴스와 달리 초장에 쉽사리 희망봉으로 우회할 수 없었다. 2023년 말까지만 해도 선주들은 용선주와의 관계 속에서 우회를 위해서는 각자의 Voyage Risk Assessment를 통한 결정을 내리거나, 수에즈를 통항한다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아래 뉴스처럼 선박의 위치를 표시하는 AIS데이터를 끄기도 하고, 무장요원이 타고 있다거나 이스라엘과 관련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혹은 모든 선원이 중국인이라는 메시지를 띄워 선박을 보호하려 했다. 중국과 연관이 큰 선박들은 비교적 리스크가 작았기에 특정 소형 선사들에서는 수에즈 통항이 가능하다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기도 했고, 홍콩 국적 선박들이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중국국기를 걸기도 했었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한 유조들은 블룸버그 기사처럼 2023년 말 기준으로 하루 약 170만 배럴의 러시아 원유가 여전히 홍해를 통과했고 인도로 수출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트라피구라(Trafigura)의 싱가포르행 나프타를 선적한 유조선 Marlin Luanda호가 2024년 1월 27일 아덴만에서 후티 민병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이다. 다음편에서 언급하겠지만 이는 선박들의 Ownership에 대한 복잡한 실체와 선박 Ownership에 대해 공개된 정보 등을 업계 밖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후티 반군 역시 공개된 선박들의 정보를 공격 타겟을 정하는데에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조선에 대한 공격은 석유와 LNG 제품들의 가격에 큰 영향을 주었다.
2023년까지 해운업계는 슈퍼태풍 등 이상기후 및 라니냐와 엘니뇨로 인한 각종 가뭄을 경험하였다. 그 중에서도 큰 주목을 받은 것이 트리플 라니냐 이후 파나마 운하의 가뭄으로 인한 선박 통항 수 제한이었다. 그런데 이번 홍해 위기로 수에즈 운하 역시 영향을 받자 Double Canal Crisis가 제기되었다. 선박들의 항해거리가 길어지자 2024년부터 시작된 유럽 탄소 배출권거래제 시행에 대한 영향이 우려되었다. 선박의 탄소배출권은 사용된 연료의 종류와 양에 따라 산정되기 때문이다.
https://ifchorgalbraiths.com/red-sea-diversion-and-sectoral-eua-demand/
SEA의 2024년 1월 29일 기사 Shifting tides: Impacts of Red Sea shipping crisis on global shipping routes에 따르면, 톤마일이 증가한 선박들의 선속이 증가하였다. 선속이 증가하면 연료유 소모량이 늘어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추세가 컨테이너, 벌크선, 유조선 범주 전반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023년 10월 대비 유조선의 배출량은 17%, 벌크선의 경우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상기 IFCHOR 기사와 같이 비록 전세계적으로 해운이 차지하는 탄소배출권의 수요 비중은 적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1. Kpler의 Red Sea Disruption (홍해 물류 대란으로 인한 데이터 참고. 운임, 석유 제품가, 바이오연료 등)
2. 한국선주상호보험, 중동인근 해역의 긴장고조와 용선계약 (계약상 분규시 참고)
https://www.kpiclub.or.kr/sub/news_kpni_circular_board/d89f3c4f8a
3. Maritime Data News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