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ternalYoung Aug 03. 2018

Doo-wop a.k.a. 수험생 금지곡

Language, meaning, modernity and doo-wop

Language, meaning, modernity and doo-wop 리딩메모                          


 항상 수능전이 되면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수능 시간에 맞춰 생활하고, 컨디션 조절하고.. 그리고 ‘링딩동’ 듣지 말기. 강렬하고 반복되는 비트에 파워풀한 목소리가 계속 ‘Ring-ding dong , Ring ding dong, fantastic, elastic, fantastic, elastic’ 외쳐대는 통해 멍하니 듣다 보면 수능 중에도 머리에 맴돌아 시험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샤이니의 링딩동 말고도 많은 k-pop 노래의 특징으로 단순한 비트와 반복되는 가사 등이 지적되고 있다. 아마 k-pop시장이 과열화되는 가운데 빠른 시간 안에 청자를 휘어잡아 팬을 확보해야하는 아이돌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강렬하게 각인시켜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혹자는 비주얼과 댄스 퍼포먼스에 최적화시킨 노래 형태라고 한다.  그런데 k-pop역사에서 의미없는 가사로 한 획을 그은 노래가 있으니 f(x)의 ‘Hot summer’이다. 이 노래는 MBC 뉴스데스크에서 요즘 세대의 의미없는 노래말을 주제로 보도되기까지 했다.[1] 기사는 짐짓 점잖은 목소리로 바람직하지 못한 요즘세대의 노래를 비판한다. 

‘Hot summer, hot hot 너무 더워 hot summer’로 반복되는 강력한 후렴구는 멤버들의 절도있지만 속삭이는 듯한 FVG(Fricative Voice Gesture)를 십분 활용하여 청자를 중독시킨다. 그러나“땀 흘리는 외국인은 길을 알려주자 너무 더우면 까만 긴 옷 입자” 같은 의도를 도통 알수 없는 가사나 규칙 없이 혼용되는 영어와 한국어는 가사의 일관성을 해치고 한국어 모국어 화자들조차 네이버에 ‘f(x) 가사 해석’을 검색하게 만든다. 많은 k-pop음악이 누군가에겐 열광받고 누군가에겐 비판받는 상업적 음악이지만 최근 k-pop은 네오 두왑(Neo doo-wop)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두왑음악은 아프로-아메리칸의 보컬 스타일에 백인의 팝 음악을 결합한 음악으로 2차 대전 이후 등장하여 인기를 끌었다. 백 보컬들이 리드 보컬을 받치고자 악기 소리를 흉내냈는데 이런 소리 중에서 자주 쓰였던 거센소리인 두(Doo-)와 이 거센 소리를 부드럽게 만드는 와우(Wah)가 합쳐져 두왑이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다.[2]

두왑의 특징 중 요즘은 아카펠라로 더 쉽게 이해가 되는 보컬들의 하모니도 있지만 저자가 주목한 것은 의성어, 

의미 없는 소리(Nosense Syllables)을 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근대가 발달하며 우리는 더 명확히 타자와 의사소통하기 위해 무엇이 ‘언어’인지, 당신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무엇이 ‘의미가 있고’, ‘의미가 없는’말인지 구분하기 시작했다. 모든 언어는 동등하게 같은 세상을 묘사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너의 용어를 정의해보자’는 가장 적절한 방식의 토론이었다. 이런 ‘의미 있음’의 담론은 확장되어 말이됨/언어/논리를 한편에 말이 안됨/음악/예술을 다른 한편에 위치시켰다. 17세기 이후 언어는 세상의 존재하는 실체들의 지도이며 언어의 논리와 상상(생각)의 논리는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의 의미에 대한 페티시화가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국가 공식언어, 지방어 그리고 의사소통의 과정이 모두 근대화의 과정과 영향 속에서 ‘말이 되게 만드는’이데올로기적 작업이 되어 왔음을 인식해야 한다. 비록 두왑에서 되뇌이는 말들이 의미는 가지지 않지만 말이 되지 않더라도 그 가사들은 자체로 발화수반력을 가지게 되며 우리는 이들이 무슨 말을 하려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1] 튀어야 산다? 뜻모를 노랫말‥" 도통 무슨 소리인지 " http://imnews.imbc.com/replay/2011/nwdesk/article/2910869_18780.html 

[2] 벅스) 달콤하고도 풍부한 보컬 하모니가 주는 매력, 두왑

https://music.bugs.co.kr/specialView/focus/YW5I28GEREGPV2U441XE

작가의 이전글 "키야~"를 듣던 미국인의 생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