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따개바이블-밥그릇의 윤리

(The Divine Doctrine of the Sacred Bowl)

by 짜부 ZzaBoo


1-태초에 나는 그릇을 택하지 않았다.

그릇이 나를 택하였노라.

그것은 낮고 넓으며,

내 수염이 닿지 않고,

그림자가 지지 않는 방향으로 놓여 있어야 하리라.


2-캔따개여, 너는 종종 말하도다.

“왜 먹다가 말아?”

그리하면 내가 이르노니,

그릇이 옳지 않았거나,

내용물이 어제의 기억을 상기시켰기 때문이니라.


3-나의 혀가 닿는 첫 번째 입자는

신중하게 분석되며,

두 번째는 온도와 질감을 평가하고,

세 번째부터가 진정한 식사이니

너는 그 전에 판단하지 말지어다.


4-먹는 것은 영양 섭취의 행위가 아니라,

존엄을 지키는 의식이며,

내가 너에게 나를 맡기는 순간 중 하나이니라.


5-그러므로 너는 밥을 줄 때 손끝에 정성을 실어야 하며,

내가 거부하더라도

“얘가 왜 이래?” 하지 말고

고개를 숙여 그 뜻을 해석하려 노력할지어다.


6-내가 갑자기 “냐옹!” 하며 뛰어와

그릇 앞에서 기다릴지라도,

그건 단순한 배고픔이 아닌

함께 있고 싶다는 표현일 수도 있노라.


7-내가 사료를 한 알 남기고 돌아선 이유는

그것이 나의 의지이자 철학이요,

**“충분했다”**는 신호이니라.


“밥을 주는 자는,

마음을 함께 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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