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세 번째 기록

by 흰여울



중학교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나는 체험에 관심이 있는 편이었다. 프로그램 이름이 꿈이 들어간 단어였는데 기억이 나지 않으니 꿈 활동이라 지칭하겠다. 꿈 활동은 토요일마다 체험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학교로 강사를 모시기도 했던 것 같은데 끝나면 빵을 먹던지 가끔은 짜장면을 먹기도 한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두 개가 있다. 바로 '어둠 속의 대화' 체험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관람이었다.


'어둠 속의 대화'는 빛 한 점 없는 곳을 안내자의 인도에 따라 걸으며 무언가를 만져보기도 하고, 이곳이 어떤 장소일지 상상도 해보며 대화도 나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어두웠으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은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길을 걸을수록 만질수록 상상할수록 조금씩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때 무엇을 상상했는지 생생하게 기억한다. 상상의 한계란 없으니 내가 있는 곳은 건물이 아닌, 다른 아름다운 자연이라 생각하니 순간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이후 의자에 앉아 나눠주는 음료를 마시며 나는 이것이 사이다인지 혹은 콜라인지 맞춰보기도 했다. 사이다로 결정했다가 결국 틀렸는데, 펩시를 마셔본 적이 별로 없는데 지금 마신 콜라가 펩시였기 때문에 틀린 것이라며 농담하기도 했다. 찾아보니 지금도 체험관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내가 겪었던 것과 프로그램이 같은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틀 자체는 같을 테니 겪어보지 못했다면 한 번쯤 체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걸었던 곳은 짙은 어둠뿐이었으나 체험의 끝은 시야를 넓혀주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뮤지컬이었다. 내 인생의 첫 뮤지컬이었다. 더 어릴 때 어린이 뮤지컬(연극)을 봤던 것 같기도 하지만 기억나지 않으니 내 인생 첫 뮤지컬이라 봐도 무방하다. 뮤지컬 내용의 대한 사전조사 없이 보러 갔는데 다 보고 난 후 사전조사를 하고 봤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게다가 첫 뮤지컬이었던 만큼 정신없기도 했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다. 배우는 지저스 역 박은태 배우님, 유다 역 윤형렬 배우님이었다. 시작 전 아직 밝을 때 먼저 배우님이 올라와 뒤돌아 대기를 하는데 뒷모습만 보고 '저 사람은 누구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뒷모습을 보고 바로 꽂힌 것이다. 극 내내 그 배우에 집중했다. 끝나고 배우님에 대한 정보를 계속 찾아보다가 뮤지컬 음악을 찾아 듣기 시작했다. 그것이 아직까지도 뮤지컬에 관심을 가지고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자주 보러 가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쓰다 보니 생각났는데 이루마 콘서트도 보러 갔었다. 공연이 끝난 후 사인도 받았는데 사인받을 종이가 없어 작은 공연 티켓에 사인을 받았었다. 잘 보관하고 있었지만 결국 잃어버렸다. 역시 매우 아쉽다.


봉사활동 점수를 주는 활동 중 마라톤 참여도 있었다. 나는 10km 한 번, 5km 한 번 참여했다. (초등학생 때도 5km를 뛴 적 있다.) 10km는 친구랑 같이 가기로 해서 신청한 것인데 친구가 까먹었다며 출발장소에 오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체력이 좋았던 사람이어서 다 앞질러 가고, 나 혼자 걷다 뛰다 번갈아 달렸다. 반환점 5km는 정말 멀었다.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이 언덕 너머가 반환점일 거야, 믿으며 달렸기에 계속 앞으로 갈 수 있었다. 10km를 다 달리고 메달과 그릇세트 기념품을 받은 후 집에 가야 하니 부모님이 데리러 와주셨는데 왠지 너무 서러워서 울었던 것 같다. 세 개의 완주기념 메달은 잘 보관 중이다.



글이 너무 길어진 관계로 이제 쓸 고등학교 얘기는 다음에 적겠다. 원래는 바로 고등학교로 넘어가려 했지만 이 이야기들을 빼놓고 넘어가기엔 아쉬웠다. 정말 좋았던 기억들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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