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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루 Mar 05. 2022

안심

공사이이이팔이에팔공일공

저장되지 않은 번호가

일곱 시 삼십이 분 맞추어

전화를 딱 두 번 울리지 않으면


혹시 그가 두려워하는 남자가

아닌 밤 우리집을 다녀갔나

괜히 대문을 나서기 전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그의 방 문 앞에 선다.


그의 방 문 앞엔

봄바람도 오지 않았는지

낡은 구두 뒤축은 일어날 기미가 없고

누이가 사 온 새 요강엔 붉은 뇨가 거품을 일고 탁하게 쌓여 있었다.


나간다며 괜히 더 크게 소리치는 목소리에

잠에서 아직 깨지 않은 희미한 목소리가 응답하면

우리는 서로를 안심하며

각자의 하루를 맞이한다.


그렇게 가을이 끝나간다.

낡은 집 두 아이

여전히 어미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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