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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운진 Feb 05. 2018

'치밀한 빈틈'에서 찾아본 배틀그라운드의 흥행포인트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배경과 그 미래

이겼닭! 오늘 주제는 배틀그라운드닭!

(승리를 '치킨'으로 부르는 이유와 그 유래)

피튀기는 사투 끝에 최후의 1인이 되면 치킨을 뜯을 수 있닭! 출처. 인벤 배틀그라운드

 블루홀이 제작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치킨'과 참 닮았다. 야식 하면 치킨인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 피시방 하면 배틀그라운드가 되었다. '게임 트릭스'가 지난 1월 30일에 발표한 "2018년 1월 4주 차 주간 게임 동향"을 살펴보면 배틀그라운드는 시간 점유율 34%로 2위인 '리그 오브 레전드'와 10% 차이를 보이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24%) 치킨과 배틀그라운드는 어떻게 각자의 카테고리에서 1위를 하는 걸까?


'매번 새롭기 때문이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치킨은 그냥 맛있다.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 몰라도 이름부터 그냥 맛있다. 마찬가지로 배틀그라운드도 재밌다.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 몰라도 이름부터 그냥 재밌다. 그럼 이 '재미'는 어디서 오는 걸까?


배틀그라운드? '빈틈'그라운드!

네이버 사전 검색

  우리는 빈틈이라 하면  대게 2번째 뜻을 떠올린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첫 번째 '빈틈'이다. 사람들은 매번 반복되는 상황에 재미를 느끼지 않는다. 대부분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는 상황에 재미를 느낀다. 반전이 있기 위해선, '예상을 벗어난 다른 요소들'이 '예상된 상황'에 끼어들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공간이 필요한데,


이 공간이 바로 '빈틈'이다.


최후의 1인을 가려내는 생존게임을 다룬 영화 배틀로얄. 출처. 다음 영화(좌), 유튜브 품추남(중앙, 오)

 배틀그라운드를 제작한 블루홀이 영화 배틀로얄을 단순히 게임화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블루홀은 매우 치밀하게 '빈틈'을 만들었다. 인게임뿐 아니라 플레이어의 심리에도 빈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빈틈들은 플레이어가 생존에 더 집중하게 만들어 긴장감을 형성하고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장치다. 이런 빈틈을 활용한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이제 블루홀이 주도면밀하게 만든 두 '빈틈'을 살펴보자. 나아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이를 어떻게 이용하는 지도 알아보자.


빈틈 1. 인게임 속 '빈틈', 파밍 하고 싶지?


출처. http://funnycla.tistory.com/(좌), 유튜버 조불(우)

 진짜다. 물론 플레이어는 다르지만 같은 게임이다. 오른쪽 같은 상태가 되려면, 소위 '파밍'이 필요하다. 파밍은 farming에서 유래된 말로, 게임에서 돈이나 아이템을 수집하는 행위를 말한다. 뚝배기로 불리는 머리 방어구 헬멧부터, 몸통 방어구 조끼, 각종 총에 맞는 소음기와 대용량 탄창 등 다양한 파츠들, 피 관리를 위한 구급상자, 에너지 드링크, 진통제. 이건 시작이다. 방어구와 파츠는 저마다 레벨이 존재해서 같은 종류의 파츠라도 상위의 파츠가 존재한다. 특히 방어구는 내구도도 있으며, 인게임 속 이동수단인 차량에도 내구도가 있고 내구도와 별개로 연료가 존재한다.


 이밖에도 말할게 산더미다. 한마디로 신경 쓸거리가 너무 많다. 이는 '빈틈'을 만들기 위한 인게임적 요소라고 부를 수 있다. 다른 게임들과 비교할때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지 않다. 때문에 아무리 총을 잘 쏘는 사람이더라도 '파밍'은 필수며,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생긴 빈틈은 뒤치기, 고라니* 등 기상천외한 죽음의 원인이 된다. 여기서 플레이어들은 이전에 없던 반전을 느끼며, 이는 하나의 콘텐츠가 되어 재미를 준다.


*고라니 : 차량으로 플레이어를 치면 로드킬이 가능한데 이를 플레이어들은 '고라니'라 부른다.

*뒤치기 : 시야가 닿지 않는 사각에서 공격하여 플레이어를 죽이는 걸 의미하며, 주먹으로 머리를 공격해서 죽이는 등 그 수단이 매우 기상천외하고 당하는 입장에서 깜짝 놀라는 건 물론이고 굉장히 화가 난다.  


빈틈 2. 플레이어의 심리 속 '빈틈',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의문사.

개그맨 김기열씨가 업로드한 의문사 출처. 유튜브 김기열

 이 영상 하나로 모든 게 설명된다. 심지어 다른 영상에선 달리는 차에서 내려 죽는 장면이 나온다. 현실에선 당연하지만 다른 많은 게임에선 죽지 않는 경우다. 게다가 팀킬이 가능하다. 이제껏 우리는 게임을 하면서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배틀그라운드에선 당연하지 않다. 운전미숙으로 죽고, 각종 무기로 팀킬이 가능하고, 어쩌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게임에서 생긴 우리의 고정관념과 배틀그라운드 사이엔 '빈틈'이 존재한다. 이 빈틈은 아무리 오랫동안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해도 질리지 않는 이유가 된다.  


'빈틈'을 이용한 크리에이터

미션은 무궁무진하다. 출처. 스트리머 우주하마 유튜브

 눈치가 빠른 분들은 알아챘을 거다. '빈틈'을 종합해 봤을 때, 배틀그라운드는 자유도가 굉장히 높은 게임이며 다양한 콘텐츠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자유도는 인게임, 플레이어의 심리에만 있는 게 아니다. 게임의 목적에도 있다. 다른 게임들은 플레이어에게 게임 클리어 조건을 부여하고, 이는 게임을 하는 목적이 된다. 플레이어는 이 목적에 어긋나는 플레이를 하기 어렵다. 현재 피시방 점유율 2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10명의 유저가 5명씩 두 진영으로 나뉘어 상대방 넥서스를 부시면 승리한다. 상대방 캐릭터를 스킬과 평타로만 죽일 수 있어, 게임 자체의 콘텐츠가 한정적이다. 진행과정에서도 캐릭터를 선택하고 아이템을 사고 스킬을 사용하는 정도여서 플레이어의 자유도도 굉장히 낮다. 또한 타인과 팀을 이뤄 넥서스 파괴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개인행동은 철저히 배제해야한다. 


결국 플레이 자체도 자유롭지 못할 뿐 아니라,
게임이 부여한 목적에 얶매일 수 밖에 없다.

 반면 배틀그라운드는 제공하는 콘텐츠와 자유도 덕에 솔로 모드를 진행한다면, 목적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는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다양한 콘텐츠는 많은 사람에게 재미를 줄 수 있고, 구독자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나의 경우에도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해본 적이 없지만, 배틀그라운드를 주로 다루는 크리에이터를 구독중이다.


배틀그라운드의 미래 : 더 많아지는 '빈틈'


파쿠르 인게임 모습과 크리에이티브한 사용법 출처. http://hyeun92.tistory.com 악어새님 티스토리(좌), 유튜브 위드(우)
  아무리 짜릿한 자극이라도 반복되면 무뎐해질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꾸준히 새로운 자극을 줘야 합니다.  

 제작사 블루홀은 지속적으로 '빈틈'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사막 맵, 안개 맵처럼 필드가 되는 맵, 더 현실적인 차량 사운드 등 여러 가지 종류의 빈틈을 추가하고 있다. 그중 단연 눈에 드는 건 파쿠르입니다. 파쿠르는 도시와 자연환경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애물들을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개인 훈련으로 쉽게 야마카시를 떠올리면 된다. '빈틈'을 만든 블루홀에 화답하듯, 플레이어들은 '빈틈'을 통해 크리에이티브한 '반전'을 만든다. '빈틈'이 계속되는 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계속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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