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는 다가올 20년을 이미 알고 있다 1
본 글은 시리즈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먼저 이번 글의 구성입니다.
-'IMAGINE-by-SPACE10', 이케아의 100장짜리 미래 제안서를 읽고
-SPACE10, 그들은 누구인가?
-SPACE10의 본질과 지향점
-이들이 말하는 협업이란 무엇일까?
-SPACE10은 업무에 어떻게 접근할까?
-SPACE10은 어떤 툴을 가지고 일할까?
-SPACE10의 프로세스는?
SPACE10 사이트
SPACE10 소개글
SPACE10 미래 제안서
사람들은 다가올 20년의 중요성을 충분히 공감을 못하고 있다.
우리는 곧 인류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20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전 World Bank 부총재, 니콜라스 스턴 2000~2003
IMAGINE-by-SPACE10의 두 번째 페이지 우측 하단에 적혀있는 문구다. 많은 사람들은 미래를 걱정한다. 하지만 대게 밥벌이에 한정 지어 걱정하곤 한다. 나 또한 그렇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엔 지적인 호기심도 있지만, 애초 주업 작가 부업 마케터를 꿈꾸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밥벌이'라는 유일한 관점에서 모든 걸 보기 시작했다. 시야가 좁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분들에게 IMAGINE-by-SPACE10은 다양한 관점을 제공할 것이다. 되도록이면 원문을 직접 읽기를 권한다. 이번 글에선 SPACE10이 누구고, 어떤 식으로 일하는지 알아보려 한다.
SPACE10은 이케아의 비밀 혁신 연구소다. 영문으론, A FUTEURE LIVING LAB로 표기한다. 이들은 2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다. 이케아라고 하면, 가구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면 쉽게 디자이너나 목수처럼 가구 관련 전문가팀으로 연상하기 쉽다. 재밌는 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정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스타트업, 섬유, 농업, 요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모인 이유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이들은 가구를 디자인하기 위해 모인 게 아니라, 미래 삶 그 자체를 디자인하기 위해 모였다. 이는 더 나은 내일을 설계하는 이케아의 비전에서 근본을 찾을 수 있다.
WE ARE ON A MISSION TO EXPLORE AND DESIGN NEW WAYS OF LIVING
최대한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SPACE10 playbook에 있는 내용을 가져왔다. 이들의 미션은 윗 단락에서 말했듯, 새로운 삶의 방식을 탐험하고 디자인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지향점을 살펴보자.
THE PURPOSE OF SPACE10 IS TO ENABLE A BETTER, MORE MEANINGFUL AND SUSTAINABLE LIFE FOR THE MANY PEOPLE
이들의 지향점은 많은 사람들이 더 낫고, 더 의미 있으며, 지속 가능한 삶을 삶게 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SPACE10의 주 업무는 미래 시나리오(가설)를 세워 탐험하고, 잠재적인 위기를 발견하며, 나아가 사람들의 꿈을 이루게 해줄 삶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들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협업 네트워크를 구성하려 노력 중이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레지던트(residents)가 협업자를 앞선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은 잘되는 프랜차이즈와 망하는 프랜차이즈를 구분 짓는 기준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레지던트라 표현했지만, 이는 고객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는가에 대한 문제다. 왜냐면 레지던트가 곧 이케아의 고객이기 때문이다. 단지 책을 몇 권 썼다고, 높은 학위가 있다고 전문가(협업자)의 목소리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실제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것이다.
playbook엔 이들의 업무 접근 방식은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분명 좋은 문장이지만, 이처럼 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쭉 정리한다.
SPACE10은 그들이 당장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뿐 아니라, 궁극적인 목표를 어떻게 이룰지 그 방법에 대해서 중요시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를 계획적인 이상주의자로 정의 내렸다. 옛것을 배제하기보단, 좋은 건 수용하는 온고지신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경쟁보다는 협업을 그들의 우선가치로 한다. 그리고 탐구정신을 창의력의 시발점으로 여긴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바로 이 문장이다.
We view inspiration as temporary and aspiration as eternal
"영감은 일시적이지만, 열망은 영원하다.", 난 이 문장을 SPACE10이 협업과 그들의 정체 성간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 볼 수 있었다. 열린 마인드로 협업을 하지만,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SPACE10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듯하다.
위의 6가지 툴을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설이나 추석 같은 연휴가 되면, 방송사들은 그들이 계획하고 있던 프로그램들을 파일럿 방송해본다. 이로써 시청자와 전문가의 반응과 의견을 얻고, 공식 방영할지-수정할지-폐쇄할지 결정한다. 레지던시는 파일럿 방송이다. SPACE10이 계획한 특정 주제를 실험해본다. 이를 통해, 깊은 인사이트는 물론, 새로운 관점을 얻는다.
사람의 본성을 반영한 리서치 방식이다. 어린아이를 교육하는 방식 중에 놀이를 통한 학습방식이 있다. 사람은 차갑고 딱딱한 학습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다. 따라서 이를 재밌고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SPACE10도 마찬가지다. 딱딱한 용어와 빼곡한 숫자로 된 자료를 고퀄리티의 비주얼 스토리로 바꾼다. 이를 통해, 업무 집중도를 높이는 건 물론 상용화 전 프로토타입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툴은 오프라인 모임과 관련 있다. 페스티벌, 해커톤 등등.
There is no innovation without a great story
SPACE10 사이트를 처음 접속했을 때 매우 놀랐다. 보통 대부분의 기업은 자신들의 인사이트를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SPACE10은 다르다. 하나하나 세세하게 공개한다. 단순히 트래픽을 높이기 위한 인사이트 공유가 아니다. 하나의 아젠다를 설정하고,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주제에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비전을 공유하는 데 목적이 있다.
Space I/O는 디지털 프레임워크다. 여기저기 분할된 네트워크에 집중하는 대신, 유저 중심의 디자인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빠르게 접근이 가능하게 하여 협업 효율을 높이는 걸 목표로 한다.
Space ID는 'visual intelligence'를 의미한다. 즉, 시각화다. 추상적인 프로젝트를 함축된 솔루션으로 나타내 모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걸 뜻한다.
SPACE10은 프로젝트를 상용화하기까지 탐험 - 프로토타입 - 파일럿 총 3단계를 거친다.
탐험 단계는 프로젝트가 가진 잠재력이 어디까지인지 탐색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선 프로젝트 자체보단 프로젝트의 외적 파급력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포맷을 활용한다. 따라서 탐색은 매우 광범위하게 이루어진다. 이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내부적으로 프로젝트를 증명해보거나, 프로젝트를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로 발견할 수 있는 모든 사업 기회를 찾고자 노력한다. 협업에 관련된 인사이트뿐 아니라 프로토타입에서도 가치 있게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획득하게 된다.
프로토타입은 탐색에서 찾은 잠재력에 부합하도록 간단한 솔루션 모형을 설계하는 단계이며, 보다 구체적인 단계다. 이 단계는 아이디어를 실제 테스트하여 빠르게 검증해볼 수 있다. 보통 기술적인 부분과 관련이 깊다. 협업자들과 지속적으로 공동 개발을 하고, 프로젝트의 이해당사자들과 빠르게 구체화시켜, 시장에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다.
파일럿 단계는 프로젝트를 실제 조건과 상황에 최적화시키는 단계다. 특히 이케아에 얽매이지 않고, 내적이든 외적이든 최적화시키는 걸 목표로 한다. 물론, 작은 규모에서부터 시작된다. 파일럿은 성숙한 프로토타입을 확장하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 확장이란, 지금까지 SPACE10 또는 협업자들로 인해 조작된 조건에서 벗어나,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얻을 이익과 손해를 파악하기 위한 행동이다. 예를 들어 확장된 유저 세그먼트 범위,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 식별, 앞선 단계에서 설계된 필수 솔루션 검증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과 솔루션 가져다 줄 혜택을 사업적 맥락에서 점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SPACE10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만족시킨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Have potential to create a better and more sustainable everyday life for thr many people
Be far enough from IKEA's current business practice to qualify as "innovation"
Be close enough to complement the IKEA vision
Have a high potential for a new sustainable business model
지금까지 이케아의 혁신팀 SPACE10이 어떻게 일하는 지 살펴봤다. 세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열린 사고, 본질과 균형, 끊임없는 검증
이케아는 위에서 보듯 협업을 굉장히 중시한다. 사람을 먼저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케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보다 편하게끔, 가능한 프로젝트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렇다고 이케아만의 색이 흐려지는 것도 아니다. 수많은 변화속에서 그들의 본질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모든 걸 완성하는 데 까지 가장 중요한건 역시, 끊임없는 검증에 있다고 생각한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한마디가 기억된다.
이봐, 해봤어?
다음 글은 SPACE10이 말하는 현재와 미래 그리고 트렌드에 관한 글을 쓸 예정입니다.